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예부터 조용한 편입니다. 성격이 그렇다는 비유적 표현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조용한 겁니다. 회사에서 선배들에게 무얼 물어보러 갈 때, 나름 인기척을 내며 다가가 불러도 그들은 항상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괜히 미안합니다.
동네 마트 계산대에 제가 나타나면 직원 아주머니께서 얼른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고 얼굴을 기울이십니다. 아마 속으로 이러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목소리가 작은 청년이네. 어서 귀를….'
아침 커피와 함께 먹는 베이글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오늘은 탄수화물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며 회사 밑 사다박사로 갔습니다.
"블루베리 베이글 하나요." 점원분의 표정을 보니 역시 잘 안 들렸나 봅니다. "아 고객님, 여기는 리저브 매장이라서 아메리카노 종류가 다양한데요." "아, 저, 블루베리 베이글이요!" "블루베리 머핀 하나 드릴까요?" "아뇨 블루베리 베이글요...!" "아아, 네. 그럼 아메리카노랑 같이 드시는 거세요?" "아뇨 블루베리 베이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