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로아 랜치 투어 & 선셋 비치
노스쇼어에 와서 우리 가족은 하루만에 네개의 비치를 돌아봤다. 거북이도 보고, 절벽 다이빙도 하고, 스노클링도 했다. 완벽하진 못했지만 선셋도 봤다. 5분 거리의 비치들이었는데 모두 다 색달랐다. 하와이의 바다를 맘껏 즐긴 하루였다.
노스쇼어에서의 첫날을 그렇게 마무리 하고 다음 날 우리는 쿠알로아 랜치로 갔다.
영화 쥬라기 공원 촬영지로도 유명한 쿠알로아랜치, 이번 포스팅은 쿠알로아랜치에 대한 이야기다.
쿠알로아 랜치(Kualoa Ranch)는 오아후 섬 북동쪽에 위치한 목장이다.
이곳은 고대 하와이 사람들이 오아후 섬에서 가장 신성하게 여긴 곳이라고 한다. 옛날부터 왕족들이 역사 교육을 받고 병법을 수련한 곳이다.
옛날부터 하와이의 왕족들이 소유하고 있던 이곳은 카메하메하 3세가 역병을 치료한 미국 본토 출신의 게리트 주드 박사에게 대가로 이곳을 일부 팔면서 소유주가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왕이 후계자를 만들지 못하고 사망하자 쿠알로아 랜치의 나머지 부분들도 경매에 부쳐졌고, 주드의 자손들이 쿠알로아 랜치의 나머지 땅들을 구매하고 지금의 4000에이커 규모의 쿠알로아 랜치를 조성했다고 한다.
(참고. 위키피디아)
그렇게 개인 사유지가 된 이 목장을 사람들에게 개방하면서 자연스럽게 하와이의 유명 관광상품 중 하나가 되었다. 규모도 크고, 웅장한 자연환경을 갖춘 이곳 쿠알로아 랜치에서는 다양한 액티비티가 가능하다. 승마, ATV,보트 투어, 시크릿 아일랜드 투어 등을 이곳에서 할 수 있다.
멋진 경관을 배경으로, 다양한 영화의 촬영지로도 활용되었다. 앞에서 언급한 쥬라기 공원을 포함해서 고질라, 진주만 등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그래서 이곳에서 인기있는 액티비티 중에는 영화 촬영지에 대해 소개하는 무비투어도 있었다.
아이들이 ATV를 타고, 승마를 즐기기에 조금은 어렸기에 우리는 쿠알로아랜치에서 무비투어를 했다.
무비투어는 사전에 인터넷으로 예약했다. 우리는 여행사를 거치지 않고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약했다. 예약은 어렵지 않았다. 아래 사이트에서 진행하면 된다. 사이트에서 무비투어를 클릭하면 영어 예약사이트로 넘어간다. 예약 과정에서 영어는 그닥 어려운 영어가 아니기에 그냥 하라는 대로 하면 크게 어렵진 않았다.
http://kualoa.co/
다만 무비투어를 예약할 때 언어를 선택하는 게 있었다. 한국어 선택이 가능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국어로 설정해서 예약을 진행했다. 결과론적으로 우리 가족에겐 이 한국어 선택이 의미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한국어 투어를 선택하는 게 큰 의미는 없어보였다. 상세사항은 우리 체험에서 다시 설명할 예정이다.
가격은 택스포함해서 어른은 48.12$, 아동은 37.64$ 여서 총 171.52$이었다. 오전 중에 둘러보는 게 좋을 듯 해서 오전 10시 반으로 예약했다.
아침에 채비를 마치고 간단하게 식사를 한 후에 노스 쇼어를 따라 쿠알로아 랜치로 향했다. 가는 길에 나름 노스쇼어의 해안도로를 타고 갈 수 있었다. 우리가 전날 놀았던 4개의 비치도 지나치고, 그외에도 이름 모를 비치파크들을 지나쳐 갈 수 있었다.
이모네 민박집에서 쿠알로아랜치까지는 약 40분 정도 소요됐다. 가자마자 우리는 바우처를 보여주고 티켓을 받았다. 안내에는 꼭 예약시간 30분 전에 도착해야 한다고 해서 10시까지 허겁지겁 도착했다. 그런데 잘은 모르겠지만 굳이 서둘러서 와야 했었나 싶었다. 10시 넘어서 도착하면 바우처를 교환안해주려나?
시간이 남아 쿠알로아 랜치 주변을 구경했다.
다양한 액티비티 활동을 보여주는 안내표지판도 있었다. 아이들이 컸음 더 많은 걸 할 수 있었을텐데...
입구에서 보는 광경인데도 쿠알로아 랜치의 산들은 웅장했다.
무비투어 차를 타는 곳에는 이렇게 공룡 입을 만들어 놓은 조형물도 있었다.
10시 15분. 무비투어 예약 시간 15분 전에 차량 앞에서 우리 가족은 대기했다. 분명 예약할 때 한국어를 선택했는데 한국어 옵션은 없어 보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안내하시는 분께 한국어 가이드는 없냐고 물어봤다. 예약할 때 한국어 옵션을 선택했다고 덧붙여 말했다. 한참을 알아보시더니 30분 후에 한국어 가이드 전용 투어가 있다고 한다. 조금 짧은 코스인데 괜찮냐고 물어보길래 30분까지 기다려서 짧은 코스를 탈 필요가 있겠나 싶어서 그냥 영어로 안내해주는 차량에 탑승했다. 대충 영어는 무시하고 경치나 감상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스태프가 갑자기 우리 가족을 불렀다. 한국인 가이드가 막 투어를 마치고 도착해서 우리를 안내해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우리보고 한국인 가이드 차를 타라고 안내해줬다. 졸지에 우리는 한국어 가이드 선생님의 가이드를 받으며 우리 가족만을 위한 쿠알로아 랜치 무비투어를 경험할 수 있었다.
애매하다 싶으면 물어봐야 한다. 여행에서는 무조건!
한국어 투어를 다니면서 이걸 영어로 들었음 큰일날뻔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비투어는 꼭 영화에 대한 이야기만을 하지 않았다. 쿠알로아 랜치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부터 2차 세계대전 당시, 이곳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영어로 들었으면 이해도 어려웠을 거 같았고 아이들에게 전달하기도 어려웠을 거 같았는데 다행이었다.
조금 비용이 더 들더라도 여행사를 통해 한국어 가이드로 신청해서 가는게 나아 보였다. 우리야 요행으로 한국어 가이드가 배정되 안내받았지만 홈페이지에서 한국어 가이드 옵션을 선택하는게 어려워보였다. 가이드로부터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영어가 능숙하지 않으면 제대로 감상하기 어려울 듯 싶었다.
겉으로 보았던 쿠알로아는 안으로 들어가니 더 멋진 광경을 보여줬다. 쿠알로아에서 바라보는 바다도 멋졌고 산도 웅장했다. 목장이라 그런지 각종 열대 식물들과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무비투어이니만큼 영화 촬영지도 둘러 볼 수 있었다. 아는 영화도 있었고 모르는 영화도 있었다. 분명한건 멋진 자연공간을 배경으로 다양한 영화가 촬영됐다는 사실이다.
우리 가족 모두가 아는 쥬라기 공원 촬영지는 굉장히 낯익었다. 쥬라기 공원에서 공룡들에게 쫓기는 장면이 촬영된 장소에서 기념사진도 찍었다. 위트있게 공룡에 쫓기는 사진도 찍었다.
곳곳에 영화촬영을 기념하는 안내 표지판들도 보였다.
우리가 둘러보는 사이에 ATV를 타고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나중에 아이들이 크면 다시 와서 이곳에서 ATV를 타도 좋을 거 같았다.
한시간 조금 넘게 쿠알로아 랜치를 상냥한 안내를 받으며 돌아볼 수 있었다.
아이들도 가이드 선생님의 재밌는 안내로 지루해하지 않고 자연 경관을 보는 거 같았다.
나중에 둘째가 쿠알로아 랜치에서 보이는 모자섬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큰 아이가 그 옆에 거북이 모양의 섬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걸 보면 설명을 그냥 허투루 들은거 같진 않았다.
한국인 가이드의 상세한 설명과 환대로 너무 만족스럽게 개인 투어를 할 수 있었던 우리는 감사의 마음으로 팁을 두둑히 챙겨드리고 무비투어를 마무리 했다.
돌아오는 길에 바다를 따라 내려오는 데 바다가 너무 보기 좋아서 잠시 쉬었다가 점심을 먹으러 다시 민박집 쪽으로 향했다.
오는 길에 점심을 챙겨먹은 우리는 민박집에서 부기보드를 챙겨와 다시 노스쇼어의 비치로 향했다. 전날 간 네개 비치 중에 유일하게 바다 속을 들어가지 못했던 곳이기도 했다. 바다도 즐기고 일몰도 감상할 생각이었다.
이모님네에서 빌려온 부기보드는 생각보다 재밌었다. 아이들도 부기보드에 매달려 파도를 즐겼다. ABC 스토어에서도 싸게 팔아서 부기보드를 사서 다니는 관광객들도 많다는데, 그럴 가치가 있어보였다.
어제 하루 종일 비치에서 놀던 아이들인데 이곳 선셋비치에서도 물놀이를 즐겼다. 마치 처음 바다에 오는 아이들처럼좋아했다. 파도도 적당히 세서 아이들이 파도놀이를 하고 즐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모래도 고아서 모래를 갖고 노는 것도 즐겼다.
그렇게 해가 질때까지 아이들은 쉬지 않고 물속에서 모래밭에서 놀았다. 전날 선셋을 보며 이곳 아이들이 참 늦게까지 잘도 논다고 생각했었는데 오늘은 우리 아이들이 그렇게 놀고 있었다.
어제 못지 않게 평화로운 광경이었다. 아이들이 노는것만 봐도 배가 불렀다. 이런게 부모의 마음인건가?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신이 나서 노는 걸 보고 있으니 뭔가 내가 많은 것을 이룬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제 멋진 일몰만 보면 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역시나 하늘은 우리를 도와주지 않았다. 해가 거의 뉘엿뉘엿 넘어가려고 하는 때 갑자기 또 소나기가 내렸다. 전날보다 더 세차게 비가 내렸다. 비를 쫄딱 맞은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차로 뛰어가서 민박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정말 하와이에서 멋진 일몰을 보는 기회를 하늘은 우리에게 주지 않을 건가 보다.
그렇게 우리는 쿠알로아 랜치 투어와 선셋비치 수영으로 하와이 여행의 여섯번째 날을 마무리 했다.
벌써 로라 이모네 민박집에서 3박째다. 다음날이면 짐을 싸고 와이키키로 넘어가야 한다. 와이키키에서는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