개봉 예정 영화 리뷰 <메이 디셈버>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한 시사회입니다.
영화의 제목인 메이 디셈버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커플을 뜻하는 영어 관용구이다. 제목처럼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인 그레이시(줄리안 무어)는 23살 어린 조(찰슨 멜튼)와 부부로 함께 살고 있다. 영화는 부부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자 하는 배우 엘리자베스(나탈리 포트만)가 그들의 집으로 초대되며 시작된다.
영화의 연출은 처음부터 대단한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영화에 대한 아무 사전지식 없이 본터라 혹시 무서운 호러 영화가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사실 이 부부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것 외에도 한때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던 사건의 주인공이었다. 그레이시는 자신의 아들이 중학생일 때, 아들의 친구인 조와 사랑에 빠진다. 둘은 연인 사이라 주장했지만 그레이시는 아동 강간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된다. 심지어 그레이스는 교도소에서 조의 아이를 출산하고 복역 후 그와 결혼한 뒤 지금까지 잘 살고 있는 것이었다.
엘리자베스는 사회가 이 부부에게 가지고 있는 편견이나 오해를 없애기 위해 영화를 찍는다 말하지만 묘하게 이 부부에게 다른 시선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아니 잘못을 했다는 것조차 모르는 그레이시와 세 아이의 아버지이지만 어린아이처럼 어눌한 남편 조를 보며 더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고 싶어 한다.
엘리자베스는 그레이스를 연기하기 위해 그녀의 화장대를 궁금해한다. 이때부터 거울에 두 배우가 나란히 서있는 연출이 종종 등장한다. 거울을 통해 서로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은 강한 긴장감이 느껴졌고 두 배우가 서로 닮아 보이기도 했다. 퀴어적인 연출 같기도 했는데 <캐롤> 감독인 만큼 이런 연출에 뛰어난 것 같았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로 다가가면서 그레이시의 정신적 불안, 조의 외도와 깨달음, 엘리자베스의 영화에 대한 욕망이 극에 달한다. 거울을 통해 나란히 서서 서로를 바라보던 그레이시와 엘리자베스는 엘리자베스가 부부를 떠나는 날엔 선글라스를 낀 채 서로의 눈을 쳐다보지 않는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인간의 복잡성, 도덕의 회색지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며 영화는 찝찝하게 끝이 난다.
<메이 디셈버>는 특히 배우들의 연기에 감탄한 영화이다. 그레이스를 삼킨 듯, 그녀를 연기하는 엘리자베스의 독백 장면 그리고 조의 어린아이 같은 어리숙한 연기들이 기억에 남는다.
참고로 이 영화를 통해 남우조연상을 받은 남편 조를 연기한 찰슨 멘튼은 한국계 배우이기도 하다. 앞으로 그의 필모를 다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연기가 매력적이었다. 연기력이 뛰어난 심리 스릴러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메이 디셈버> 적극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