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오헤 샌드바 일일 투어
여행의 8일이 지났다. 세번째 숙소인 와이키키에서도 벌써 2박을 했다. 시간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기분이다.
여행 8일차였던 전날은 빡세게(?) 돌아다녔다. 아침 5시 반에 기상해서 하나우마 베이에도 다녀오고, 카일루아 비치도 다녀왔다.
저녁에는 힐튼 하와이안 빌리지에서 하는 불꽃놀이도 구경했다.
누구 말마따나 야무지게 하와이를 훑고 있다. 구석구석을 이미 다 본 듯한 느낌이겠지만 아직 하와이 여행의 재미난 일정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번 포스팅은 그 재미난 일정 중 하나다. 바다 거북이와 함께 스노클링을 한 이야기다.
카네오헤 샌드바에 다녀온 이야기다.
여행을 준비하며 아내가 사온 “오! 마이 하와이” 책을 보면서 눈에 끌리는 스팟이 있었다. 카네오헤 베이 & 샌드바 라는 곳이었다. 설명에 따르면 하와이 최대의 산호초가 펼쳐져 있으며 ‘하와이의 몰디브’라는 샌드바도 만날수 있다고 한다. 바다위에 조그만 모래섬 위에서 걸으며 노는 것이 뭔가 이색적인 경험이 될 거 같았다. 책속의 풍경이 너무 예뻐 보였다.
제대로 된 스노클링을 할 수 있을 거 같은 기대감도 있었다. 산호초의 멋진 풍경은 10년전 몰디브가 다인데 여긴 좀 달라보였다. 게다가 바다거북이의 서식지로 유명하다니. 이번 하와이 여행 버킷 리스트 중 하나인 바다거북인이와 수영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와이 카네오헤 샌드바 투어 상품은 여러 여행사에서 파는 듯 했다. 대부분이 오전에 배를 타고 가서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프로그램인 듯 했다.
우리는 그 중 캡틴밥 피크닉 세일링 투어로 예약했다. 포하&폴 까페를 통해 알게 됐는데, 까페 메뉴 중 알로 하와이 메뉴에서 예약을 했다.
바우처는 와이키키에 있는 여행사 사무실에서 직접 수령했다. 다행히 숙소와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바우처 수령이 어렵지 않았다. 게다가 오! 마이 하와이에서 이곳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스타벅스 5$ 쿠폰도 있었기에 기꺼이 찾아가야 했다.
결제는 예약금을 제외하고는 여행사에서 현찰로 지불했다. 가격은 어른은 인당 124불 아이들은 인당 106불이었다. 총 460불이었다. 나름 비싼 투어였다.
배를 타는 선착장은 와이키키에서 4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다. 숙소 근처의 T 갤러리아 앞에서 투어 픽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아침 9시 정도에 수영복으로 차려입고 버스를 기다렸다가 탔다.
이 근처에 여러 여행 상품의 픽업서비스가 진행되어 조금은 걱정이 됐다. 우리를 찾지 못하고 그냥 갈까봐.
다행히 픽업 버스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누가봐도 캡틴밥 투어 사람들인지 인지할 수 있게 투어 티셔츠를 입고 안내해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게다가 탑승자 명단을 이미 가지고 있어 예약자가 다 탈 때까지 기다려주는 듯 했다.
버스에 타자마자 잠이 들어버렸다. 전날 너무 무리한 탓인 듯 했다. 게다가 하와이에서 처음으로 남이 운전하는 차를 타서 더 편하게 느꼈나보다. 일어나 보니 선착장에 도착해 있었다. 거기가 어딘지도 모른 채 일어나 짐을 챙겨 배를 타러 갔다.
날씨가 화창하지 않아서 조금은 아쉬웠지만 뭔가 세일링 투어라는 게 재미 있을거 같았다. 사람을 일일이 확인하고 점심 식사며 각종 간식을 채우고 배는 선착장을 떠나 카네오헤 샌드바로 향했다. 반 이상의 사람들이 일본인이었다. 한국인은 우리 가족 말고 한팀 뿐이었다. 미국에서 온 사람들 등등 여러 나라 사람들이 있었다.
영어와 일본어로 이곳에 대해서 설명해줬다. 너무 빨리 설명해서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아듣기 어려웠지만 안전에 대한 이야기인듯 싶었다.
카네오헤 샌드바에 도착했다. 우리는 스노클링 장비를 다 갖추고 샌드바로 걸어갔다. 이곳은 스노클링을 하는 곳은 아니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그렇게 장비를 다 들고 갔을까?
아이들과 나 그리고 아내는 바다 한가운데 있는 샌드바에서 여기 저기 돌아다녔다. 다른 사람들은 배구도 즐겼다. 날씨가 더 화창했으면 에머럴드 바다가 더 도드라졌을 텐데 조금 아쉬웠다. 게다가 날이 흐리니 조금 춥기도 했다.
한참을 놀다가 우린 다시 배로 왔다. 배로 오니 점심을 준비하고 있었다. 점심 메뉴는 햄버거였다. 배 안에서 구운 패티와 이것저것 채소들을 곁들여 햄버거를 만들어 먹었다. 배에서 먹는 음식이어서 그런지 꽤 맛있었다. 큰애는 물론이고 둘째까지 햄버거 하나를 통째로 다 먹어 치웠다.
캡틴밥 팀 사람이 우리가 밥을 먹는 동안 음악도 들려줬다. 바다 한가운데 라이브쇼다.
그렇게 밥을 먹고 우리는 다시 배를 타고 한참을 갔다. 갑자기 둘째가 중국 모자섬이라며 외쳤다. 그러더니 큰 아이가 그 앞에 거북섬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 쿠알로아 랜치 근처까지 온 것이다. 며칠전 쿠알로아 랜치에서 본 바다 한가운데 우리가 있었다.
거북이가 많이 나오는 스팟이라고 한다. 배가 멈춰 있으니 거북이들이 한마리씩 머리를 들어 우리를 반겨줬다. 사진으로 잘 나오진 않았지만 바다 한가운데 거북이들이 있으니 뭔가 신기했다. 그렇게 자연에서 살고 있는 거북이는 며칠전 라니아케아 비치의 거북이가 전부였으니.
그리고 안전하게 배를 정박시켜놓고 스노클링을 했다. 바다가 너무 깊어 아이들과 어른 모두 구명조끼를 입고 오리발을 끼고 스노클링을 했다. 바다속에 머리를 처박자마자 한무리의 물고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 물고기 떼가 여기저기서 보였다. 샥스코브와 하나우마베이의 물고기의 숫자와는 차원이 달랐다.
그러다 드디어!!!
나의 로망인 거북이를 바닷속에서 만날 수 있었다. 우리눈앞에 거짓말처럼 바닷거북이 나타났다. 한참 우리와 수영을 하다가 유유히 바다 속으로 헤엄쳐 갔다.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거북이와 함께 스노클링을 하다니
한참을 흥분하다 산호초가 있는 곳으로 갔다. 몰디브의 산호처럼 형형 색색의 산호는 아니었다. 하지만 정말 산호가 참 많고 다양했다. 그동안 스노클링이 2% 정도 아쉬웠는데 여기서는 그 2%를 채워 주는 거 같았다. 한참을 산호와 그 속에 물고기들과 함께 스노클링을 했다. 아이들도 신나게 놀았다.
그렇게 신나게 스노클링을 하고 캡틴밥 세일링 투어는 마무리가 됐다. 돌아오는 길에는 커피와 핫초코를 줬다. 우리가 추워할까봐 따뜻한 음료로 우리 몸을 녹여줬다. 햇살이 아름답게 비추는 바다위를 걷는 로망을 채워주진 않았지만 멋진 바다와 선상에서의 점심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투어였다.
투어를 마치고 버스에 탑승한 우리는 바닷거북이의 추억을 떠올리며 그렇게 숙소로 다시 돌아왔다. 세시쯤 와이키키로 도착할 수 있었다. 한나절 정도의 짧은 패키지였지만 그래서 조금은 비싼 패키지였지만 후회되지는 않았다. 만족스러운 투어였다.
하와이 여행에서 하루 하루 경험들이 너무 새로웠다. 오늘의 세일링 투어 또한 새로운 경험이었다. 정말 최고의 선택이었다. 사람들마다 호불호가 갈리는 투어였지만 적어도 우리 가족은 여기에서의 하루를, 잊지 못할 듯 싶었다.
다시 와이키키로 돌아왔다. 아직 체력이 남았기에 우리는 와이키키 해변으로 다시 향했다. 와이키키 해변에서의 수영은 처음이다. 도대체 이곳이 얼마나 좋은지 몸으로 느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