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실수'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1. 중국의 샤오미가 창사 이래 최대의 여론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PC 인터넷 시대부터 모바일 시대를 거쳐 스마트폰, 전기차, AI까지 아우르는 중국 IT 신화, 레이쥔 회장은 작년까지만 해도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기업인 중 하나였습니다. 일찍이 큰 성공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도전과 성공, 겸손한 태도와 구설수 없는 개인사 등은 중국이 제일 좋아하는 모든 걸 갖춘 괴물이었습니다. 그랬던 레이쥔 회장과 샤오미가 최근 들어 각종 매체와 여론에게 두들겨 맞고 있습니다.
2. 과거 샤오미는 가성비의 가치를 내세워 중국 대중의 압도적인 지지와 '하면 되는 남자' 레이쥔 회장에 대한 절대적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샤오미 자동차의 품질 관리 논란, 과도한 마케팅 (예: 샤오미 17 카메라 성능을 강조하며 '역광(逆光)의 왕'이라 적고 밑에 작은 글씨로 '역광의 왕이 되는 목표'라고 기재한 사례), 그리고 과거 파트너였던 생태계 기업들의 경쟁사로의 대규모 이탈이 겹치면서 위기는 단순한 성장통을 넘어섰습니다. 더 중요한 점은, 현재 샤오미의 상황에 대해 덕담을 건네는 미디어가 거의 없다는 사실입니다.
3. 샤오미의 위기는 역설적이게도 재무적 성공과 동시에 시작되었습니다. 2025년 상반기 실적을 보면, 스마트폰 매출은 최근 3년간 성장이 정체되었지만 나머지 두 분야에서 월등한 성장을 보여줍니다. AIoT(가전) 부문 매출이 3년 새 거의 두 배(390억 위안에서 710억 위안)로 증가했고, 자동차 사업은 26.4%의 이례적인 고마진을 기록했습니다. 샤오미는 생태계라는 미명 하에 핸드폰, 백색가전, 자동차라는 3개의 수백조 규모 시장에 동시에 침투하며 전통 기업들의 밥그릇을 빼앗았고, 이는 필연적으로 전방위적인 경쟁자(적)을 양산했습니다.
4. 특히 냉장고와 에어컨같이 이미 수십 년간 안정적으로 시장을 점유했던 중국 내수 기업들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그 내수 기업들은 10년 전 짝퉁 스마트폰이나 만들던 경쟁자들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기업이라는 게 문제지요. 또 가성비를 내세우다 보니 공급선과의 관계가 좋을 리 없고, 이는 품질 관리 논란으로 이어지는 간접적인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수직적/수평적 파트너십 기반이 동시에 붕괴하기 시작했습니다. 샤오미 제품의 하자 등의 문제가 있을 시 팬심으로 극복하던 분위기에서, 이제는 경쟁사의 압박에 공급사들의 불만까지 모두 이겨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5. 이 실재적인 압박 외에도 인플루언서, 마케팅 대행업체 등과의 관계도 터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샤오미라는 키워드를 크리에이터들이 다루면 조회수가 잘 나왔기에, 샤오미 입장에서는 별도의 광고비를 쓸 생각을 안 했고(실제로 광고 마케팅비 비중이 업계 대비 매우 낮은 편)" 그런 오만한 인식으로 대행업체 및 인플루언서들을 홀대하면서, 여론 통제가 필요한 순간 우호적인 목소리를 내줄 외부 편들을 모두 상실했습니다.이렇게 제품 퀄리티 및 여론 전쟁에서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었고, 제품의 작은 결함조차 무한히 증폭되기 이르렀습니다. 중국의 IT 영웅 레이쥔의 이미지는 '베끼기만 잘하는 과대 광고 마케터'로 변하고 있습니다.
6. 기업이 크든 작든 위기 처리는 피할 수 없습니다. '일단 베끼고 비난 여론을 팬덤의 강력한 지지로 무시한 후, 시장 파이를 키우고 그 와중에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독자적인 제품으로 거듭난다'는 성공 방정식은 샤오미뿐만 아니라 중국 거의 모든 기업의 성장이론이었지만, 어느 순간 당연히 한계에 직면합니다. 이번 샤오미의 여론 위기도 이런 성장의 과정이라고 보여지는데, 위대한 기업가 레이쥔 회장이 이 시련을 어떻게 극복해나갈지 궁금해지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