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과 ‘지능’이라는 모순적 개념에 대한 단상

짧은 에세이

by TEUM Lab

문득 생각해 보면 참 이상한 일이다.

우리 인간은 수천 년 동안 자연(혹은 우주)이 인간에게 준 것들에 관한 신비를 해석하려고 온갖 상상력을 발휘해 왔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인간에게 주어졌던(이조차 오만한 표현일지 모른다) 모든 것들은 마치 신의 자비처럼 아무 대가 없이 주어졌으니까. 그래서 인류는 호기심과 생존을 붙들고 대를 이어가며, 자연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또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를 하나씩 알아내왔다.

철학이든 종교든 과학이든—결국 인간은 '이해'라는 행위를 통해 세계와 관계를 맺어온 셈이다.


그런데 이제 우리가 마주한 '불가해함'이 자연에서 인공물로 옮겨왔다.

인공지능의 '인공(人工)'이란, 말 그대로 우리가 만들었다는 뜻.

인간가 설계했고 우리가 학습시켰으니, 창조주는 분명 인간이다.


그럼에도 인간은 스스로가 만든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LLM이라 불리는 거대 언어 모델은 수십억 개의 정보를 스스로 학습하며 형성되는데, 그 내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만든 이조차 온전히 알지 못한다는 데서 아이러니가 생긴다.


'창발성'이라 불리는 마법 같은 특성이 왜 나타나는지, 또 어떻게 학습시켜야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지—우리는 아직 짐작만 할 뿐.

마치 신이 우리에게 내린 자연법칙처럼, 우리가 만든 것 역시 불가해한 영역으로 남아 있는 듯하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떠오른다.

우리가 '인공지능'이라 이름 붙인 이것에서 정작 주목해야 할 단어는 '인공'이 아니라 '지능'이 아닐까?

위키피디아에서는 지능(智能)을 이렇게 정의한다.

심리학적으로 새로운 대상이나 상황에 부딪혀 그 의미를 이해하고 합리적인 적응 방법을 알아내는 지적 활동


"새로움을 마주한다", "의미를 이해한다", "적응 방법을 알아낸다"—이것이 지능의 본질이라면, 과연 기계가 이를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전통적인 기계란 새로운 것보다는 정해진 일을 수행하고, 이해보다는 기억과 반복으로 작동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의 인공지능은 그 경계 어딘가에 서 있다.

기능적으로는 '이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우리가 말하는 '이해'와 같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다. 애초에 인공지능이 이해를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닌 것인지 조차 알아낼 방법이 없다.


어쩌면 인류가 '인공지능'이라 이름 붙인 이 모순적인 개념은,

수세기 전 연금술사들이 '호문쿨루스'라 이름 붙였던 상상 속의 인공생명체와 닮아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똑똑한 기계를 만들려 했지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전혀 다른 무언가를 탄생시켜 버린 것은 아닐까. 그것이 생명인지, 지능인지, 혹은 그 어느 쪽도 아닌 제3의 존재인지—아직 아무도 모른다.


2026년에 AGI에 도달한다고 공언하는 일론 머스크는 혹시 알고 있을는지.

올 한 해가 무척 기대가 된다.


본 내용은 인공지능의 학습 방법과 작동 원리에 대해 상당히 단편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에, 일정 부분 오류나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언제든지 댓글로 알려주시면 더 공부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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