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입문러의 글쓰기 연습장]
일부러 의도한 건 아닌데. <강원국의 글쓰기>, <그렇게 작가가 된다> 두 권을 연달아 읽고 독서노트를 정리하다 보니 연관성이 보였다. <강원국의 글쓰기>가 이론/이성이면, <그렇게 작가가 된다>는 감성/감정이었다. 뭐랄까. 마치 음과 양, 쿵과 짝처럼 한쪽 치우침 없이 균형적 독서가 이뤄진 느낌이었다.
<강원국의 글쓰기> 책은 글쓰기 이론과 방법을 알려준다. 글을 쓰면서 두고두고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다양한 예시와 친절한 설명로 편하게 읽을 수 있지만, 아무래도 공부하듯 읽게 된다. 완독 후 <그렇게 작가가 된다>는 책을 집은 건 어쩌면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현상이었을지 모른다. 한껏 학습 의지와 긴장을 품다가 나도 모르게 긴장을 풀어줄 책을 집어든 게 아닐까. <그렇게 작가가 된다>는 작가의 마음가짐과 작은 위로를 건넨다. 때론 영화 대사로, 때론 글을 쓰는 어려움을 겪는 사람의 마음으로. 마치 국어 문제집을 풀다가 잠시 소설 한 편 읽는 기분으로 책을 읽었다.
저자는 "적어도 이 책을 읽고 나면 글쓰기가 두렵지는 않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렇게 쓰면 되겠구나' 하는자신감을 얻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시작한다. 이 문장을 밑줄 긋고 이렇게 적었다.
'내게 필요한 두 가지'
글쓰기에 필요한 실용적인 방법과 마음가짐을 친절히 설명한다. 가끔 나를 앞에 두고 이야기하나 싶을 정도로 뜨끔한 내용도 있고, 바로 적용해보고 싶어 잠시 책을 덮은 부분도 있다. 글쓰기를 시작할 때 읽었으면 좀 더 시작이 수월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잘 보여주는 사람은 더 잘 쓰고,
안 보여주는 사람은 갈수록 못쓴다.
보여주지 않는 글은 의미가 없다.
이 문장을 보면서 한참 끄덕끄덕했다. 그동안 비공개글만 쓰던 내가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하고 글을 하나 둘 쓰고 공개하기 시작한 과정이 떠올랐다. 처음엔 글 한 편을 쓰는 시간보다 업로드까지 걸린 시간이 길었다. 업로드한 글이 하나 둘 쌓이면서 점점 읽는 사람의 편의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내가 아닌 독자를 의식하기 시작했다. 시선을 의식하는 건 때론 위축되고 주눅이 들기도 하지만, 또 한편 잘 써야겠다는 의지를 북돋는 원동력이기도 했다. 적어도 읽는 사람이 불편한 글은 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처음 했고, 조금씩 욕심이 생겼다. '나도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은 당연하면서도, 제일 자신 없는 욕망이었다. 아무리 혼자 글을 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느끼고 공부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그렇게 글쓰기 책 20권을 올해 안에 읽자는목표까지 세웠다. 그 시작은 공개 글을 쓴 후부터다.
결국 보는 사람이 있어야 쓰고, 보는 사람을 위해서라도 더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새삼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게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밑줄
"시작할 때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써가며 알게 된다. 알아서 쓰는 게 아니다. 모르니까 쓰는 것이다"
"글은 한정식이 아니라 일품요리로 써야 한다. 백화점이 아니라 전문점이 돼야 한다. 주제 혹은 논지와 관련 없는 내용은 가차 없이 버린다. 그러면 단순해진다"
"글 쓰는 사람은 태생이 관종이다. 이들은 글을 들고 독자 앞에 나선다. 보여주기 위해 글을 쓴다. 나는 이것을 알고 있고 이렇게 생각하고 느꼈고 깨달았다고 얘기한다. 자신을 드러낸다. 이것이 나라고 외치는 것이 글쓰기다. 관심받기를 싫어한다면 왜 글을 쓰는가"
이 책 부제는 -영화 속 작가들의 책 쓰기에 관한 말들-이다.
저자는' 다른 사람들은 어떤 이유로 글을 쓸까?' '글을 쓴다는 게 그들에게는 어떤 의미일까?'라는 의문을 영화 속 작가들의 생각과 말에서 찾았다.
저자의 의문이 반가웠다. 나만 그런 게 궁금한 게 아니었구나. 글을 쓸수록, 나만의 작은 세상에 몰두할수록 문득문득 바깥세상이 궁금했다. '다른 사람들도 이럴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내 생각과 비슷할까?' '이게 맞을까?' 온통 물음표로 가득 찼다. 간혹 다른 사람 글을 읽으며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뀔 때도 있지만, 쉽게 해소되지 않았다. 뫼비우스 띠처럼 풀리지 않는 의문은 다른 사람과 비교하겠다는 목적이아니라, 내가 지금 어느 방향으로, 어떤 속도로 가고 있는지 이정표를 찾고 싶은 마음이었다.
나 또한 작가가 주인공인 영화 소개를 보면 자연스럽게 관심목록으로 저장한다. 단지 영화가 아니라, 참고서를 찾은 기분이었다. 책 <그렇게 작가가 된다>는 나를 대신해서 궁금한 세상을 짧게나마 구경시켜 주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다. 책을 펼치자마자 공감대가 형성돼서 아주 편하게 내가 품은 질문의 답을 찾는 여정을 즐길 수 있었다. 영화 속 대사도, 작가의 문장도
'이렇게 해야 해'라는 부담이 아닌, '이런 게 자연스러운 거야'라는 짧은 위안은 덤이다.
나의 밑줄
"글을 쓰면서 느낀 게 있다. 작가는 배우만큼 다양한 감정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표현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배우나 작가 모두 감정을 능숙하게 다룰 줄 알아야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이 생생해진다는 것을. 그것을 능수능란하게 다루기 위해서는 그 감정들을 최대한 느껴보고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이제는 내가 느끼는 것들에 대해서 솔직해지기로 했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애써 숨길 필요가 없으니 다행이다"
"글쓰기란 좋은 거지. 감정과 생각을 정리할 수 있으니까" 영화 파울로 코엘료
"처음 글을 쓸 땐 쓸 얘기가 없었어. 생각도 없었고 어휘도 몰랐지. 하지만 어휘력이 늘어가면서 내 경험들 안에 있는 것이 단순한 장면들이 아닌 걸 깨달았어. 어떻게 해석할지 알게 된 거야"
영화 마틴 에덴
"마음속 불안과 불만을 잘 간직하렴. 글을 쓰려면 필요할 테니" 영화 빗나간 동작
"전 이해합니다. 같은 작가로서 작가가 직면하는 공포를 이해해요. 백지가 주는 공포를 말이죠. 그 공포를 우리는 매일 맞닥뜨립니다." 영화 해피엔딩
글쓰기 책 20권 목표 중 두 번째, 세 번째 책 완독.
세 권의 책을 완독하고 다짐했다.
권 수를 채우는 것만 목표로 삼지 않기
최대한 적용해 보기
읽기 쉬운 책 보다 읽고 싶었던 책 위주로 고르기
짧게나마 리뷰 기록하기
숙제처럼 말고, 즐겁게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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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권을 다 읽고 내가 얻고 싶은 게 무엇인지 잊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