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 없이 일을 하게 된 건 괴롭지 않으려고 시작한 일이었어. 사실 일을 사랑하지도 성실하지도 않아.
난독증? 그걸 고친 게 대단하다고 했었나.
그저 무기력에 빠진 인간일 뿐이야. 너무 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찔러대서 차라리 몸이 바쁘길 선택했어. 그래서 하는 일도 전부 달라야 했어. 카페에선 원두 냄새, 주유소에선 기름 냄새를 묻혀가면서.
착각이긴 했지만 한동안은 명분이 있는 일을 하는 그 순간이 그냥 행복했고, 일에 대한 많은 쾌감을 느꼈어. 그래서 그만둘 수가 없었어. 행복이 아니었다는 걸 알고 난 지금도 멈추질 못 하겠어. 못하는 게 아니라, 못 해.
이따금씩 허락되지 않은 사랑은 곧 누군가에겐 폭력이 되고, 마음을 허락받는 것조차도 문제여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길은 하나뿐인데 서로 어떻게든 지나쳐야 할 때. 뒷걸음질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어.
그래서 이 길이 끝나지 않아. 그리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것... 아무도 모르겠지만 끝까지 놓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어려워. 치열하면서도 힘들어서는 안 된다는 게 이해되질 않아.
그리고 믿음이라는 건 형체가 없어. 덧없다. 약속이라는 행위로 믿음에게 육신을 만들어 주려고 노력하잖아. 안 그랬으면 좋겠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육신들이 죽어나갔는지 누군가는 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