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없이 하루를 시작할 수 없네요.
정확하진 않지만 고등학교 3학년 때 쯤이었어요. 처음으로 커피를 경험한 게. 수험생시절 하루 한 두잔씩 달달한 맥심 커피를 마셨어요. 그 때의 커피 맛은 정말 신비로웠어요. 단 맛이 일품이었죠. 맛만 좋았던 게 아니었죠. 죽어 있던 기운이 살아나는 듯 했어요. 잠도 깨서 좋았고요.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커피여서 그런지 잠을 쫓는 데 확실히 효과가 있었어요. 그때부터였어요. 커피는 언제나 제 옆에 붙어다니는 친구 같은 존재였죠.
이제는 친구 이상이에요. 커피가 없으면 일상에 지장이 생겨요.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하루를 제대로 시작하기 어렵죠. 행여나 커피를 못 마시고 하루를 시작할 때면 뇌가 정지된 기분도 들더라고요. 그래봤자 하루 두 잔 정도 마시는 수준의, 커피 애호가에 비하면 꼬맹이 커피 드링커지만 커피가 제 삶에 큰 영향을 주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이 정도라도 중독이라 볼 수 있을까요?
카페인이라는 말, 많이들 들어보셨을 거에요. 카페인의 어원은 커피에서 비롯되었다고 해요. 커피를 뜻하는 말에 알칼로이드(amine)물질을 뜻하는 ine가 붙어 만들어진 말이 카페인(caffeine)이라고 하는데요. 카페인은 1819년 독일의 과학자 룽게에 의해 발견되었다고 하더라고요. 그의 친구인 대문호 괴테가 커피콩을 그에게 선물하면서 '여기에 있는 성분을 분석해서 왜 커피가 사람들을 깨우는 효과가 있는지 알려달라'고 부탁한 게 그 시작이었대요. 룽게는 친구의 부탁으로 커피 콩에 있는 성분을 분석하였고, 이를 카페바제(Kaffebase)라고 불렀는데 비슷한 시기 다른 과학자들이 동일한 성분을 카페인이라고 명명해 널리 정착시키는 바람에 카페인이 고유명사처럼 불려졌다고 하더라고요. 후에 카페인이라는 명칭을 쓴 과학자들도 룽게의 발견이 최초였다고 인정했다고 하고요. 명칭은 다른 사람들이 갖고 왔지만 괴테의 부탁으로 카페인 성분이 발견된 것은 재미난 사실이었는데요. (나무위키 참조)
커피 속 성분인 카페인이 잠을 깨우는 것은 아데노신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요. 피로가 쌓이면 아데노신이 만들어 지는데요. 아데노신은 아데노신 수용체와 결합해 신경세포 활동을 둔화시켜 졸음을 유발시킨다고 해요. 카페인은 아데노신과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는데요. 커피를 마시게 되면 아데노신 수용체에 아데노신 대신 카페인이 들러 붙게 된다고 해요. 덕분에 아데노신은 활성화 되지 못하고 뇌에 둥둥 떠다니게 되는데요. 이런 과정 덕분에 잠이 깨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하더라고요. 요컨대 카페인은 피로물질인 아데노신을 억제함으로써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든다고 해요.
게다가 카페인은 도파민의 분비를 활성화 시키기도 하는데요. 도파민은 무언가를 성취했을 때 나오는 쾌감과 관련한 호르몬인데요. 커피를 마시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도 이런 영향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이런 점에서 보면 몸의 에너지를 살아나게 하는데 있어 카페인은 분명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킨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러니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문제는 이것이 중독으로 이어질 때 발생하게 되죠.
카페인 성분 또한 담배나 약물처럼 중독성이 강하다고하던데요. 이것 또한 호르몬의 영향 때문이라고 하네요.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카페인은 아데노신 대신 아데노신 수용체에 붙어서 아데노신의 활동을 억제하는데요. 카페인을 섭취해 아데노신 수용체에 결합하면 할 수록 인간의 몸은 더 많은 아데노신 수용체를 만들어 낸다고 하더라고요. 균형을 잡기 위한 몸의 반응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남은 아데노신 수용체는 아데노신과 결합해 피로감을 줄 수밖에 없을 텐데요. 이는 피로 회복을 위해 더 많은 카페인을 필요하게 만들고 자연스레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사람의 체질에 따라 일부 반응이 다르겠지만, 커피를 아무리 마셔도 잠이 깨지 않는 습관적인 커피 드링커는 이런 몸속의 중독 작용에 대해 점검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다행히 카페인의 중독은 담배나 마약의 그것에 비해 강하진 않다고 하던데요. 2주 정도만 잘 참아도 중독으로 인한 금단현상을 막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게다가 굳이 끊을 필요도 없다고 하더라고요. 끊기 보다는 적절하게 섭취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인데요. 반가운 소식은 커피의 카페인 함유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는 점이예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고하는 성인의 카페인 일일 섭취 기준량은 400mg 이하라고 하던데요. 2018년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내 주요 커피전문점에서 파는 아메리카노 한 잔(평균 303mL)에 들어 있는 카페인은 평균 136mg이라고 하던데, 하루에 두 잔 정도의 커피라면 충분히 권장할만한 수치인 것 같더라고요.
다만 커피 외에 콜라나 에너지 음료, 차 등에서도 카페인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던데요. 특히 에너지 음료는 카페인 성분이 160~200mg 정도 된다고 하니 이 점을 참조해서 카페인 섭취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어요.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해요. (그래도 카페인이 아예 없지는 않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대로 적정량의 카페인이 몸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참조해서 조금씩 커피를 섭취하는 게 더 나을 것 같기도 하네요. 카페인 없는 커피는 뭔가 앙꼬 없는 찐빵 같아 아쉽거든요. 물론 임산부나 청소년은 예외겠지만요.
졸릴 때 커피에 의존하지 말고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해요. 물론 세상사가 힘들어 휴식도 내 맘대로 취할 수 없는 형편인 분들도 많겠지만 커피로 피로를 쫓아내는 게 장기적으로는 좋지 않으니 꼭 충분한 휴식을 취해주세요. 그래야 카페인 중독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어요. 커피 대신 물을 많이 마시면서 몸 속에 수분을 보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요.
커피에 대해 공부하다보니 호르몬까지 오게 됐는데요. 공부를 하다보니 하루 두 잔 정도만 마시는 저는 아직은 카페인 중독 수준은 아닌 듯 해서 안심할 수도 있었네요. 과유불급을 맘 속에 새기며 살고 있는데요. 일상에서든 직장에서든 어디서든 과하면 탈이 나던데요. 커피도 마찬가지네요. 커피도 과하지 않게 즐기며 마시면 좋을 것 같네요.
너무 의지하지는 말되, 커피가 주는 이로움을 누리면서 살아가는 것도 커피를 즐기는 건강한 방법이 아닐까요?
슬기로운 커피생활 하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