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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호진 May 22. 2019

[꾸준일기] 힘이 들더라도 견뎌내는 것이 필요하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 남는 자가 강한 자다."


 팀 페리스의 <타이탄의 도구들>을 읽다 보면 다양한 타이탄들의 성공 이야기가 나온다. 몇몇 이야기들이 나의 눈길을 끌었다. 그 중 하나가  I'll be back의 터미네이터로 유명한, LA 주지사까지 지낸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이야기였다. 사실 나와 맞지 않는 그의 정치적 성향 때문에 나는 그를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타이탄의 도구들>에서 나온 그의 이야기는 인상적이었다. 요즘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이야기여서 그럴런지도 모르겠다.



 배우 지망생이었던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당시의 트렌드에 맞지 않는 외모를 가졌었다. 체구가 작고 지적인 이미지를 가진 배우들이 주류를 이루던 시절, 그의 무거운 몸무게는 트렌드에 맞지 않았다. 그렇기에 영화사에서 그를 관심있게 볼리 만무했다. 하지만 그는 열심히 관계자의 눈을 끌기 위해 노력했고,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배역을 따냈고 오늘의 그를 만들 수 있었다.


 그의 이야기는 버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다고 해서 스스로 사라지지 마라. 그들이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볼 때까지 기다려라. 퇴장만 하지 않으면 반드시 누군가가 나를 기어이, 본다."


 오랜 무명의 시절을 이겨내고 훌륭한 배우들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우리나라 배우들이 생각났다. '7번 방의 선물'로 천만 배우가 된 류승룡 씨나, '응답하라 1988'의 라미란씨도 오랜 무명 생활을 잘 버텨냈기에 오늘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 아니었을까?


 문득 "강한 것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것이 강한 것이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버텨낼 하나의 이유라도 있다면...


 아놀드슈워제네거가 싫었지만 그의 “버틴다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버티는 것이 습관을 만드는 데에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유혹을 물리쳐야 한다. 그리고 그 유혹에서 버텨내는 것이 힘든 일이다. 담배를 끊기 위해 악전고투를 벌이는 사람들만 봐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20년 넘게 달리는 습관을 유지하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는 유혹을 견뎌내기 위해서 그것을 행하는 아주 적은 이유에 집중해야 한다고 그의 책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이야기 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인해 건너 뛰거나 그만둘 수는 없다. 만약 바쁘다는 이유로 달리는 연습을 중지한다면 틀림없이 평생동안 달릴 수 없게 되어 버릴 것이다. 계속 달려야 하는 이유는 아주 조금 밖에 없지만 달리는 것을 그만둘 이유라면 대형 트럭 가득히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가능한 것은 그 '아주 적은 이유'를 하나하나 소중하게 단련하는 일 뿐이다."


 그에게 있어 매일 달리는 이유는 "성장"에 있었던 듯 했다. 매일 달리고, 마라톤에 나가면서 하루키는 스스로의 향상을 도모할 수 있었다. 어제의 나와 경쟁하고 매일 성장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기에 하루키는 그의 달리기가 "그다지 고통스럽지 않은" 일이 되었던 것이다.

 

 버텨내는 힘이 꼭 "성장"일 필요는 없다. 즐거웠던 한 번의 감정이 버티는 힘이 되기도 한다. 또는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한 마음이 견뎌내는 힘을 주기도 한다.


 버티기 위해서는 내가 꾸준히 하는 단 하나의 이유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할 이유가 있다면 매일 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다.


버텨내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하지만 단 한가지 버텨내야 할 이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꾸준히 실행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엄격함과 관대함을 동시에 지닐 필요가 있다.


 우선 매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하루라도 빼먹지 않겠다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주먹만한 구멍이 둑을 무너뜨릴 수 있는 것처럼 한 번은 괜찮다는 생각이 공들여 만든 습관을 망가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키 또한 이를 강조하기도 했다.


"만약 자신이 정한 규칙을 한번이라도 깨트린다면 앞으로도 다시 규칙을 깨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 레이스를 완주하는 것은 아마도 어렵게 될 것이다"


 하지만 한 번정도는 용인해줄 수 있는 관대함 또한 갖출 필요가 있다. 습관을 유지하지 못하는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를 다니는 사람은 갑작스러운 회사 일정으로 인해,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아이의 갑작스러운 행동으로 인해 습관이 무너질 수 있다. 몸이 아플 수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도 꾸준히 하는 것은 오히려 무모한 짓일 수 있다.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몸을 망치고 마음을 황폐화시킬 수 있다.


 아주작은 습관의 힘에서 제임스 클리어는 관용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꼭 명심해 둘 하나의 이야기를 전달한다. 바로 "절대로 두번은 거르지 않는다"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관대하게 용인을 해주더라도 이틀 연속 거르지는 않아야 한다. 한 번은 되지만 두 번은 안된다는 강한 마음이 필요하다.  



힘들지만 그래도 버텨보련다.


 나 또한 하지 말아야 할 트럭같은 이유들에도 불구하고 매일 매일 습관을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새벽에 일어나 달리기를 하고 글을 쓰고 있다. 몸은 나에게 "하루만 거르면 안될까?"라고 아우성을 친다. 매일 아침 침대에서 강력한 자기장이 나의 등을 잡아 끌기도 한다. 그럴때마다 오늘 하루 거르는 것이 내일도 거르게 만든다고 믿으며 마음을 추스리고 있다. 다행히도 마음을 추스리고 달리고 글을 쓰다 보면 보람을 얻기도 한다. 달리면서 새로운 아침 풍경을 만나기도 하고 글을 쓰다가 얻어 걸리는 일들도 종종 있다.


 내가 버티는 이유는 단 하나다. 매일 하는 것이 나를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달리기를 하면서 글을 쓰면서 드라마틱하진 않아도 매일 조금씩 내가 변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금 더 나를 사랑하고 내 스스로에게 당당한 사람으로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견뎌내다보면 뭐라도 얻는 것이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하루키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꾸준함의 삽으로 나도 모르는 내 안의 원석이 나올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꼭 그것이 아니더라도 꾸준히 했다는 것 자체에서 얻는 기쁨이 있는 것이니까.


"그렇게 해서 어떻게든 견뎌 나가는 사이에 자신 속에 감춰져 있는 진짜 재능과 만나기도 한다. 삽을 써서 비지땀을 흘리며 발밑의 구멍을 파 나가다 아주 깊숙한 곳에 잠들어 있는 비밀의 수맥과 우연히 마주치는 그런 경우다"




얼마전 한 동영상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한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쉽게 포기했던 스스로를 반성하기도 했다.


https://youtu.be/0NkfL3foelE


물론 인생은 언제나 해피엔딩이 아니다. 끝까지 버틴다고 해도 그 결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쯤은 끝까지 버텨보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분명 뭐라도 걸리는 것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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