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27 고수의 깨달음, 빙빙 돌려 말하는 까닭은

도가도비상도, 고수의 길

by 상처입은치유자

분야를 막론하고 고수(高手)들의 깨달음은

두리뭉실한 은유법으로 표현되어 있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이왕 가르쳐 줄 거

좀 쉽고 편하게 직설적으로다 탁 깨놓고

시원시원하게 말해주면 이해도 쉬울 텐데

두리뭉실 빙빙 돌리고 배배 꼬는 이유는 뭘까?


멀고 먼 길을 돌고 돌아오는 하수들은

거의 빡~ 돌아버릴 지경이다


고수(高手)라고 잘난 척 하는 것도 아닐 텐데

도대체 왜들 이러는 걸까?




그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

대상과 주체가 서로를 인식하며 존재하는

상대성(相對性:Relativity)을 띠기 때문에

진리의 객관화가 불가능해서다


절대적 개념의 존재나 사물은

객관적 대상으로 인식될 수 없기 때문에

지금 우리 모두의 눈앞에 실존/실현될 수 없다


노자(老子)가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라고
(도는 말하는 순간 이미 도가 아니다)한 것은


깨달음과 도道는 이 세상에 직접 비유해서

설명할 수 있는 게 없으므로

그것이 직유(直喩)이든 은유(隱喩)이든

어떠한 수사법을 동원하든지 간에

이미 본래 의미의 도(道)를 전달할 수 없으며


설사 깨달음을 설명한 글을 읽는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생각의 틀에 맞추어

이를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후학들에게 가르침을 주기 위해

깨달음과 도(道)에 대해서 표현해야 한다면

은유적(隱喩的)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언어의 수사법적(修辭法的)표현에서 직유법

유사한 두 가지 사물을 비교하는 표현이므로

보여지는 그대로를 의미하며

그 의미를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은유법은 유사하지 않은 두 사물간에

전이(轉移)를 일으켜 비유하는 표현으로

드러나지 않은 이면(裏面)이 있음을 암시하며

그 의미를 가슴으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비유적 표현과 설명으로 인해

다른 사물과 현상에 대한 적용이나 응용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은유(隱喩)이다




업무, 학문, 무술, 요리 등 어떤 분야에서든

어느 한 가지 정도는 고수라 불릴만하다면

지금의 경지 자체를 높이는 노력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같은 경지(境地)에 이르도록

깨달은 바를 적용하고 응용할 수 있어야 한다


본인의 성장이 한계점에 다다랐을 때

뒤로 한 발짝 물러나 되돌아 보고

'여기'에서 느낀 것을 '저기'에 적용해보라


은유(隱喩)는

현장의 경험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는

미처 찾을 수 없었던 많은 것들을

다른 곳에서 차용(借用)해옴으로써

기존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메워준다


모든 것은 궁극에 가면 결국 통하게 되는데

적어도 한 분야에서 고수의 경지에 오르면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과

세상을 보는 시야가 달라진다


"어? 나는 왜 아직 그대로지?" 라고 묻는 건

아직 고수의 경지에 이르지 못해서다


은유법에는 숨겨진 묘한 이치가 있으니

접목(接木: 나무를 접붙임)이라 하여

서로 다른 현상을 조화되게 만드는 것이다




무협지를 보면 하수들이 고수를 만나

이화접목(移花接木)의 고명한 수법을 대하면

(이화접목: 꽃을 옮겨 나무를 접붙임)

무릎을 꿇고서라도 반드시 가르침을 청한다


고수가 되는 상승무공의 핵심이 바로

은유(隱喩)와 접목(接木)에 있기 때문이며

암묵지(暗默知)가 명시지(明示知)와 달리

Copy & Paste가 불가능한 이유다


-상처입은치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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