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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커피 좀 마셔볼까나?

by 최호진

얼마 전 <나혼자 산다>라는 프로그램 송승헌 씨 편을 우연히 보게 됐어요. 꽤 오랜만에 TV에 나오시는 거 같던데, 여전히 젊고 멋지시더라고요. 연예인의 생명은 철저한 자기관리구나 싶었어요. 송승헌 씨는 촬영을 위해 제주에서 지낸다고 하셨는데요. 그 속에서 지내는 모습 또한 영화 같았어요. 뭐든 외모가 중요한 세상이구나 싶었죠.


그가 커피를 직접 내려 마시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는데요. 바다를 보며 마시는 커피는 더 특별할 것 같았어요. 최근들어 여행을 하고 바다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는데 그 마음에 불을 지르시더라고요.


하지만 그가 커피를 내리는 과정은 꽤나 힘들어 보였는데요.


<나혼자 산다> 참조


힘들게 커피를 만드는 과정이 <나혼자 산다>에 자세히 나왔어요. 덕분에 집에서 내려먹는 드립 커피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더불어 커피를 내리는 추출법도 공부하게 됐고요. 그래서 이를 좀 풀어봤습니다.



에스프레소 머신 VS 드립 커피


커피를 추출하는 것을 영어로는 Brewing이라고 하는데요. 양조장, 맥주 만드는 일에 익숙한 단어였는데, 커피를 추출할 때도 쓰는 말이라고 하더라고요. 반갑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어요. 뭔가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싶어 더 조사해 볼까 하다 말았네요. (나중에 꼭 알아보고 글로 남길게요.)


커피의 맛을 결정할 때에는 좋은 원두를 쓰고, 로스팅을 잘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커피를 추출하는 Brewing도 꽤 중요하다고 들었는데요. 커피를 우려내는 가장 마지막 단계이니만큼 맛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순간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커피를 추출하는 방법이 꽤나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제가 세세한 것까지 다 알아보기에는 너무 힘이 들고 큰 의미도 없을 듯 싶어 가장 많이 활용되는 에스프레소 머신을 활용한 추출법과 핸드 드립 추출법에 대해서만 세세하게 알아봤어요. 그 냐용을 간단히 정리해 드릴게요.


1. 에스프레소 머신


흔히들 커피 전문점에서 아메리카노를 마실 때 바리스타가 기계에서 커피를 내려주곤 하는데요. 이렇게 기계에서 커피를 내리는 방식을 에스프레소 머신을 활용한 커피 추출 방법이라고 해요.



에스프레소espresso라는 말은 이탈리아어로 '고속의', '빠른'의 뜻을 지닌 형용사라고 하는데요. 대기압의 9~15배의 강한 압력을 가해 고속으로 빠르게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을 말해요. 20세기 초반 이탈리아 밀라노 지역에서 개발되었고, 1940년대 중반 기계가 개발되어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의 에스프레소 커피가 제조되기 시작되었다고 하네요.


빠르고 강하게 커피를 짜내는 방식이라서 맛이 강하고 깊은 맛이 나는 반면, 카페인의 함유량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고 하는데요. 보통은 여러 원두를 섞는 "블렌딩"을 활용한다고 하는데요. 한편 에스프레소는 고농축 커피라 진한 편인데요. 이를 물에 섞어 묽게 마시는 게 아메리카노예요. 아메리카노의 어원에는 여러 설이 있는데요. 그 중 하나로, 2차 대전 중 유럽의 바리스타들이 미군들이 먹기 좋도록 발명해서 아메리카노라는 말이 나왔다고도 하더라고요.


2. 핸드 드립커피


드립을 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늘어 놓을 이런 말을 많이 쓰는데요. 이는 애드립의 변형된 말이라고 해요. 부정적인 뉘앙스를 갖는 즉흥적인 말이라고 하는데요. 처음 드립 커피라는 단어를 접했을 갑자기 단어가 생각났어요. 이것도 무리수를 둔 드립일까요?


드립 커피에서의 드립은 다른 뜻이었는데요. 물방울을 뜻한다고 하네요. 물이 뚝뚝 떨어지는 것을 일컫는다고 해요. 드립 커피는 드리퍼 위에 여과지를 놓고 물을 천천히 부어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인데요. 필터를 거쳐 물방울이 뚝뚝 떨어져서 커피가 나온다고 해서 드립 커피라고 표현하더라요.


커피를 내리는 방식은 간단해요. <나혼자 산다>에서 송승헌 씨가 보여주기도 했는데요. 로스팅 된 커피 콩을 사와서 그것을 그라인더라는 기구로 갈아낸 후 여과지를 끼워 넣은 드리퍼를 올려놓고 원두가루를 채워 넣은 후에 물을 살짝 부어가면 끝인데요. 과정은 간단한데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 될 수 있다 게 맹점이예요.


원두의 종류와 로스팅을 얼마나 "잘"했느냐도 맛을 결정하는 데 중요하지만 드립커피의 경우 원두를 갈아서 분쇄하는 것도 (그라인딩이라고 하더라고요) 맛에 영향을 준다고 하네요. 그래서 균질하게 그라인딩 하는 것도 중요한데요. 물론 집에서 그라인딩 기계까지 사서 가는 분이 많지는 않겠지만 커피의 맛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이라면 어떻게 가느냐도 잘 고민해야 합니다. 커피의 맛을 잘 내기 위해서는 원두를 동일한 크기의 입자로 갈아내는 게 중요한데요. 그래서 좋은 기계로 그라인딩 하는게 중요하다네요.


한편 입자의 굵기가 맛에 영향을 주는데요. 너무 잘게 갈면 쓴맛이 더 강해지고, 너무 굵게 갈아 놓으면 신맛이 강해진다고 하니 이 점에 유의하면 좋을 것 같아요.


물을 잘 붓는 것도 커피 맛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데요.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물"을 "적당한 온도"를 유지하며 붓는 것이라고 해요. 물은 생수면 충분한 것 같은데요. 미네랄이 함유된 물은 좋지 않다고 하네요. 미네랄 성분이 산미를 중화시킨다고 하더라고요. 물의 온도도 중요한데요. 물의 온도는 90~95도 정도가 적당하다네요. 이 때 중요한 것은 물의 온도가 떨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해요. 드립 커피의 경우 3분 정도 소요되는데 이 사이 물의 온도를 떨어뜨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하네요. 식은 물을 부어 커피를 내릴 경우 맛이 확 달라진다고 하더라고요.


드립커피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여과지인데요. 여과지를 통해 커피의 기름 성분이 걸러진다고 하더라고요. 이것이 드립커피 맛에 영향을 끼치는데요. 기름 성분이 걸러지지 않고 추출되는 에스프레소 커피에 비해 좀 더 담백한 맛이 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물론 여과지 하나만으로 맛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한편 드립커피의 여과지는 물과 직접 닿는 부분이라 선택을 잘 해야 하는데요.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염소 표백을 한 제품이나 접착제를 쓴 것은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드립커피는 커피를 내리는 사람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데요. 물을 어떻게 붓느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데요. 이에 정답은 따로 없는 듯 싶어요. 각자의 취향대로 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커피를 업으로 삼으시는 분들이야 그렇게 하면 안되겠지만 말이죠.



그렇다면 콜드브루는 뭔가요?


최근 여름철이 되면서 콜드브루 음료가 눈에 많이 띄던데요. 콜드브루는 또 다른 형태의 커피 추출 방법인데요. 말 그대로 차갑게 커피를 내린 것이라고 보면 돼요. 10시간 넘게 커피를 우려내는 방식이라고 해요. 오랜 시간동안 추출하기에 특유의 부드러운 맛이 있지만 원두마다의 차이를 느끼기는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바리스타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커피라는 말도 있어요. 오랜 기간 커피를 추출했기 때문에 다른 것에 비해 카페인 함유량이 적다는 것도 특이점이고요.


더치커피 또한 차가운 물로 오랜 시간 커피를 추출하는 방법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인 콜드브루와 더치커피를 구분하는데요. 차이는 있지만 큰 범주에서는 콜드브루의 한 종류라고 보는 게 맞는 것 같아요.!더 깊게 들어가면 너무 복잡해지므로 이것도 필요하다면 다음에 더 정리해볼게요.




"음미하다"라는 말이 있는데요. 이 말이 맛의 본질을 잘 나타내는 말이 아닐까 생각해요. 음미하다는 말은 오감으로 맛을 느낀다는 느낌의 말인데요. 단순히 혀로만 느끼는 게 아닌 코로 냄새를 맡고 촉각으로 느끼는 게 바로 맛을 음미하는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커피도 그런거 같아요. 알면 알 수록 커피는 다양한 감각으로 사람들의 오감을 자극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래서 더 다양한 방식으로 커피를 맛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좋은 커피를 더 많이 경험해 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드립 커피에 대한 조사를 하면서 드립 커피의 대가가 만든 커피를 직접 맛보면 어떻게 맛이 다를까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런 것을 경험해야 내게 맞는 커피의 맛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 같았고요.


커피 공부가 아직은 먼 길인 것 같긴 하지만 커피를 바라보는 제 눈을 확실히 넓혀주는 것 같아 재밌네요. 저처럼 커피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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