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입문러의 글쓰기 연습장]
글쓰기 책 7번째 리뷰가 늦어지고 있다. 사실 7번째 책을 완독 하지 못했다. 중반쯤 읽다가 몰입이 안 되어 책을 바꿨고, 그 과정에서 벌써 3권이나 읽다 멈췄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글쓰기 관련 책들은 주로 작법서나 작가의 삶을 다룬 에세이가 대부분이었다. 처음에는 작가로 살아가는 마음가짐과 어려움이 궁금해서 에세이 위주로 읽었지만, 어느 순간 작법 이론서가 필요해졌다. 그런데 너무 많은 책이 있어, 인터넷에서 추천하는 책을 찾아 읽어봤지만 집중이 잘되지 않았다. 결국 다시 에세이 형식의 책을 집었다가 놓기를 반복하게 됐다. 나는 왜 이렇게 집중을 못하는 걸까?
독서를 좋아해서 보통은 쉽게 몰입하는 편이다. 책 한 권에서 한 문장만 얻어도 그 책을 읽을 가치가 있다고 여긴다. 그런데 지금은 그조차도 잘 되지 않는다. 더 심각한 것은 딴짓도 안 된다는 것이다. 마음이 급해서 우왕좌왕하고 안절부절못하는 게 내 상황이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평소 쓸데없는 생각이 너무 많다. 그래서 글을 쓰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생각을 글로 쏟아내면 마음이 정리될 것 같아서다. 막상 글을 쓰려고 하면 생각들은 머릿속에서 치열하게 경쟁한다. "내가 먼저다", "나를 먼저 뱉어내라"는 목소리들 속에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혼란스럽다.
글쓰기 책을 보면 대부분의 조언은 단순하다.
꾸준히, 그리고 일단 하라.
글쓰기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일이 대부분 그렇다. 단순한 진리지만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늘 다짐한다. 그냥 쓰자, 매일 쓰자. 하지만 책상 앞에 앉으면 생각이 다듬어지지 않은 상태로 쏟아져 나온다. 얽힌 생각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려다 보면 자신이 없어진다. 결국 '나중에 다시 쓰자'라고 미루게 되고,
그 나중은 오지 않는다.
지금 이 글도 한풀이일 뿐이다. 책도 안 읽히고, 글도 안 써진다는 투정이다. 그래도 이렇게 풀어내는 과정이 필요했다. '글이 안 써져요~~~'라는 글이라도 쓰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이런 글도 있지 않겠는가. 이러라고 연습장을 만들었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연습장을 잘 활용하고 있다고 스스로 다독인다.
잡설은 그만하고 본론으로 돌아가자. 책이 안 잡히는 원인을 다시 고민해 본다.
조급한 마음.
반복된 내용에 지침.
다음엔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음.
글쓰기 관련 책만 읽는다고 실력이 좋아지지 않는다는 현실을 너무 잘 앎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일까?
1. 일단 마음을 가라앉혀보자.
글쓰기 책 20권 읽기는 목표가 아니라 수단일 뿐이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고 문제가 생기지 않고, 달성한다고 대단한 변화가 있는 것도 아니다. 20권 목표는 단지 내가 무엇을 얻을지를 궁금하게 하는 과정일 뿐이다. 글을 쓰는 마음을 다독이는 효과는 덤이다.
2. 읽고 싶은 책을 모아보자. 그리고 순위를 매겨보자.
지금 내 마음이 향하는 순위를. 5권에서 10권 정도로 추려보자.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다음 책으로 넘어가면 된다. 지금 문제는 책을 읽다가 안 읽혀서 새 책을 찾고 고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마음이 조급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니 바로 '다음'이 있으면 괜찮을 것 같다. 대신, 작법서와 에세이를 고루 섞어야겠다.
3. 미션을 실패했을 경우에도 보상을 정하자.
목표를 다 채우지 못하더라도,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데에 의미를 두기 위해서다. 20권을 다 읽지 못해도 이미 6권 이상 목적 독서를 한 것은 나에게 큰 발전이다. 그 부분에 대해 스스로를 칭찬할 필요가 있다. 나는 이 도전을 성공과 실패라는 이분법으로만 평가하고 싶지 않다. 과정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얻은 결과가 있을 뿐이다.
보상은 뭐가 좋을까? (잿밥에 관심 많은 타입)
목적 독서가 원래 어려운 것인지, 나만 유독 어려운 것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해보니 알겠다. 뭐가 어려운지, 언제쯤 어려움을 겪는지, 내가 뭘 힘들어하는지. 그걸 깨달은 것만으로도 이미 의미가 있다고 스스로 위로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