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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호진 Apr 02. 2019

꾸준히 하고 싶은 무언가를 찾고 싶은 사람들을 위하여

지금 당장 실행에 옮길 수 있는 4가지에 대하여


자기계발서를 읽어도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


꽃꽂이에 빠져 있는 후배가 있다.  후배는 금요일 밤이면 꽃 시장에 가서 꽃을 사고 산 꽃으로 주말에 꽃 관련 다양한 작업을 하곤 한다. 비록 꽃을 지금 당장 본인의 업으로 삼고 있지 않지만 꽃꽂이를 즐기고 있다.



그 친구는 최근 캘리그래피도 시작했다. 얼마 전까진 마라톤도 했다. 풀코스까지 뛴 강철체력을 가진 후배다. 이것 저것 다양한 것들을 꾸준히 하는 그 후배가 참 멋져보이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 취미가 됐든, 특기가 됐든 퇴근 후에 본인만의 "무언가"를 만들어 가는게 좋아보였다. 


재미를 발견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후배가 부러웠던 건 나 또한 꾸준히 무언가를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아니지만, 한동안 나는 도대체 무엇을 꾸준히 할 수 있을까 고민도 많았었다. 정해진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직장에 취직하고 쳇바퀴 돌듯 회사 생활을 하면서 나만의 새로운 영역을 만드는 게 힘들었다. 나도 꾸준히 무언가를 하고 싶었는데, 쉽사리 그 무언가가 찾아지지 않았다. 


자기 계발서들을 읽으면서도 2% 부족했던 건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꾸준히 하면 잘 될 거라고, 그리고 인생이 변할거라고 말하고 있지만 나는 당최 무엇을 꾸준히 해야 할지 몰랐었기 때문이다. 말하는걸 좋아하니 그걸 꾸준히 해볼까 싶다가도, 팟캐스트를 하자니, 유튜브를 하자니 망설여지는 게 많았다. 그렇다고 매일 꾸준히 친구들을 만나서 수다를 떨 수도 없는 노릇이고.

얼마 전 한 직장 후배와 점심을 먹었다. 그 친구도 내가 했던 고민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꽃꽂이에 빠져있는 친구를 부러워했다. 후배는 취미를 찾고 싶은 마음에 네이버에 "취미"라는 검색어를 쳐보기도 했단다. 그리고 취미의 연관검색어에 "직장인 취미"라는 게 있어서 놀라기도 했고 위안을 받기도 했단다. 자기만 취미를 만들려고 찾아보는 게 아니구나 싶었기 때문이었다. 


수많은 직장인들이 취미를 만들고 꾸준히 할 무언가를 만들어 보고 싶어한다. 그 목적이야 다양하다. 이직에 교두보를 마련해 보고 싶기도 하고, 퇴사하고 제 2의 인생을 살아보고 싶기도 한다. 것도 아니면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라도 풀고 싶기도 한다. 하지만 꾸준히 하고 싶은 "무언가"를 잡기가 생각보다 어렵다. 


다행히도 최근 나는 꾸준히 할 무언가를 찾았다. 취미라고 말할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글을 쓰고 달리는 일을 꾸준히 하고 있다. 그리고 당분간 계속 할 생각이다. 글을 쓰면서 나의 경험과 생각을 표현하는 게 즐겁고 달리면서 매일 나를 일깨울 수 있기 때문이다. 거창하진 않아도 소소하게나마 매일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인생이 활기차다.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무언가" 꾸준히 하고 싶은 것을 찾고 싶은 사람에게, 손쉽게 꾸준히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알려주고 싶다. 혹시 알까, 그것이 나도 모르게 취미가 되고 특기가 되서 내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 작은 실천이지만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것들이다. 


단, 주의할 게 있다. 나의 꾸준함에는 어느 정도의 노력과 의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냥 자연스럽게 습관으로 만들어 지는 건 세상에 없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네가지



1. 자기 계발서를 꾸준히 읽어라


너무 뻔한 이야기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이고. 하지만 내가 가장 먼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자기계발서를 읽으라는 것이다.


나 또한 자기계발서를 읽으면서 독서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됐고 그것이 글쓰기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자기계발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자기계발서는 아니다. 보통 자기 계발서의 고전이라는 것들은 우선 생각에서 지워주길 바란다.


나는 에세이를 읽는 걸 좋아한다.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성취 이야기가 나의 가슴을 후벼 팔 때가 있다. 마흔살 여자의 체력에 대해 이야기 한 <마녀체력>이 딱 그런 책이었다. 책은 자기계발서라고 하기 어려운 책이다. 개인의 경험을 담은 에세이였다. 하지만 난 그 어떤 책을 읽을 때보다 "해보고 싶다"는 강한 충동을 느꼈다. 그녀가 했던 것처럼 마라톤을 해보면 어떨까 싶기도 했다. 


해리포터의 호그와트 초청장처럼 그녀의 책이 마라톤이라는 신세계로 나를 초대하는 것 같았다. 나를 움직이는 진짜 자기계발서였다.


김민식 PD의 <매일 아침 써봤니>, 신정철 작가의 <메모 습관의 힘>, 박웅현 작가의 <책은 도끼다>도 이런 종류의 책이었다. 개인의 경험을 담았지만 영어 책을 외워보고 싶었고, 메모를 해보고 싶었고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내가 그들의 책을 읽고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옆집 사람의 이야기 같이 들렸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그저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물론 꾸준히 자기만의 영역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한 사람들이긴 하지만 우리가 따라할 수 없는 수준의 사람들은 아니었다. 그래서 더 내가 할 수 있는 것들로 보이기도 했다.


김민식 PD는 책을 읽고 작가의 행동을 하나라도 따라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한다. 그의 이야기처럼 책을 꾸준히 읽고 그 속에서 배운 것들을 하나씩 따라하는 것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게 바로 나만의 꾸준함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단, 책을 읽을 때 유의할 게 있다. 


책을 원래 읽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그냥 편히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메모하는 것도 좋고, 밑줄 긋는 것도 좋지만 그렇게 하기엔 책을 읽는다는 행위가 조금은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우선은 누워서, 맥주도 마시고 오징어도 뜯으면서 그렇게 편하게 읽고 책이 주는 감동만 가져가도 좋을 듯 싶다. 

그렇게 책과 친해지다보면 밑줄도 긋고, 메모도 하는 날은 자연스럽게 찾아 올 것이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으면 그냥 책이나 읽자. 주변의 소소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편하게 누워서 읽어보자. 대신 매일 꾸준히 말이다. 



2. 일기를 써라


최근 인기 있는 앱 중에 세줄 일기라는 게 있다. 편하게 세줄만 쓰면 되는 일기다. 일상을 간단하게 기록한다는 측면에서 좋은 앱인 듯 싶다. 컨셉이 마음에 든다.



꼭 세 줄 일기 앱을 이용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하고 싶은 것을 찾고 싶은 사람에게 일기를 쓰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간단하게 몇줄이라도 좋으니 자신의 일상을 정리해서 수첩이 됐든, 스마트폰 메모장이 됐든 남겨 보는 것을 추천한다. 


기록하는 것은 무의식에 있는 것을 의식으로 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단순히 좋고 싫고의 감정들이 글로 정리되면서 구체적인 경험으로 바뀌기도 한다. 이름을 불러줄 때 특별한 관계가 되었던 어린왕자의 여우처럼 말이다.


꾸준히 글을 쓰다보면 새로운 것을 발견하기도 한다. 


여행 일상을 남기고 싶다는 이유로 처음 시작한 블로그였다. 나중에 아이들이 크면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끄적이듯 글을 썼다. 그리고 아이들과 여행을 다녀올 때마다 차곡 차곡 쌓아뒀다. 아이들과의 여행은 블로그 글로 더욱 살아났다. 여행을 두 번 다녀오게 만듦으로써 여행 후의 감동을 느끼기도 했다.


게다가 글쓰는 즐거움도 알게 됐다. 글쓰기 자체를 즐기게 된 것이다. 원래부터 글을 좋아했던 사람이 아니었음에도 글쓰기 매력에 빠져 버렸다. 나의 경험을 표현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게 즐겁다.


기왕 기록으로 남길거라면 블로그로 남겨서 내 글을 공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글쓰는 맛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독자가 있는 글을 써야 글을 더 잘쓰게 되기도 하니까. 물론 그것은 개인의 성향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일상을 오픈하는 게 꺼려질 수도 있을 것이다.개인의 판단에 맡길 따름이다. 


공개를 하든, 비밀일기를 쓰든 꾸준히 일기를 써서 매일 매일 정리하는 것을 했으면 좋겠다. 단 세줄이라도 경험과 감정을 꾸준히 정리해보자.


3. 청소를 해 보는 건 어떨까?


나는 청소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이불 정리도 잘 안하는 편이다. 그냥 그렇게 놓아두었다가 저녁이 되면 다시 자도 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했다. 

얼마 전 마쓰다 미쓰히로의 <행복한 자장을 만드는 힘, 청소력>이라는 책을 읽고 청소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당신이 사는 방이, 당신 자신이다" 


이 말을 듣고 내 방과 책상을 둘러보았다. 지저분하게 널부러진 옷가지며, 쌓아둔 책들을 보면서 내가 이렇게 지저분한 사람이구나 싶은 반성도 들었다. 그리고 매일 조금씩이라도 정리를 하려고 노력한다. (아내가 보면 그것도 정리냐고 비웃을 지 모르겠지만) 


혹시 책을 읽고 일기를 쓰는 것이 귀찮고 힘든 사람이 있다면 매일 청소를 5분씩이라도 해 보면 어떨까 싶다. 방안의 이불도 정리하고, 책상도 정리하면서 하나씩이라도 쓸모 없는 것들을 버리는 것이다. 가방도 매일 정리해보자. 지저분한 것들을 털어버리고 잘 정리하면 마음도 개운해 질 것이다. 


물론 청소를 한다고 진짜 나의 취미가 발견되지는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꾸준히 환경을 정리하다보면 생각이 정리되는 게 느껴질 것이다. 깨끗이 정리된 방에서는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방이 깨끗한 사람은 행복함이 배로 증가되고 방이 더러운 사람은 불행한 일이 더욱 증폭되어 진다는 사실입니다." 


이 말처럼 청소라도 하면 불행한 생각을 없앨 수 있고, 행복함을 증대 시킬 수 있지 않을까?


청소가 어렵다면 매일 꾸준히 버리는 것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버리는 것을 통해 쓸데 없는 것을 정리하는 것은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과거의 미련과 집착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하루에 하나씩 버리다 보면 내 방도 깨끗해지고 내 머리도 깨끗해 질 것이다.


책도 일기도 싫다면 청소라도 해보자! 매일 꾸준히! 단 5분이라도!


4. 버킷리스트 100개를 만들어 봐라

얼마 전 <쿨하게 생존하라>란 책을 읽다가 깜짝 놀랐었다. 


작가는 버킷리스트 50가지를 만들어 보라고 추천한다.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그것을 항목별로 분류하다보면 자신이 어느 쪽에 의미를 부여하는 지 알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책에서는 직업에 대한 부문인 "G0', 일이 아닌 것에 대한 "PLAY", 그리고 멍때리며 생각하는 "STOP으로 나누라고 설명한다)


작년부터 만들었던 버킷리스트 100개가 생각났다. 그리고  작가의 생각이 나의 생각과 유사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쿨하게 생존하라의 작가가 이야기 한 것처럼 그리고 내가 했던 것처럼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버킷리스트 100개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평생 해야 하는 게 아닌 올해 당장 할 것들로 말이다.그러면 내 인생에서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 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버킷리스트 100개를 만드는 것은 꽤 힘든 작업이다. 하지만 힘든만큼 보람도 있는 일이다. 일년동안 해야할 버킷리스트 100개를 만드는 일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무엇인지 알게 되는 효과가 있다. 


우선 기록한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 하나씩 써내려가면서 내가 하고 싶은 행위를 적는 것으로 바라는 바가 구체화 될 수 있다. 생각만 하는 거랑 글로 쓰는 것은 확실히 다른 경험이다. 게다가 100개를 작성하다보면 내가 몰랐던 나를 발견하게 된다. 쥐어 짜는 과정에서 진짜 하고 싶은 것을 찾아내기도 한다. 잠재의식 속에 숨겨져 있던 욕망이 의식의 세계로 넘어 온다.


나도 그랬다.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그것을 보는 것을 통해 내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알게 됐다. 회사 밖의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었고, 글을 쓰고 나의 몸과 마음을 가꾸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인지하게 됐다. 


게다가 버킷리스트를 실행하는 것 자체도 의미가 있는 일이다. 작년에 나는 50여개의 버킷리스트를 실행에 옮겼다. 그리고 연말에 이를 정리하면서 그래도 꾸준히 실천하는 삶을 살았다는 만족감을 느끼기도 했다. 물론 100개를 다 실행에 옮기진 못할 것이다. 하지만 소소한 것부터 하나씩 실천에 옮기다보면 느껴지는 바가 많을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게 꾸준히 나의 소망을 실천하는 삶이 되는 것이다. 


독서도 싫고, 일기도 싫고, 청소도 싫다면, 버킷리스트 100개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그리고 몇개라도 좋으니 하나씩 실행해 보면 좋지 않을까? 그게 꾸준히 하는 무언가가 되는 것이다.




얼마 전 꾸준히 하는 게 왜 좋은지, 그리고 꾸준히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정리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진짜 직장인의 고민은 꾸준히 하는 게 왜 좋은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잘 실천할 수 있는 것인지가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됐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무엇을 꾸준히 해야 할 지 몰라서 답답할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들었다. 


꾸준히 하고 싶은 건 거창할 필요는 없다. 지금 당장 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이 오히려 더 큰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 간단하게 시작하고 꾸준히 실행하다보면 물결 퍼지듯 새로운 것들이 발견될 수도 있다. 나비의 날개짓 하나가 내 인생을 어떻게 바꿀 지 모르는 것 아니겠는가? 


누군가 꾸준히 하는 사람을 부러워만 하지 말자. 지금 당장이라도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보자. 굳이 독서, 일기, 청소, 버킷리스트 100개가 아니더라도, 부담없이 할 수 있는 것 하나라도 했으면 좋겠다. 단 기왕 시작한 것 한달 동안 꾸준히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후에 해도 될지 안해도 될지 판단해도 괜찮지 않을까?

무라카미 하루키가 이야기 했던 것처럼 "그다지 고통스럽지 않은" 것이라면 우선은 "견뎌보자" 지금의 삶을 바꿔보고 싶다면 말이다. 


https://brunch.co.kr/@tham2000/49

https://brunch.co.kr/@tham20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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