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몽 Oct 22. 2024

멀리 말고, 한 치 앞만 집중해야 할 때

배드민턴 토너먼트장에서의 생각 08


사람은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고 살까?
토너먼트장에 앉아 노트를 펴고 메모를 시작했다. 

하루 동안 스쳐간 무수한 생각 중 23개가 노트에 담겼다.
잊힐 수밖에 없는 '생각'들을 메모로, 다시 글로, 붙잡아 두기로 했다. 


아이의 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이거다.

'앞에 다 잊어버리고, 다음 한 점에만 집중해' 


똑같은 아이 둘이 경기를 하더라도
어떤 날은 21:7로 A가 이기기도 하고, 

바로 다음 경기에서 21:18로 B가 이기도 하는 게 배드민턴 경기다. 


실력 차이가 크다면 승패는 분명히 드러나겠지만 

그 차이가 크지 않다면, 집중력이 중요한 요소가 된다.

바로 다음 한 점에 대한 집중력. 


큰 차이로 지고 있다고 포기해 버리면 분명히 진다. 

'질 거야'라는 생각은 몸을 더 느리게 만들 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큰 차이로 이기고 있다고 마음을 놓아버리면 그 점수가 뒤집어질 수도 있다. 

흐려진 집중력 틈으로 상대가 집요하게 파고들 줄 누가 알겠는가. 

때문에 이기고 있어도, 지고 있어도 그 이전 점수는 잊고 딱 한 점에만 집중해야 한다. 


인생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내가 잘 나가고 있다고 거기에 취해버린다면 거기가 끝일 수도 있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이 바닥 같다고 지레 포기하고 주저앉아버리면 그곳이 분명히 끝이 된다.

그러니 인생도 배드민턴처럼 지금에만, 바로 다음 한 점에만 집중해 보면 어떨까. 

그 끝이 실패일지라도, 인생 한번 제대로 놀아본 다음에 후회는 남지 않을 테니.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게임을 한 것도 아닌데 왜 몹시 피곤하냐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