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입문러의 글쓰기연습장]
집 나간 집중력을 찾습니다
집중력이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잠깐 외출이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봅니다.
'써야지' 했던 글쓰기 목록은 벽돌 쌓기가 되고
해야 할 일을 적어둔 노트는 백옥 같습니다.
집 나갈 원인은 너무 많아서 예측이 안됩니다.
7-8월, 활동도 많았고, 일도 많았습니다.
몸은 지치고 머리만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머리만 바쁘게 움직였을 뿐인데, 몸도 지칩니다.
역시 몸과 마음은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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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계입니다.
딱히 이유를 찾을 수 없으니 합리화라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자책, 후회라는 감정과 거리 두기가 되니까요.
사실 올해 하반기, 계획이 있었습니다.
대단한 것도 아닌데...
혼자 두 손 불끈 쥐고 의욕을 한껏 불러모았습니다.
계획과 방향을 한참 잡고 나니 다 한 기분이었습니다.
나는 계획을 잘 세웁니다. 너무 잘 세웁니다.
대신 실행을 잘 잃어버립니다.
마치 열쇠를 챙겼는지 모르고 문부터 잠가버리는 것처럼.
뇌는 계획만 세워도 무언가 한 듯한 착각을 느낀다고 들었습니다.
내 뇌는 늘 행복할 것 같습니다.
'맞다, 한 게 아무것도 없었지' ^__________^
현실을 깨닫고 다시 의자에 앉았습니다.
한숨이 나옵니다.
손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바쁘게 움직이던 머리도 막상 움직이려니 굳었나 봅니다.
잠시 도피하려고 딴짓을 합니다.
어느새 잠자리에 듭니다.
그렇게 보름 가까이 흘렀습니다.
왠지 8월이 되면 마음도 급해집니다.
그렇게 여름이 싫었는데,
막상 갈 것 같으니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싶습니다.
더위가 가고 서늘한 바람이 살랑거리면
왠지 또 한 해가 떠나기 전 작별 인사하는 것 같아서요.
그래서 이렇게 헛소리를 지껄여봅니다.
글이 도저히 안 써지고, 쓰기가 싫고, 읽기도 싫을 때
'잘 써야 한다'는 무게감을 줄이기 위한 발버둥입니다.
왠지 업로드하는 글은 '잘' 써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는 편입니다.
'잘'쓴다는 기준이 뭔지도 잘 모르면서 말이죠.
헛소리는 정기적까진 아니고, 나만의 주기는 있는 것 같습니다.
나름 효과를 봐서 그럴 겁니다.
가끔 '이쁜 쓰레기'를 쓰는 건 제정신건강에 맞는 것 같거든요.
(혹시 읽는 분들껜 죄송하지만)
그냥 '글쓰기가 무서워요' '글쓰기가 싫어요'라는 투정을 좀 삐딱하게,
다큐보다 예능처럼 가볍게 다룬다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계획은,
이 헛소리를 마중물 삼아
그동안 쓰려고 마음먹었던 글들을
가볍게 써 내려가려 합니다.
불안과 조급함이 나가야
집중이가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묵은 숙제마저 후련하게 끝내면
원래 쓰고 싶던 글들도 빼꼼히 나올 틈이 생기겠지요.
이웃분들을 보며 대단하단 생각을 합니다.
1일 1 글을 쓰시는 분들.
피곤하든, 쓰기 싫든 매일 쓰시는 분들.
매일은 아니어도 꾸준히 자주 쓰시는 분들.
그분들을 보며 자극을 받습니다.
자극만 받고 끝난다는 게 문제지만, 그게 어디냐며 토닥입니다.
역시 자기 합리화는 최고입니다.
자극을 받고 종종 자책을 할 때도 있습니다.
'넌 노력도 안 하면서..'
그래도 비교는 안 하기로 했습니다.
못나든, 잘나든 나 그대로를 인정하기로 다짐한 게 있어서요.
고등학교 때부터 외치던 '난 대기만성이라 그래'라는 주문으로 버티며 나름대로 속도로 글을 써야겠습니다.
머리로는 일주일 동안 매일 2편씩 쓰고,
실제로는 일주일에 한 편도 못 쓰더라도
펜을 꺾지만 않는다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긴 헛소리를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어른이십니다.
하아...
한참 풀어내고 나니 살 것 같습니다.
헛소리는 아주 가끔만 업로드할 겁니다.
대부분은 비공개로 진행됩니다.
저도 양심은 있거든요.
저만의 대나무 숲이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무기력을 툴툴 털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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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간 집중력이 돌아오고 있네요.
문이 열리네요.
그대가 들어오죠.
첫눈에 난, 집 나간 내 집중력인 줄 알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