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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태한개츠비 May 26. 2020

카카오 합병, 시총 10위까지

2014년 5월 26일 국내 2위 포털업체 다음과 국내 1위 메신저 업체 카카오의 합병 공식 발표가 있었다. 3조 4000억 원 규모의 거대 인터넷 업체의 탄생이었다. 그리고 6년이 지난 지금 카카오는 얼마 전 현대차 시가총액 (5/22 기준 카카오 21조 5062억 원, 현대차 20조 1916억 원)을 넘으며 국내 시총 10위에 진입하게 된다. (기사)


인식이란 무언가 비교대상을 가져야 명확해진다. 그래서 시가총액이 절대적으로 회사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는 아니겠지만,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국내에서 IT 기업이 국내의 제조업을 대표하는 기업과 나란히 또는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사건이라 생각한다.


현재는 다음의 색이 많이 사라졌지만, 지금의 카카오가 있기까지 다음카카오 합병의 영향이 없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합병 당시의 상황과 합병의 목적, 합병 이후 어떤 시너지가 있었는지 정리해본다.



2014년으로 돌아가 보면..


IT 서비스는 트래픽이 기본이다. 고객 접점이 넓어질수록, 고객 경험이 편리해질수록 서비스에 Lock-in 되고 한번 굳혀진 트래픽 장벽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합병이 있던 2014년으로 돌아가 보면, 포털의 핵심 Feature 인 검색의 점유율(기사)은 네이버 75.9%, 다음 19.6%, 구글 4.5% 수준으로 네이버가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트래픽을 기반해 '카카오 게임하기', '카카오스토리' 등으로 성공을 거두며 모바일 헤게모니를 잡은 듯했으나, 이후 출시되는 서비스들의 실패와 가입자수 정체를 보이며 성장동력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반해 네이버는 라인을 통해 글로벌로 빠르게 확장하며 성장곡선을 그렸다.


합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양사의 강점은 더욱 강하게, 약점은 보완하며 경쟁자를 압도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의 경우 핵심 서비스인 검색과 포털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모바일로의 전환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리고 카카오의 경우 정체된 상황에서의 성장동력과 모바일로 빠르게 침투하는 네이버와의 경쟁 대응이 필요했다. 카카오 측면에서는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개발인력과 현금의 성장동력을 얻고, 다음은 생존을 위한 피벗팅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카카오의 경우 정식으로 IPO 과정을 거칠 때의 시간과 노력을 우회상장을 통해 기회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IT 업계에서는 처음부터 큰 성공을 이루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빠른 실패와 피벗팅을 통해서 서비스가 성장해 나가는데, 다양한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가진 기업 입장에서는 이를 위한 많은 개발인력과 총알이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입지가 적은 다음의 기존 서비스는 어떻게 할 것이며, 새로 충원된 인력들을 통해 신규사업을 다양하게 진행할 때 실패 리스크는 어떻게 감당할까?라는 의구심도 들었다. 그래서 상당한 위험요소가 존재했지만 창업자의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딜을 성사시키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합병 시너지는 있었나..


합병 이후 다음의 검색 점유율은 계속 떨어지고, 글로벌 약세 및 카카오톡과 연계한 샵 검색, 다음 TV 등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시장에 큰 영향력을 미치진 못했다. 다음의 다양한 기존 서비스는 종료했다. 그리고 몇 해가 지나 성장동력으로 카카오톡을 기반한 O2O 서비스로 결정했다. 생활 플랫폼으로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이다.


현재 카카오의 주요 성장동력은 국내 압도적 점유율의 카카오톡과 카카오 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 택시, 멜론 등이 있을 텐데 다음과의 합병에 의한 결과라고 보긴 어렵다. 그래서 초기 합병의 목적과 그에 따른 시너지는 미비하다 생각한다. 하지만 "다음과 합병을 안 했다면 다양한 시도와 성공적인 서비스들의 출시가 가능했을까?"에 대해서는 답할 수 없다. 그래서 합병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기반은 마련했다 생각한다. 그리고 기민하고 빠르게 변화에 대응하고 빠른 실패를 장려하며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것이 카카오의 경쟁력이자 현재 성장곡선을 만드는 주요한 요인이지 않을까 싶다.  


5년 후에는 또 어떤 모습일지 모른다. 5년 후에 지금의 글을 다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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