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이 짧아진 게 아쉬워 해가 떠있을 땐 볕을 꼭 쬐러 나간다. 아직은 꽃도 잎도 줄기에 남아있지만 날이 춥다.
1년생 식물들에겐 일생일대의 추위가 왔고, 이 위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곧 모두 죽을 것이다.
여러 해를 사는 생물들에겐 계절은 지나가는 것.
우리는 겨울 뒤에 오는 따스한 봄을 안다. 하지만 살아있는 동안 겨울을 넘기지 못한 삶에게는 그게 상상 밖의 일 일 테다.
우리가 겨울이 온다는 것 자체를 바꿀 수는 없지만, 겨울을 지새면 그 끝이 온다는 것도 바꿀 수 없다.
모든 겨울을 맞이한 생명들이 그 끝의 아름다운 봄을 맞이할 준비를 잘했길. 그 끝이 온다는 것을 직접 보길. 우리 삶의 겨울을 맞은 분들께 꼭 그 끝이 있음을 말하고 싶었다.
#서울의하루
#the_days_in_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