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장 빛났던 시절은

by 필민


누구에게나 빛났던 시간이 있다.

그 빛은 화려함이 아니라 몰입의 순간에서 생긴다.

커피를 향한 나의 집중이 그 시절을 밝히고 있었다.


-------------------------


나의 가장 빛났던 시절은 언제였을까. 젊은 날의 열정이었을까, 어린 시절의 꿈이었을까. 취업을 위해 분주히 도전하던 시절, 밤을 새워 일하던 시간들 속에서도 나는 몰입의 기쁨을 알았다. 그때의 빛은 지금도 사라지지 않았다. 커피 향이 피어오를 때면, 그때의 나를 다시 만난다.


하지만 지금의 내가 더 좋다. 하고 싶은 일은 여전히 많고, 시간은 부족하지만, 그 부족함마저 괜찮다. 지금의 나를 만족스럽게 만드는 건 '공부하는 나'의 모습이다. "공부를 해야 하는 나이에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사람은 죽기 전에 반드시 공부를 해야 하는가?" 그런 질문들이 떠오를 때마다, 커피는 나에게 답을 준다.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고.


커피를 볶는 과정에서 나는 과학을 만났다. 불의 온도, 시간의 조절, 화학적 반응의 미묘함 속에서 커피는 감각의 예술이자 물리의 과학이었다. 그 깨달음 이후, 나는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중학교 수준의 물리·화학부터 다시 읽고, 전문 서적과 강의로 지식을 넓혀가며 배움의 기쁨을 되찾았다.


커피는 내게 공부의 이유를,

공부는 내게 삶의 에너지를 주었다.

뇌 속에 정보가 차곡차곡 쌓이고

삶에서 깨닫는 것들이 늘어나며

점점 채워지는 나를 본다.


미래가 기대되는 지금,

오늘의 나는 오늘을 충실히 산다.

하루를 다 살고 난 밤,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 이 고요함이 좋다.

내일은 또 어떤 모습의 나를 만날까.

새로운 향으로 익어가는 커피처럼,

나의 시간도 조금씩 깊어지고 있다.

토요일 연재
이전 04화첫사랑 커피보다 껌딱지 같은 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