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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호진 Apr 22. 2020

자전거를 타며 배운 세 가지 성장 팁

일요일마다 자전거를 탑니다.


몇 주 전 초등학교 5학년인 큰 아이가 친구네 아버지와(당연히 친구도 함께) 한강에 나가 자전거를 타고 왔다. 아이는 반포대교까지 가서 잠수교를 건너 여의도를 거쳐 집까지 약 20km를 타고 왔다고 했다. 평지 구간이긴 하지만 꽤 멀리까지 다녀와서 놀라웠다. 하지만 아이는 지쳐 보이지 않았다. 코로나로 답답했는지 간만의 외출로 한껏 신이 난 듯했다. 둘째도 따라가고 싶어 했고, 결국 우리 삼부자는 그 후로 매주 일요일마다 한강에 나가 자전거를 타게 됐다. 아이에게 첫 경험을 안겨준 친구네 부자와 함께.


갓 초등학생이 된 둘째도 형들의 꽁무니에 붙어 신나게  자전거를 탔다. 오히려 내가 아이들을 따라다니느라 고생해야 했다. 다 타고나서 다리가 풀려 버릴 정도로.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일상의 사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자전거를 통해 배운 성장 Tip 세 가지


자전거를 타며 자전거와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것들 사이에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속에서 재미난 세 가지를 발견했다.


1. 재미있어야 한다


아이들은 자전거를 탈 때마다 20km 정도의 거리를 달렸다. 큰 아이는 몰라도, 아직 초등학교 1학년인 둘째 아이에게는 상당히 버거운 거리였다. 솔직히 아이가 그리 자전거를 탈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적당히 갔다가 돌아오면 되겠거니 싶었다. 하지만 나의 예상을 깨고 둘째는 씽씽 자전거를 타고 형들을 쫓아갔다. 네 살 많은 형들과 같은 거리를 소화하고도 아이는 쌩쌩했다. 평상시 조금만 걸어도 힘들다 투정을 부리는 아이 었는데, 아이는 확실히 자전거를 탈 때 달랐다.


이유는 하나였다. 재미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힘은 들었지만 지금 한참 즐기는 자전거였기에 힘든 줄 모르고 자전거를 탈 수 있었다. 자전거를 그리 타고 나서도 에너지가 남아도는지, 놀이터에 나가 놀겠다고 하는 아이 었으니. 아이를 보며 지치지 않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라는 것을 느꼈다. 나를 가꾸고 성장하는 일도 오랫동안 계속해서 하기 위해서는  "재미"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 버티는 동안 힘이 빠지지 않을 테니까.


문제는 나를 가꾸고 성장하는 일은 보통 하는 순간에는 힘들고 어렵다는 점이다. 책을 읽는 일도, 글을 쓰는 일도, 운동하는 일도 물론 그것을 즐길 수만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힘들지만 미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재미를 좇으라고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재미없는 일일지라도 재미있는 순간이 종종 있다. 책을 읽다 뇌를 때리는 문장을 만났을 때, 달리기를 할 때 도파민의 분출을 느낄 때, 새벽에 일어나 상쾌한 기분을 느낄 때, 그럴 때가 아주 가끔씩 (자주면 좋겠지만 생각보다 자주 오진 않는다) 찾아온다. 그럴 때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재미를 느끼게 된다. 그 순간을 기록하고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재미를 느끼는 순간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다시 그 순간이 오는 것을 기대하게 되고, 그 일 자체를 재미있는 것으로 포장할 수도 있으니까.


지금의 희생이 미래를 위한 것이라면, 미래의 나의 이미지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그려보는 것도 일의 재미를 느끼게 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미래의 내가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는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떨리지 않을까? 그렇다면 지금의 하는 일이 적어도 너무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것은 아니지 않을까?


2. 하다 보면 관성이 생긴다


자전거는 오토바이나 자동차와 달리 내가 페달을 밟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전기자전거라 할 지라도 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운전자가 페달을 밟아야 한다. 결과를 내기 위해서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 자기 계발 또한 마찬가지다. 움직여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게 당연하다. 그 속에서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게 필요하다. 무조건 힘을 쥐어짠다고 다가 아니다. 기어를 조절하며 힘을 조절하듯이 자기 계발 또한 내 페이스를 조절해야 한다.


이때 활용해야 하는 것이 바로 "관성"이다.


자전거 페달을 밟다 보면 페달이 쉽게 돌아갈 때가 있다. 기어를 바꾼 것도 아니고, 내리막길도 아닌데 말이다. 몸에 관성이 붙어서 페달을 돌리는 게 쉽게 느껴지며 그 일이 자연스러워진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에너지를 쓰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효율적으로 힘을 쓰게 된다.


성장을 위해 나를 가꾸고 새로운 루틴을 만들어 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하다 보면 쉬워지는 게 느껴진다. 책을 읽는 것도 달리기를 하는 것도, 또 가장 힘들다는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점점 익숙해진다. 예전에 비해 편안하게 느껴진다. 이런 것이 바로 성장의 관성의 법칙이라 할 수 있다. 자전거 페달처럼.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힘이 든다는 것은 맹점이긴 하다. 하지만 쉬워졌다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3. 멈춰서는 안 된다.


  자전거를 처음으로 아이에게 가르칠 때의 일이다. 나는 뒤에서 자전거를 잡아 주며 아이에게 멈추면  된다고 말했다. 페달을 밟고 계속 움직여야 균형을 잡고 나갈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야 넘어지지 않고 달리게 된다. 자기 계발을 위한 성장 또한 멈추면  된다. 멈추면 결국 넘어지게 되고 쓰러질 수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이때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자전거를 탈 때 멈춘다는 것이 페달을 밟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자전거를 타다 보면 페달을 밟지 않아도 자전거가 앞으로 나갈 때가 있다. 이미 나가는 속도가 있기에 그 추진력으로 계속 나가게 된다. 속도가 떨어질 때쯤 다시 페달을 밟으면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성장을 위해 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멈추지 말라는 이야기가 하루도 빼먹지 않고 매일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때로는 쉬어도 된다. 다만 자전거가 멈추는 상황처럼 고꾸라지지만 않으면 되는 것이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 저자인 제임스 클리어는 습관을 만들 때 하루는 쉬워도 된다고 말하며 이틀을 쉬면 안 된다고 언급했다. 이는 습관이 무너지지 않는 선이라면 하루 이틀 정도는 빼먹어도 된다는 의미다. 물론 하루만 쉬어야 한다고 또는 이틀이면 충분하다고 딱 잘라 말할 순 없겠지만 그동안 내가 지켜왔던 것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만 있다면 며칠 거르는 게 큰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이 나를 멈추게 하지 않을 정도의 휴식이라면 오히려 추진력을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닐까?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 저자는 매일 1%씩 1년 동안 성장하면 37배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맨 처음 이 내용을 읽으며 코웃음을 쳤다. 성장이 매출액처럼 수치로 측정될 수 있는 간단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김민식 PD님의 강의를 듣고 그에게 이 말에 대해 물어봤다. 같은 내용이 그의 책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에도 나와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나의 이야기에 공감하면서, 중요한 것은 37배냐, 36배냐가 아니라 그렇게 조금씩 노력하면서 내가 우상향   있다고 믿는 것이라고 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얼마만큼 성장하느냐 보다는 꾸준히 성장하려고 노력하고 그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자전거를 타는 것처럼 개인의 성장이 쉬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계속 성장할  있을 만큼 내가 단단한 건지 의심이  때도 많다. 하지만 자전거를 타며 얻었던  가지를 우리네 성장에 적용한다면 내가 계속 우상향 한다는 믿음을 오랫동안 유지할  있지 않을까 싶다. 그것이 나에 대한 의심을 조금은 지울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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