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아울라니로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공항놀이를 마친 우리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하와이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그리고 맨 뒷자리에서 생각보다 편안하게 긴 비행시간을 즐기고 하와이에 도착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하와이 첫번째 숙소인 디즈니 아울라니에 도착했다. 그렇게 기다리던 하와이 숙소였다.
오늘 포스팅은 우리가 디즈니 아울라니까지 가는 길에 대한 이야기다. 어렵게 예약한 디즈니 아울라니 이야기도 같이 해보려 한다.
푹 자고 일어나니 비행기가 금세 호놀룰루 공항에 도착했다. 간만에 비행기 안에서 깊게 잤다.
그런데 곧장 내릴 수 없었다. 공항이 너무 번잡하여 20분 후에 내려달라는 연락을 받았다는 기장의 안내 방송 있었다. 착륙후 비행기 안에서 대기해야했다. 어쩔 수 없이 기다리다 내렸다.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심사장까지 가는 길은 꽤 멀었다. 자다 일어난 아이들도 힘들어했다. 게다가 둘째를 위한 유모차는, 호놀룰루 공항 규정상 짐을 찾는데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어르고 달래가며 입국 심사장까지갔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셔틀버스를 타고 갔다. 하와이 내 다른 섬을 가기 위해 비행기를 갈아타야 하는 사람들이겠거니 싶어, 그냥 보냈다. 그런데 그 차는 입국심사장까지 가는 차였던 거 같다. (아직 확실치는 않지만 그런 것으로 추정된다) 차를 탔음 훨씬 편하게 왔을텐데 뭔가 아쉬웠다.
물어보기라도 할걸.
해외나가서 애매하다 싶음 무조건 물어봐야 한다.
입국 심사는 생각보다 붐비진 않았다. 이미 비행기 안서 20분도 기다렸기도 했거니와, 입국 심사에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처음부터 마음을 단단히 먹은 탓도 컸다. 오래 기다리겠거니라고 마음을 비우고 온 것 치고는 붐비지 않아보였다.
삼십분정도 기다렸으려나?빨리 나갈 거라는 기대를 안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입국심사관은 몇가지 질문을 하고 우리의 입국을 "허락"해줬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휴가여서 그런지 어디 가냐, 며칠 머무냐 하는 간단한 질문만 받고 쉽게 통과됐다. 항상 입국 심사대에 서면 긴장이 되곤 하는데 다행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짐을 찾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미 짐은 도착해서 쉽게 찾았는데, 비행기에서 갖고 온 짐이 문제였다. 보안견이 우리 짐에서 냄새를 맡았나 보다. 안내 하는 분이 뭐가 있는거냐고 물어봤는데, 알고보니 비행기에서 기내식으로 받은 바나나를 아무 생각없이 가방에 넣어 놓고 온것이었다. 아이들 나중에 깨면 먹여야지 하고 기내식 받고 챙겨놓은건데 비행기에서 생각없이 나오다가 그냥 가방에 넣어온 것이었다.
다행히 큰 제재는 없었지만 다음부터 잘 하라는 충고를 들어야만 했다.(뭐라고 많이 말했는데 잘 못알아들어서 기분 나쁘진 않았다.) 뭔가 추가 심사나 강화된 짐검사가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별탈없니 그냥 나올 수 있었다.
에휴, 다행이다.
입국심사도 문제 없이, 짐은 약간의 해프닝을 겪고 공항에 나온 우리는 곧장 렌터카를 찾으러 갔다. 허츠나 아비스는 공항에 렌터카 찾는 곳이 있었는데 우리가 예약한 알라모 렌터카는 공항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가야 했다.
셔틀버스 안내 표지판을 확인하고 기다렸다가 곧장 버스를 타고 갔다. 한참 가야 했지만 그래도 아이들도 어른들도 잘 참고 갈 수 있었다.
우리가 이번에 빌린 차는 혼다의 HRV였다. 알라모 렌터카는 예약할 때 차종을 별도로 정하지 않는다. 다만 차량 등급을 정해서 예약하면 그 등급에 맞는 "남는"차를 선택하면 된다. 우리는 스탠다드 사이즈를 예약했었는데 이 등급은 한국 쏘울 급이다. 현장에서 스탠다드 등급의 아무차나 선택하면 되는데 괜찮은 차가 HRV로 보여서 그걸 그냥 잡고 왔다. 사실 차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 겉으로 보기 예뻐보이는 파란 차를 가져왔다.
하와이를 상징하는 무지개 차량 번호판이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듯 싶었다.
공항에서 우리 숙소가 있는 코올리나까지는 30분 좀 넘게 걸렸다.
힘들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우리의 첫번째 숙소인 디즈니 아울라니에 도착했다.
얼마나 기다렸던 디즈니 아울라니였나. 작년 11월에 "취소 불가"의 예약을 해 놓고 6월까지 기다렸던 거였으니 근 7개월을 기다렸던 거였다.
사전에 온라인을 통해 체크인을 한 우리는 별도의 안내를 받고 우리 숙소로 갈 수 있었다. 드디어 첫번째 도착지까지 무사히 안착하게 되었다. 편안한 마음으로 짐을 정리하며 놀 준비를 시작했다.
그런데 우리가 예약한 디즈니 아울라니를 호텔 예약사이트를 통해 예약한 게 아니었다. 디즈니 회원 포인트를 이용한 것이었는데 정보들은 많이 나와 있으나 내 경험을 좀 정리하면 도움이 될 듯 싶어 정리해보려 한다.
맨 처음 디즈니 아울라니를 알게된 건 커피숍 옆 자리에 앉아있던 친절한분 덕분이었다. 올해 초까지 큰 아이가 캐나다어학원에 다녔다. 주말마다 어학원 앞에 있는 커피숍에서 아이를 기다렸다. 그 때 옆자리에도 주말마다 아이를 데리고 온 아주머니가 있었다. 그 분과 어느새 인사를 하는 사이가 되었는데 그 분께서 우리의 하와이 여행 계획을 아시고 디즈니 아울라니를 소개해 주셨다.
https://www.disneyaulani.com/
이름만 들어도 뭔가 기대되는 호텔이다. 디즈니가 만든 호텔이라니. 아이들이 너무 좋아할 거 같았다. 하와이에 가면 이 곳을 가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문제는 비용이었다. 가격이 만만치 않다. 일반 호텔 예약사이트에서 검색해봐도 어마어마한 가격의 호텔이었다.
캐나다어학원 옆 커피숍에서 만난 "귀인"은 디즈니 아울라니에 대한 소개 뿐 아니라 저렴하게 회원가로 예약할 수 있는 방법도 알려주셨다. 자세한 안내 보다는 사이트 한 곳을 소개시켜주셨다.
www.dvcrequest.com
이 곳은 디즈니 회원으로부터 숙박권을 사와서 회원이 아닌 일반인에게 재판매해주는 사이트였다.
우선 DVC에 대한 개념부터 이해해야 할 듯 싶다. DVC는 Disney Vacation Club(디즈니 베이케이션 클럽)의 줄임말로 디즈니 콘도 회원권 같은 개념이다. DVC 멤버들은 회원가로 숙박을 예약할 수 있는데 DVC 렌털은 회원권을 소유한 사람에게 회원권을 대여 받아서 대신 예약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그리고 DVC request 사이트는 이를 연결해주는 중개 사이트다. 부동산 거래를 할 때 중개인을 이용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보면 된다. DVC 회원권을 매칭시켜주는 사이트는 여러개가 있다. 중개사이트가 으레 그렇듯이 이중에는 신뢰도가 떨어지는 곳도 있다고는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중개 사이트를 선호하는데 Davids가 운영하는 사이트(www.dvcrequest.com)가 가장 널리 유용되는 듯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한국인이 운영하는 중개 사이트도 있었다.
www.dvckorea.com
이 사이트였는데 직접 이용을 안해봐서 정확히 어떤지는 모르겠는데, 영어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게 불편한 사람이라면 이곳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아보였다.
DVC로 예약하면 일반 호텔 예약보다 훨씬 저렴하게 예약이 가능하다. 일반 호텔 대비 회원가로 예약하는 것이니 저렴하다.
또 주차비도 별도로 내지 않아도 된다. 하와이 호텔은 대부분 일일 주차료를 내야한다. 디즈니 아울라니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회원가로 예약하면 별도의 주차료가 면제가 된다. 일일 주차료가 40불 정도 된다하니 그 비용도 만만치 않긴 하다.
다만, 예약을 하면 취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정 변경에 대한 부담은 본인이 직접 져야하고, 청소서비스도 제공되지 않으니 이 점도 참고해야 할 듯하다.
그럼 본격적으로 예약 스토리를 이야기해보려 한다.
상세한 예약 방식보다는 예약했을 때의 스토리를 간단히 정리해보려한다.
영어긴 하지만 사이트에는 예약 순서가 간단하고 쉽게 정리되어 있다.
http://www.dvcrequest.com/rental-process.asp
내가 원하는 날짜와 디즈니 호텔을 지정해서 예약을 걸고 예약 확정 전에 deposit으로 112불을 별도의 마스터카드, VISA카드 또는 paypal로 결제한 후에 Davids로부터 최종 컨펌을 받은 후 차액을 결제하면 최종 예약이 완료된다.
상세 사항은 다른 블로그에도 잘 나와 있다. 해 보면 그리 어렵지 않은 걸 알게 될 것이다. 사이트에서 하라는대로 하면 된다.
하지만 방을 잡는게 어려울 뿐.
11개월전부터 예약을 할 수 있었는데 우리도 비행기 티켓을 확정하고 7개월 전인 11월에 예약을 시작했다. 그런데도 방을 잡는게 쉽진 않았다.
우리는 사이트에서 예약 form에 맞춰 내용을 작성하고 우리가 원하는 룸타입을 1지망, 2지망으로 기입해 알려줬다. 여러개 쓸 수 있었는데 예약을 만만하게 보고 두개만 썼다. 7개월 전인데 금방 잡히겠거니 싶었다.
추가로 룸타입 옵션을 알려주는 메뉴다. 몇개 더 선택해야 예약이 수월해진다. 물론 가격도 생각해야겠지만
그런데 그게 문제였다. Davids에게 선택권을 너무 좁혀서 준 것이었다.
회원권 연결을 쉽게 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여러가지 유형의 룸 타입에 대해서 요청하는 것이 필요해 보였다. 연결이 쉽지 않기 때문에 Davids에게 여러 옵션을 주는 게 좋기 때문이다.
아무튼, 사이트에서 하라는 대로 단계별로 밟고 보증금을 해외 결제 가능 카드로 결제하면 신청은 가능하다. 이 신청은 예약을 위한 사전단계에 불과하다.
그렇게 신청을 하고 나면 Davids로부터 메일이 온다. 보증금이 잘 들어왔다며, 예약한 내용을 다시 확인하는 메일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그게 끝이 아니다. 이제부터 Davids는 우리가 요청한 날짜 그리고 룸 타입을 기반으로 회원과 연결을 하며 우리에게 추가 메일을 보낸다.
이때 빠르게 응답하는 게 중요하다.
시차가 있어 주로 새벽에 연락이 오곤 하는데 알람을 켜놓고 문의가 있을 때마다 빠르게 답변을 해야 회원권 연결을 해주는 과정이 원활해진다.
이메일을 주고 받은 내용을 잠시 공개하면 이렇다.
1. 맨처음 우리는 6월 8일부터 4박을 요청했었다. 그리고 우리는 비용이 너무 많이 나갈까 걱정되어 가든뷰 두개만 선택했다.
2. 그리고 회신이 왔다.
우리가 요청한 룸타입은 현재 예약이 안되고 ocean view는 가능하다는 이야기였다. 아니면 날짜를 바꾸면 가능하다고 했다.
처음부터 옵션에 오션뷰까지 포함해서 넣었음 빨리 진행됐을텐데. 아쉬운 대목이었다.
3. 그래서 새로운 옵션을 Davids에게 우리는 제안했다. 이건 내가 응답한 것이다.
오션뷰로 9일부터 3박을 요청했다. 그리고 숙박에 대한 확인을 받고 진행을 부탁했다.
4. 진행이 될 듯한 메일이 와서 그렇게 해달라고 했는데, 우리 대답을 기다리는 사이에 이미 9일 숙박권이 나가버렸다는 응답을 받았다. 그리고 여러 옵션들을 다시 제시해줬다.
5. 어쩔수 없이 2박만 하기러 마음먹고 다시 답을 보냈다.
10일부터 12일까지로 가능 하냐고
6. 이젠 진행이 되겠거니 싶었는데, 갑자기 예약이 어렵다는 답을 받았다.
긴 메일이었는데 요약하자면 7개월 전 예약 사이트가 오픈되면서 자리가 다 빠져버렸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디파짓으로 걸어놓은 돈을 환불해줄 수 있다는 슬픈(?) 내용까지 곁들였다.
7. 이제까지 노력한게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포기하지 않고 여행 마지막이 아닌 여행 초반으로 일정을 돌려서 예약을 부탁했다.
이때부터는 빠른 응답이 제일 중요하겠거니 싶어, 답이 올 때마다 곧바로 응답했다.
8. 그리고 6월 1일부터 3박이 가능하다는 답을 받았다. 물론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었다.
여러번 이런 답변을 받았었으니. 역시 후다닥 알겠다는 답을 보냈다.
9. 빠른 대답때문이었는지 축하인사와 함께 예약이 되었으니 돈을 지불하라는 메일이 왔다. 드디어 방을 잡았다.!!!
10. 결제에 필요한 비용을 추가 결제했다. 총 78포인트가 필요한데 이미 7 포인트를 보증금으로 지불한 터라 71불에 해당하는 1,136불을.추가로 결제했다. 결국 1,248불에 3박을 예약했다. 1박당 416불로 꽤 비싼 금액이었다.
11. 그리고 최종적으로 각종 안내 메일이 왔다. 드디어 예약과 결제가 완료된 것이다.
정말 20번 메일을 주고받고 나서야 겨우 예약이 됐다. 생각보다 힘든 예약이었다. 프로세스는 어렵지 않았으나 방잡는게 까다로웠다. 물론 DVC로 예약해도 가격은 꽤 비쌌다. 호텔 사이트 예약보다 훨씬 싸긴하지만 이 호텔 자체가 꽤 비싼 곳이었다. 신혼여행을 제외하고 우리 부부가 머문 호텔 중 가장 비싼 호텔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하와이에서 3박 정도는 사치를 부려보고 싶었다.
어렵고 힘들게 구한 방이다. 그리고 꽤 비싼 방이다. 제대로 즐겨서 본전생각 안나게 해야겠다. 뽕뽑게 놀아 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