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노가다..
본 포스팅의 원래 목적은 최근 해외 Startup 투자 동향을 분석하여 국내 신규사업 기회를 찾아보기 위함이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해외 사례 벤치마크를 기초로 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일 거라 생각한다. 인류가 겪는 문제는 세대와 문화 불문하고 공감대가 존재할 것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시점의 차이가 있을 뿐 국내에도 유사하게 반영이 될 것이기 때문에 해외 투자 동향을 살펴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최근 6개월 이내 투자된 회사를 Crunchbase에서 검색하면 10,363개가 나온다. (허걱..) 이미 시장을 형성했거나 성장한 기업보다는 신생기업이면서 초기 투자를 이끌어낸 사례를 살펴보는 것이 본래 취지에 조금 더 부합하지 않을까 생각하여 범위를 좁혔다. 1차적으로 초기 투자로 볼 수 있는 Pre-Seed, Seed, Series A의 펀딩 타입만 필터링하니 4,901개가 나온다. 이것도 너무 많다. 2차적으로 본사 위치를 미국으로 필터를 추가하니 1,814개로 좁혀졌다. 여전히 많다. 심지어 Trial version을 사용하기 때문에 파일 다운로드도 안된다. 이를 다 보기엔 부담스러워 국내 Startup을 동일 조건으로 봤을 때 어떤 모양새인지 먼저 살펴보기로 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은 Crunchbase 자료 기준 최근 6개월 국내 Startup 투자 동향을 살펴보고, 가능하다면 다음 포스팅에 해외 사례를 살펴보겠다.
최근 6개월 국내 스타트업 투자 중 Seed, Series A에 해당하는 투자는 47% (58건 중 27건), 금액은 9% (약 3조 중 2,749억 원) 수준이다. '본사 위치가 국내 & 최근 6개월 투자 & 펀딩 타입 Pre-Seed, Seed, Series A' 조건 검색 시 27개 기업이 검색된다. 검색 결과 중 MX Player, BxB는 M&A 대상인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모르는 회사인데 설립년도가 좀 된 회사들도 많다. 그리고 과거에 기사로 접한 회사도 있는데 다 낯설게 느껴진다. 회사 투자금액과 정보는 아래 테이블을 참고하자. 구분을 위해 회사별 카테고리는 임의로 지정해봤다.
임의로 정한 카테고리로 그룹핑했을 때 신약 개발 또는 메디컬 기기를 개발하는 바이오테크 쪽이 7건으로 가장 많은 투자가 있었고, 평균 투자액도 60억 원으로 눈에 띈다. 확실히 블록체인이나 일반 서비스에 대한 투자는 감소한 것으로 보이고, 이커머스의 명품 마켓플레이스 FEELWAY는 사이트 접속했을 때 일반 온라인 쇼핑몰 같았는데 판매하는 상품 가격과 투자규모에 살짝 놀랐다. 자율주행의 경우 센서 및 솔루션 개발하는 Seoul Robotics와 Smart Radar System이 총 110억 원을 투자받았다. 국내에 자율주행 관련 업체가 몇 개 없지만 평균 투자액이 55억 원으로 상당히 기술을 인정받은 느낌이다.
투자 단계별로 보면 Seed 11건, Series A 16건이다. Seed 평균 투자금액은 14억 원, Series A는 176 억원이다. 일부 아웃라이어로 평균이 커진 것을 고려해 젠센과 Seoul Robotics를 제외하면, Seed 평균 투자금액은 4.5억 원 수준이다. Seed도 프로토타입 수준이 아니라 제품이 나오고 어느 정도 비즈니스 모델을 검증할 수 있는 수준은 되어야 진행되는 느낌이다.
국내 투자 정보 중 누락된 부분들도 있을 것 같지만 생각보다 건수나 규모가 적어 놀랐다. 무엇보다 투자하는 사업영역이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다. 교육, 결혼, 육아, 다이어트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기회가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다양한 투자 사례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비건 베이커리는 신선했고, 투자금액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Roovok의 호텔 연회장 서비스는 전에 고민하던 아이템이어서 반가웠다. UIUX 툴 Protopie는 인터넷에서 보고 다운로드하여 트라이얼 버전을 잠시 써봤는데 템플릿/모듈화가 잘되어 있어서 상당히 괜찮다 생각했는데 국내 기업이었다니 놀랐다.
국내에도 다시 생각해 보면 아직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의 기회가 있거나 국내라는 좁은 시장에서 투자받을 수 있는 도메인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을 거 같은데, 아무래도 후자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사업을 고민한다면 자율주행, AI, 바이오 등 기술 기반한 미래 먹거리를 타겟하는 방향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정말 큰 문제의식과 시장의 규모/매력도, 적절한 해결책이 존재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모바일/웹 서비스 만으로는 이미 많은 영역에 깃발이 꽂힌게 아닌가 싶다. 타 영역과 IT 기술의 융합을 고민해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