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인애플농장 & 진주만투어
노스쇼어에서의 3박도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 늦은 오후에 도착해 다음날 노스쇼어의 비치들을 둘러봤고,
쿠알로아에서 한국인 가이드의 상세한 설명도 들었다.
그리고 짧은 기간동안 할레이바의 유명한 맛집들을 돌아다니며 햄버거와 새우 그리고 쉐이브 아이스까지 맛보았다.
여행의 마지막 숙소인 와이키키로 가기 위해 다시 짐을 정리했다. 차 트렁크에 짐을 가득 싣고 정든 민박집을 떠났다.
와이키키로 넘어가는 길에 파인애플 농장과 진주만에 들렀다. 오늘 포스팅은 그렇게 둘러본 돌 파인애플과 진주만에 대한 이야기다.
노스쇼어 근처에 파인애플 농장이 있었다. 와이키키로 가는 길인데다가 아이들에게 이곳 아이스크림을 먹여주고 싶어 들렀다.
이른 시간 나왔는데도 차도, 사람도 많았다. 유명한 관광지가 맞는 듯 싶었다. 주차를 하고 아이스크림 파는 곳으로 향했다. 아이스크림 매점 가는 길은 험난했다. 기념품 매장을 지나쳐야 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이런 저런 요구사항을 묵살한 채 아이스크림을 사러 갔다.
아이스크림은 여러종류가 있었다. 아내가 파인애플이 토핑으로 박혀있는걸 사야한다고 이미 알려 주었기에 그걸로 샀다. 양이 많은 듯 하여 우리는 사이좋게 나눠먹기로 약속하고 한개만 샀다.
우리가 시킨 건 3번 메뉴였다.
파인애플이 토핑으로 깔린 아이스크림은 상큼한 맛이었다. 파인애플도 달아서 먹기 좋았다. 하지만 아이들은 열성적으로 먹진 않았다. 전날 마츠모토의 쉐이브 아이스를 먹어서였을까? 사이좋게 나눠먹기로 하고 시킨 한 개는 정말 사이좋게 나눠먹을 수 있었다.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나니 살짝 아쉬웠다. 가는 길이라서 잠깐 들르긴 했지만 그냥 아이스크림만 먹고 갈 순 없었다. 아이들에게 농장 투어를 시켜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기차를 타고 한바퀴 둘러보는 코스가 있어서 이걸 이용했다.
기차는 어른은 11불 아이들은 9불이었다.
매표소에서 티켓을 사고 한참을 기다려서 기차를 탈 수 있었다. 기차를 타기 직전 기념 사진도 찍었다. 기념 사진을 팔기 위해 찍는 사진이었다. 물론 한 장 한 장 찍어주느라 탑승하는 데 더 시간도 걸렸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짜증을 내진 않았다. 관광지여서 그런가?
기차를 타고 파인애플 농장을 한바퀴 둘러봤다. 파인애플 뿐 아니라 다양한 과일나무 및 식물들을 볼 수 있었다. 중간 중간 기차에서 설명이 나왔다. 영어로 설명해서 100% 이해하진 못했지만 표지판과 말로 대충 짐작할 순 있었다. 다행히 아이들은 설명에 그닥 관심이 없어서 내가 통역해주지 않아도 됐다.
기차는 생각보다 오래 탔다. 한바퀴 쭉 둘러보는데 거의 30분 정도 시간이 걸렸던 거 같다.(정확한 시간은 기억이 잘 안난다)
아이들과 기념 사진도 찍었다. 사진을 재밌게 찍을 수 있도록 만든 조형물들이 있어 그곳에서 찍었다.
대형 파인애플 조형물과도 한 컷
돌 파인애플 농장 투어를 간단히 마치고 진주만으로 향했다. 역시 와이키키로 향하는 길이었다. 2차 세계대전의 역사도 공부할 겸 둘러보는 것이 의미가 있어 보였다.
진주만으로 내려오면서 날이 더워지기 시작했다. 노스쇼어는 초여름 날씨였는데 점점 와이키키로 가까워지면서 햇살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아이들도 더워하는 눈치였다. 조금 힘들어했다. 진주만 투어 전에 아이들에게 시원한 물을 사 먹이고 더위를 식혀야 했다.
이곳에서 USS 애리조나 메모리얼 투어에 참여했다. 별도의 비용이 없는 투어다. 대신 시간별로 인원에 제한이 있었다. 그래서 티켓을 받을 때 입장 시간을 배정받아야 했다. 다행히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우리는 곧장 시작하는 티켓을 받았다. 15분도 채 기다리지 않았다.
가기 전에 오디오 가이드가 있어 대여를 했다. 한국어 서비스가 있어서 아이들에게 주었다. 어른들도 필요했지만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서 아이들만 듣는걸로.
진주만 투어를 시작하기에 앞서 간단한 설명을 들었다. 전체 투어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거 같았다.
그리고 간단한 다큐멘터리를 봤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진주만에 침공한 이야기며, USS 애리조나호에 대한 이야기였다. 비디오 내용은 오디오 가이드에서 한국어로 들을 수 있었다. 아이들도 곧잘 보았다. 오디오 가이드가 없는 나는 졸았지만.
다큐멘터리를 보고 우리는 보트를 탔다. 그리고 애리조나 메모리얼과 애리조나호 주변을 둘러봤다.
미주리호도 곁에서 볼 수 있었다. 군함은 역시 거대했다.
그렇게 보트로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보트에 내려서는 자유롭게 돌아다녔다. 우리도 진주만 이곳 저곳을 둘러봤다. 오디오 가이드에서 몇몇에 대해서 설명해주어서 아이들도 열심히 찾아다니며 설명을 들었다. 제대로 알아들었는지는 확인해보지 않았다.
진주만 투어를 하는 동안 신기한 게 하나 있었다. 일본인들은 한명도 볼 수 없었던 것. 사실 하와이는 일본 관광객들이 꽤 많다. 식당은 일본어 메뉴가 항상 있었다. 그런데 이곳엔 일본인이 없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었다. 아무래도 자기네들이 저지른 일이었기에 오기 힘들었을 것 같다. 일본인들이 꼭 이곳에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들이 저지른 전쟁으로 인해 피해를 본 것들에 대해서 그들도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이런데도 오면서 반성도 했으면 좋겠다.
하와이의 유명한 관광지 두곳은 생각보다 인상적이진 않았다.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는 우리에게 전형적인 관광지다운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진주만은 아이들이 보기에는 너무 어렵고 무거운 주제이기도 했다.
우리야 어짜피 가는 길에 들른거긴 하지만 멀리서 온다면 굳이 추천하고 싶진 않았다.
그래도 하와이에서 유명한 곳들을 한번 가봤다는 데 의의를 두는 걸로!
이제 와이키키로 들어간다. 노스쇼어에서 와이키키로 들어가다보니 점점 차도 많아지고 도로도 복잡해졌다. 운전하면서 긴장을 하면서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시골에서 놀다가 서울로 상경한 기분이랄까? 와이키키에서의 일정이 기대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