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로 만난 강아지, 처음이라서

by 필민

예상치 못한 인연은 늘 따뜻하게 다가온다.

커피 향을 따라온 작은 생명은 내 하루를 바꿨다.

그 존재 앞에서 나는 다시 부드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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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궁에서 지낸 지도 어느덧 3년이 된다. 예전에도 가게를 옮길 생각을 한 적이 있었지만, 결국 조용한 동네가 좋아 번화가를 떠나 행궁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곳에서 6개월쯤 지났을 무렵, 설을 며칠 앞둔 눈 내리던 날이었다. 점심을 먹고 광장을 걷다 문득 눈에 들어온 건 하얀 어린 강아지 한 마리였다. 여자들을 따라다니며 앞에 앉아 뭔가를 말하듯 바라보던 녀석. 나와 눈이 마주쳤을 때, 그 눈빛이 이상하게 마음에 걸렸다.

1시간쯤 따라다녀 봤지만, 주인은 보이지 않았다. 목줄도 없었다. 결국 길가 음식 쓰레기를 먹는 걸 보고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 순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조심스레 안아 올리자, 녀석은 내 얼굴을 한 번 보더니 고요히 품에 안겼다.


가게로 데려와 방석과 사료를 사서 먹이고 병원에 갔다. 몸속 칩은 없었고, 나이는 세 달 남짓이라고 했다. 예방 접종을 마친 뒤 미용실에서 목욕을 시켜 돌아오니, 녀석은 마치 자기 집인 듯 배를 보이며 잠들었다. 어려서인지, 세상 근심이 하나도 없는 얼굴이었다. 한 달가량 거리를 떠돌았다고 했다. 우리 가게 근처를 맴돈 적도 있다고.


그날 밤, 2층에 두고 가려니 낑낑거렸다. 결국 집으로 데려갔다. 그날 이후, 우리는 출퇴근을 함께한다. 처음엔 울타리를 쳤지만 금세 뛰어넘었고, 이제는 가게 문 앞에서 문이 열리길 기다린다. 여름에는 더워서 결국 함께 안에서 지내게 되었다.


벌써 함께한 지 3년. 예민하지만 착하고, 조용하지만 정이 많은 우리 강아지. 혼자 있는 걸 싫어해 늘 같이 다니는 아이. 남자 사람을 무서워하고, 큰 소리를 싫어하는 평화주의자. 만지는 걸 싫어하지만 눈빛으로 다 말하는 아이. 이젠 내 하루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강아지는 내게 묻는 듯했다. '당신은 오늘도 처음처럼 따뜻한가요?' 그 질문이 내 마음을 데웠다.

커피가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인연.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커피를 하길 잘했다, 정말 잘했다. 덕분에 너를 만났으니까. 털은 하얗고, 몸에는 검은 얼룩이 있다. 그래서 이름은 '모카'.


모카야, 너를 통해 나는 다시 '처음의 따뜻함'을 배운다.

함께 웃을 수 있는 오늘이 오래 이어지길 바란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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