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호진 Jul 02. 2019

[휴직일기] 올해 절반이 지나갔습니다.

2분기를 정리하고 새로운 분기를 기대합니다.


2분기가 끝났다. 2019년도 후다닥 반절이 지나갔다. 6개월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게 지나가버렸다. 지난 3월말 1분기를 정리하면서 나의 휴직 첫 3개월을 돌아볼 수 있었다. 정리의 힘은 컸다. 별거 아닌 3개월이라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일들을 3개월동안 했다는 사실을 정리를 통해 알 수 있었다. 


휴직하며 처음으로 마주한 3개월은 도전의 시간이었다. 이것 저것 다양한 도전을 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두려운 마음이 컸다. 지금 내가 이 시간을 잘 보내고 있는 것인지 불안감도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것에 하나씩 도전하면서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지워나갈 수 있었다. 


https://brunch.co.kr/@tham2000/50


그리고 돌아오는 3개월을 기약하기도 했다. 


4월이 시작된다. 지난 3개월의 휴직 기간은 나를 되짚어 보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기간동안 생각보다 많은 것을 얻었다. 그리고 앞으로의 3개월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아마도 앞으로의 3개월은 좀 더 도약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지난 3개월 나를 위해 쌓았던 것들을 사람들과 같이 풀어가면서 또 새롭게 변해갈 수 있을 것 같다.     [휴직일기] 3개월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중에서



도약의 3개월



3월말이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6월말이 지나고 7월이 됐다. 6월 마지막주 15명의 가족들과 제주 여행에 다녀오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지금에서야 2분기를 마무리 하려고 한다. 



2분기는 정말 3월말에 내가 이야기 했던 것처럼 도약의 시간이 되었을까?


1분기에 비해 2분기는 혼자 보낸 시간이 많았다.  몰아치듯 바쁘게 보낸 1분기와 비교해서 2분기 동안에는 이런 저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유도 있었다. 혼자서 이런 저런 시도를 해보는 과정에서 힘든 일도 많았다. 흔들리는 경우도 잦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3개월동안 나는 기존의 나와는 조금 더 달라질 수 있었다. 나름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글쓰기는 나의 삶을 확장시켰다. 


지난 4월부터 블로그 포스팅에 심혈을 기울였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을 통해, 뭔가 답을 찾고 싶었던 것 같기도 했다.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 지, 어떤 글을 써야 할 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하는 시간이 바로 글을 쓰는 시간이었다. 어떤 날은 하나의 포스팅을 작성하는 데 4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물론 주구장창 글만 쓴 건 아니었다. 중간에 카카오톡 채팅도 하고, 인터넷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글을 쓰는 압박감이 꽤나 길게 나를 짓눌렀다. 


그만큼 글을 쓰는 일은 힘들었다. 즐기면서 하면 매일 할 수 있다는 데 아직까지 그런 경지에 오르진 못하는 것 같았다. 그저 꾸역꾸역 써나갈 뿐이었다. 그렇게 쓰다보면 뭔가 나올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 그렇게 썼다. 



심혈을 기울였던 것 중 하나가 <직장생활에서 아쉬운 점> 시리즈였다. 사실 이 시리즈는 강의를 한 번 해보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시리즈였다. 내가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나처럼 직장생활하지 마라"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은 것들이 생각났다. 그래서 나의 실패 이야기를 정리하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적어도 공감하며 위로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 아 저 사람도 저리 직장생활했었구나, 나의 직장생활이 이상한 것은 아니었네"


라고 생각하게끔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매주 한편씩 글을 썼고, 페이스북에 공유도 했다. 


생각보다 사람들의 반응이 좋았다. 매번 발행할 때마다, 페이스북에 공유할 때마다 떨렸다. 혹시나 사람들의 반응이 없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었다. 다행히 사람들은 나의 글을 좋아해줬고 댓글도 달아주고 좋아요도 눌러줬다. 굳이 일희일비 할 필요 없다고 생각했지만 사람들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쩔 수 없는 나의 본성인가보다 싶었다. 


그리고 더 신나는 일이 벌어졌다. 나의 글을 읽고 나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점이었다. 물론 나의 실체를 알면 실망할까봐 걱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누군가가 나를 궁금해하는 일은 신나는 경험이었다. 사람들의 관심을 즐기는 내 성격도 이런 걸 신나게 만들었겠지? 블로그글 덕분에  나 또한 보고 싶은 사람들과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내 글이 일종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는 것 같았다. 


글쓰는 일이 정말 힘들지만 글이 움직여 이런 저런 활동을 하는 걸 보면 글을 쓰는 "보람"을 느끼게 되었다. 심혈을 기울여 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시도도 해보았다. 


글이 주는 기쁨에 도취된 나머지, 나도 모르게 일을 벌인 것도 있었다. 비록 세 번에 불과했지만 나의 글쓰기 경험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강의"란 것도 진행했었다. 글쓰기 강의는 듣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경험이었겠지만(그렇게 믿고 싶다) 나에게도 보람있는 경험이었다. 강의를 준비하면서 지난 4년간의 블로그 활동을 정리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블로그 글을 통해 성장했다는 사실을 강의를 준비하며 알게 되었다. 글을 더 잘쓰게 되었다, 못쓰게 되었다를 넘어서 글을 통해 나의 생각을 표현하고 이를 잘 정리하는 힘이 생긴것 같았다.


남들에게 무언가를 준다는 경험 또한 보람있는 일이었다. 내가 가진 것을 많이 드리고 싶었다.  별거 아닌 사람이지만 그간의 나만의 노하우를 전달하는 게 의미가 있을 것이란 생각도 했었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서 하나라도 글쓰기에 적용해보셨으면 하는 마음도 컸다. 물론 듣는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에 대해 속 이야기를 다 들어본 것은 아니었지만 나에게 전달해준 수강생(?)들의 피드백은 충분히 긍정적이었다. 


내가 가진 것이 별거 없다고 생각했는데, 누군가에게 쓸모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지리산 단식원에서 나와 한 달동안 채식을 하면서 "한달살기"에 관심을 가졌다. 리산에서 읽었던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하겠는가>에서 한달동안 매일하기 프로젝트에 꽂혔던 것도 있다. 그래서 사람들과 한달동안 습관을 만드는 일을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뭘하고 싶은지 알 수 없는 사람들에게 한 달동안 내가 하는 일들을 같이 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렇게 맨 처음 시작한 게 "달리기"였다. 달리는 것을 좋아하게 된 나였기에 누군가 달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참여 한 건 아니지만 끈끈하게 달리기 모임을 유지할 수 있었다. 벌써 석달째 운영중이고 이제는 자리를 잡은 느낌이다. 누군가와 온라인상으로 함께 달리는 것이 얼마나 힘이 되는지 느끼는 요즘이다.


도전이라고 생각했던 "원서읽기"와 "걷기"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했다. 영어책을 한 번 읽어보고 싶었는데 혼자 하려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것 또한 프로젝트의 힘을 빌어 시도해보며뉴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는데, 성공적이었다. 한달만에 <미라클 모닝>을 읽을 수 있었다. 그동안 영어 책 한 권을 읽어보자 마음만 먹곤 했는데 이렇게 모임을 운영하며 사람들과 인증하면서 매일 조금씩 읽다보니 어느새 한 권을 다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벅찬 경험이었다.



물론 새로운 프로젝트는 할 때마다 사람들을 모으는 게 힘이 들긴 하다. 하지만 모이고 나서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나면 사람들과 어우러져서 각자의 습관을 만들게 되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었다. 



달리기는 계속된다.


2월에 시작한 달리기는 4월과 5월 두 번의 대회를 통해 "기록"을 남길 수 있었다. 경주 벚꽃 마라톤 대회에서는 48분에 10km를 달릴수 있었다. 힘들거라 생각했던 40분대 주파를 올 첫 대회에서 달성했다. 그리고 내친김에 하프 마라톤까지 도전했다. 하프는 하반기에나 해봐야겠다는 생각정도만 하고 있었는데, 얼떨결에 도전하게 되었다. 그리고 할 수 있을 것이란 나에 대한 믿음도 있었다.


물론, 10km와 하프는 달랐고 하프는 너무 힘들었다. 다행히 좋은 기록으로 완주할 수 있었다. 2시간 이내라는 목표도 거뜬히 달성할 수 있었다. 


달리기라는 것이 내게 어떤 의미일까라는 생각한 끝에 달리는 것은 나를 점점 더 단단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꾸준히 달리며 성취감을 느끼는 게 좋았다. 아직 즐기는 수준의 달리기라 말할 순 없지만 달리기에서 쌓은 근성이 나의 많은 부분을 바꾸고 있다.


2분기에 실패한 일들도 있었다. 세계테마기행 시청자편에 당당히 도전했지만 시원하게 물을 먹었고, 에어비앤비 작가도 지원했다가 떨어지는 아픔을 맛보았다. 만만하게 본 탓도 있었다. 조금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세상에 조금만 하면 되는 일은 없었다. 다음 기회가 있다면 열심히 최선을 다해 지원서를 작성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떨어지는 것도 견딜만 해서 다행이었다. 도전을 위한 예방주사를 제대로 맞은 걸로 생각하기로 했다. 




“당신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주변 사람 다섯 명의 평균이 바로 당신입니다”


이 말이 어떤 의미인지 많이 느끼는 요즘이다. 확실히 2분기 동안 내가 만나는 주변 다섯명이 많이 바뀌었다. 회사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는 사람들, 기존의 알에서 깨어나 새로운 나로 태어나 보려는 사람들, 그리고 꾸역꾸역 힘들지만 꾸준히 하는 사람들이 내가 주로 만나는 사람들이었고 그들 속에서 한뼘 자란 나를 발견하기도 했다.


물론 나를 너무 몰아가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아팠던 영향이 컸다. 아프니까 이런 저런 생각이 났다. 물론 아프다는 게 병원에 입원하는 수준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하루 열이 나고 또 다른 하루 두통으로 고생하면서 체력의 중요성을 느낌과 동시에 내가 얼마나 각박하게 살아왔는지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여유 또한 중요하다. 내가 이런 저런 성취를 얻어가는 것 못지 않게 여유를 갖는 것도 필요해 보였다.


결국 조화가 필요하다. 너무 몰아가는 것도 너무 여유 있는 것도 문제다. 도전과 여유를 적절히 배합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 게다가 이번 분기는 아이들과 캐나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7월 3일에 출발해서 9월 13일에 돌아온다. 낯선 곳에서 좀 더 여유를 갖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잘 챙겨볼 생각이다. 그렇게 2분기를 정리하고 3분기를 시작해보련다.









매거진의 이전글 [휴직일기] 몸에서 신호를 보냅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