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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망트망 Jan 07. 2021

유튜브랑은 별로 안 친해서요

내가 유튜브를 보지 않는 이유




바보상자의 시대가 가고



유튜브의 시대라고 한다. 유튜브에는 수많은 콘텐츠가 넘쳐나고, 유튜버는 촉망받는 직업으로 떠오른다. 요즘 아이들은 TV는 안 봐도 유튜브는 본다고 한다.



이런 시대에 걸맞지 못하게 나는 아직 유튜브와 친해지지 못했다. 먹방이 은근히 재밌다, 한번 보기 시작하면 브이로그를 계속 보게 된다, 자기 전에 보면 잠이 잘 온다, 유용한 정보가 많다 등등 유튜브를 애용하는 주변인들의 소감 혹은 권유를 들어왔지만 아직까지도 유튜브는 나의 마음을 훔치지 못했다.

 





현실은 이제 안녕.



이 정도로 친해지지 않는 걸 보니, 무슨 이유가 있겠거니 싶어, 나에게 영상 매체는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봤다.



유튜브를 보지 않는다고 해서 영상을 보지 않는 것은 아니다. 침대에 누워 잠에 들기 전이나 쉬는 날이면 항상 영상을 본다.


나에게 영상은 휴식과 아주 밀접하다. 일과 잠시 떨어지고 싶을 때, 열심히 일한 나에게 보상을 해주고 싶을 때 영상을 본다. 그중에서도 탄탄한 스토리와 매력적인 캐릭터가 함께하는 드라마 형식을 좋아한다. 그들의 이야기로 빠져들면 현실의 복잡한 일과 수없이 떠오르는 생각에서 동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나는, 더 이상 현실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을 때 영상을 본다.


그런 나에게 가장 좋은 형식의 영상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드라마나 시트콤처럼 스토리가 있는 영상, 혹은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예능 형식의 영상이다. 둘 다 현실도피에 탁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스토리가 있는 영상을 보는 것은 (생각보다)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일로, 현실에서 에너지를 다 소진했을 때는 드라마를 보는 것조차 힘들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스토리를 따라가지 않아도 되고 별생각 없이 보고 있으면 웃을 수 있는 예능을 선호한다.






그래서 친해지지 못한 우리



바쁘고 복잡한 현실로부터 나를 똑 떼어내어 다른 세계로 데려다 주기를 원할 때, 즉 현실도피가 절실할 때 찾게 되는 영상 매체. 그런데 유튜브는 나에게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



짧게 끝나는 유튜브의 특성상 거기서 탄탄한 스토리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사실 유튜브를 잘 보지 않아서 모른다. 유튜브에서도 스토리가 탄탄한 형식의 콘텐츠가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다.)


유튜브에서 주를 이루는 콘텐츠 - 누군가 먹는 모습을 보는 것 (먹방), 누군가의 일상을 지켜보는 것 (브이로그), 누군가 피력하는 의견을 듣는 것 (정보성) - 는 아무리 봐도 현실도피와는 거리가 멀다.



언젠가 현실을 잊어버릴 정도로 매력적인 콘텐츠가 나오면 이 글을 언제 썼냐는 듯 열렬한 유튜브의 팬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 그런 콘텐츠를 만나지 못해서인지 유튜브와는 아직도 데면데면한 사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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