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을 하고 이런 저런 모임을 통해 사람들을 만났다. 덕분에 휴직이라는 기간 동안 외롭지 않게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지금, 나에게 큰 버팀목이 되고 있는 것도 이런 모임에서 만난 사람들이다. 비록 온라인 상으로 주로 만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상황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최근 나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모임이 몇 개 있다. 작년 초 <자기혁명캠프>라는 자기계발 프로그램을 함께 들었던 동기들과의 모임이 그 첫 번째다. 함께 프로그램을 들은지 벌써 1년도 넘었지만 서로 온라인으로 대화를 주고 받으며 그때의 열정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달리기를 하며 알게 된 <내첫풀>모임 또한 내 삶에 많은 영향을 주는 모임이다. 이 모임을 통해 지쳤던 에너지를 한껏 끌어올릴 수 있었다. 달리기가 주는 인생의 교훈도 얻을 수 있었다. "힘들기 전에 쉬어라", "앞 사람을 따라잡으려 하기 보다는 놓아줘라"와 같은 달리기를 할 때 유의해야 할 것들은 인생에서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가치있는" 이야기였다. 그 외에도 최근 신정철 작가가 만든 성장판 소모임인 GC클럽, 리빙리를 통해 알게 된 오디오클립 모임 등도 나의 삶에 영향을 주는 모임들이다.
다양한 모임에 참여하다보니 모임들마다의 개성이 보였다. 그리고 그 속에서 다양한 내가 보였고 덕분에 나의 “영역”이 확장되는 게 보였다. 그리고 모임을 나의 성장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서는 몇 가지 유념해야 할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신입 시절, "계란을 담을 때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은행 영업점에서 근무했던 나에게 선배들이 강조했던 말이었다. 이 말은 분산 투자를 해야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는 말로, 고객에게 상품을 팔 때도 꼭 유의해야 한다고 선배들은 설명했다.
몰빵은 위험하다고!
다양한 모임에 참여하다보니, 모임에도 이 말이 유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 바구니의 모임에 몰빵하기 보다는 다양한 바구니의 모임에 참여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이것은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을 회피하는 것과는 맥락이 다르다. 투자에 있어 한 바구니에 계란을 담지 않는 것이 위험을 분산시키는 것을 위한 것이라면, 모임에 있어 계란을 다양한 바구니에 담는 것은 나의 경험을 다양한 방면으로 확대 시키기 위함이다. 스티브 잡스가 말했던 것과 같이 다양한 곳에 점을 찍는 것이 나를 확장하기 위해 필요하다.
다양한 모임을 참여하기 위해, 성향이 다른 리더의 모임을 찾아가 보는 게 중요하다. 리더가 추구하는 가치관에 따라 모임의 성격이 많이 달라진다. 부동산 투자 전문가가 운영하는 모임과 독서 전문가의 모임은 결이 다를 수 밖에 없다. 모임을 찾을 때 매체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나의 경우 블로그/카페를 통해 결성된 모임에도 참여해보고, 페이스북을 통해 만들어진 모임도 참여해봤는데, 모임의 성격이 조금 다른 게 느껴졌다. 물론 블로그 이웃과 페이스북 친구가 겹치지 않았던 것도 이유겠지만 매체의 특성도 적지않게 영향을 준 듯 했다.
좋은 모임에 참여한다고 해서 그게 내게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지난 1월부터 나는 신정철 작가가 운영하는 GC클럽에 참여했다. 이 모임은 SNS 활동을 통해 퍼스널 브랜드를 키우고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성장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는데, 당시 내게 꼭 필요한 모임이라 생각됐다. 쭉 글을 써오던 나에게 퍼스널 브랜드를 키우는 것이 시급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큰 기대감으로 시작했지만 애석하게도 나는 이런 저런 이유로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했다. 매주 해야 하는 루틴 미션도 열심히 하지 못했고, 온라인 미팅에도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참여하지 못했다. 12주 동안 진행된 모임이었는데 생각보다 내가 얻은 게 별로 없어 보였다. 다른 참여자들의 성과물을 보면서 부러운 마음만 들 뿐이었다.
고민 끝에 2기 활동에 다시 참여하게 된 것은 아쉬움 때문이었다. 내가 조금 더 열심히 했더라면 얻을 수 있는 게 많았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하니 한 번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이 속에서 나의 에너지를 잘 쏟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임에서 많은 것을 얻기 위해서 단순히 참여하는 것을 넘어 에너지를 "잘" 쏟아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애매하게 발만 걸쳐 놓을 뿐 끌려다니기만 한다면 모임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괜한 스트레스만 받을 뿐...
물론 과유불급은 경계해야 할 일이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고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모임의 "흡혈귀"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모임이 자기의 성장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에 내가 얻을 것만 취하는 얌체 참여자가 되면 안된다. 가진 것이 작더라도 내가 가진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는 사람이 될 필요가 있다.
모임 흡혈귀가 되지 않는 가장 쉽고 명확한 방법은 “응원”이다. 모임에 참여한 다른 사람들을 열심히 응원하는 것만으로도 흡혈귀가 되지 않을 수 있다. 물론, 당연한 말이겠지만 응원은 진심을 담아 해야 한다. 그냥 “좋아요”라고 영혼없이 응원하는 것은 상대방도 다 느낄 수 있다. 응원하는 본인도 불편할테고.
지난 일요일 <내첫풀> 마라톤 멤버들과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상암 공원에서 달리기를 했다. 함께 공원 3바퀴, 약 18km를 뛰었다. 사람들과 함께 달리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이런 저런 사람들을 알게 되어서 그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고마웠다. 그리고 나 또한 누군가에게 더욱 베풀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혼자서 생각해 보았다.
모임이 없었다면 꾸준히 글을 쓸 수 있었을까?
SNS에서 다양한 친구를 만날 수 있었을까?
꾸준히 달리는 사람이 될 수 있었을까?
여러모로 이런 저런 모임이 고마운 요즘이다. 많은 사람들과 요즘 같은 상황에 관계를 맺으며 서로 응원할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