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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린 Mar 24. 2023

시인 박목월! 시인 박영종?

우리가 잘 아는 청록파 시인 박목월이 정지용 시인의 추천을 받아 <문장>으로 등단하기 전, 박목월은 이미 박영종이라는 본명으로 동시작가로 활동 중이었음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동시집 《초록별》, 《박영종 동시집》, 《산새알 물새알》을 비롯, 동화집 《눈이 큰 아이》과 이론과 비평, 창작 면에서 두루 한국아동문학 발전에 힘썼다. 동시 창작 의미에 대해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동시를 동시를 왜 쓰느냐고 누가 묻는다면 내 대답은 간단하다. - 즐겁기 때문에 그렇다. 동시를 쓰는 것만큼 즐거운 일은 없다. 왜 즐거우냐고? 빗방울 한 개에서 세계를 돌아다니며 시시덕거리는 장난꾸러기의 마음을 느낄 수 있고, 밤에 가만히 딸기 밭을 뒤지는 바람에 손을 느낄 수 있고, 또한 얼굴이 갸름한 딸기 표정을 읽을 수 있는 - 이것이야말로 이 세상의 모든 것과 친구로 사귀는 일이기 때문이다."

박목월, <후기>, 《산새알 물새알》,  문원사, 1962


또한, 박목월 동시의 특징은 생활 체험에 기반한 동심의 세계를 표현했다는 것이다.


"어떤 글이 좋은 글이냐? 첫째 자기가 겪은 일을 표현한 것이 좋은 글입니다. 여러분이 겪은 일은 도저히 다른 사람이 흉내를 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박목월, <소년소녀문장독본> 보진재, 1963

끝으로, 목월 박영종의 동시 한편을 옮겨 본다


엄마하고 / 박영종


엄마하고 길을 가면

나는

키가 더 커진다.


엄마하고 얘길 하면

나는

말이 술술 나온다.


그리고 엄마하고 자면

나는

자면서도 엄마를 꿈에 보게 된다.


참말이야, 엄마는

내가

자면서도 빙그레

웃는다고 하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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