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Color Rush

Color Rush

바다를 사랑하는 건 나의 오랜 약점이다.

by Dear U

바다를 사랑하는 건 나의 오랜 약점이다.


곧 눈이 올 것만 같은 추위인데도 바다는 얼지 않더라.


오지 않으려 해도 올 수 밖에 없었어. 한때 썼던 불가항력이라는 말을 이럴 때 쓰는 게 맞다. 차라리 너무 춥고 눈이 휘날려서 그 핑계로 울어 보고 싶어. 올 때마다 바다가 나보다 더 울고 있어서 그러지 못하지만... 비와 바다, 그리고 별도. 나보다 불행한 걸 알면서 내 불행을 그것들에게 전시하고 싶었어.


안녕 여기는 가니메데가 흘린 술이 발끝에서 찰랑이고 있고 에우로스가 몰고 온 비가 내려 어느 계절인지 알지도 못하겠어. 여전히 날이 많이 춥다, 바다는 따뜻하고.


어제 말했었나 바다를 사랑하는 게 내 약점이라고.

사람을 사랑하는 것 또한 나의 약점이야.


나도 아직은 무던하고 단순한 것을 동경하는 사람일 뿐이었어.


그 탓에 아파도 말 못하는 단역을 자처했고, 역할이 끝난 광대에게 남은 건 퇴장이었지. 그럼에도 내가 뭘 숨기는지, 내가 사랑한 사람들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더라. 무던하려고 애썼던 내가 한심할 만큼. '직접적인 물음보다 둘러 둘러 넌지시 손 내밀어야 도망가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래 내가. 괜찮다 말해도 위태로워 보인대.


'거북이. 집에서 혼자 나오려다가도 나오는 모습 보고 반가워서 이제 만져도 되나 하고 갑자기 만지면 쏙 들어가는 거북이 같아. 근데 거북이가 그러는 게 이상한 것도 아니고 잘못도 아니듯이...' 사실 이 부분을 아직도 다 못 읽어. 한 사람에게만 말했었지만 그래, 나는 글을 못 읽잖아. 노트에 몇 번씩 쓰면서 곱씹었어.


그 다음에는 이제 솔직하게 아프면 아프다, 좋으면 좋다. 다 말할 테니까, 손에 쥐면 잡힐 테니까 고민하지 말라고 했어. 함부로 마침표 안 찍을 거라고도 했지. 얼마든지 이어갈 수 있도록.


그래서 이번 기록은 마침표 없이 끝마치기로 했어. 예전 같았으면 읽다가 숨이 차길 바라서 마침표를 찍지 않았겠지만 의미가 많이 달라졌네.


여전히 바다는 늘 따뜻해, 어쩌면 끌어안고 싶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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