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나 같은 사람이 있을까 봐요
그간 교정 볼 때는 다음 맞춤법 검사기를 이용했다.
네이버는 300자로 너무 짧고, 다른 기관에서 제공하는 검사기는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름 '시각'디자인과 출신이라 '시각'적인 부분에 민감한 편)
다음은 1,000자로 그나마 넉넉한 편에다가 화면이 넓고, 보기에 깔끔하다.
하지만 브런치에 처음 글을 쓰면서 이거다! 싶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길게 쓰더라도 '맞춤법 검사' 버튼 한 번만 누르면 해결된다는 점과, 교정이 끝나기 전 수정이 가능하다는 점. 특히 두 번째가 마음에 들었다.
'다음'만 하더라도 한 번에 수정할 부분을 모두 알려준다. 검사기가 100% 글의 맥락을 이해하고 수정 사항을 알려주는 게 아니기 때문에 중간중간 한 단어씩은 다시 교정이 필요하다. '다음'은 한 번에 교정문을 복사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매번 다시 읽어가며 그 부분을 찾아야 했다. 매우 귀찮다.
브런치는 한 단어씩 교정을 보여준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고칠 수 있다. 이중작업이 필요 없는 셈이다.
그래서 2차 퇴고를 2 꼭지 남았을 때, 더 이상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던 그 시점에, 나는 브런치를 열었다. 한 꼭지씩 글을 복사해서 넣고, '맞춤법 검사' 버튼을 눌렀다. 꼼꼼하게 확인하며 교정했다. 그리고 다시 한글 파일에 붙여 넣었다. 폰트는 다시 바탕체로, 사이즈는 10, 행간격은 160%로 맞췄다. 완벽해 보였다.
어제였다. 드디어 나머지 2 꼭지까지 마무리하고, 마지막 글을 브런치에 다시 넣어보았다. 또 똑같이 한글에 옮기고 폰트와 사이즈를 맞췄다. 그때 발견했다. 브런치로 수정한 부분은 띄어쓰기에 문제가 생긴다는 걸!
예를 들어보자.
원문 : 한번에 수정했다. 두번째가 마음에 들었다.
교정 : 한 번에 수정했다. 두 번째가 마음에 들었다.
옮기면 : 한 번에 수정했다.두 번째가 마음에 들었다. (문장 사이의 띄어쓰기 사라짐)
원문 : 올라서서 보니 생긴게 신기하다.
교정 : 올라서서 보니 생긴 게 신기하다.
옮기면 : 올라서서 보니생긴 게신기하다. (이상한 데 단어가 붙어버림)
다시 다음 맞춤법 검사기를 열었다. 1,000자에 맞춰 다시 단락들을 넣었다. 한데 교정이 이상하다! 두 번째 예시처럼 이상한 조합으로 새로운 단어가 탄생하다 보니 검사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처음부터 다시 내가 읽으며 1차 교정을 해야 했다. 그걸 검사기에 붙여 넣었다. 교정된 부분을 확인하며 수동으로 고칠 부분을 머리에 담았다. 한글 파일에 붙여놓고 고쳤다. 무한 반복이 시작됐다. 쉽게 가려다 멀리 돌아가는 중이다.
브런치 맞춤법 검사는 브런치에 글을 쓸 때만 하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