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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가을 Sep 10. 2021

스토리텔링은 전어다

마음을 가장 잘 움직일 수 있는 주제와 소재는?


카피라이터 정철은 '스토리텔링은 전어다'라고 말합니다.


전어는 원래 인기 없는 생선이었습니다. 하지만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생선'이라고 사람이야기를 만들어 전어에 입혔더니 최고 인기 스타로 우뚝 섰습니다.

휴머니티는 영원한 크리에이티브 테마입니다. 사람들은 사람이야기를 가장 듣고 싶어 합니다. 우리 관심은 늘 사람을 향해 있습니다.


마음을 가장 잘 움직일 수 있는 주제와 소재는 무엇일까요? 사람입니다. 사람은 가장 강력하고 흥미로운 소재입니다. 사람이야기를 쓰면 살아있는 글이 됩니다. 글이라는 무대 위에 사람을 주인공으로 세우세요. 글에서도 인간미와 온기가 넘쳐흘러야 합니다. 가장 큰 울림은 사람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카피라이터 정철의 <카피책>에서 관련 예시가 나옵니다. 대기업이 아파트 코앞에 고층 스포츠센터를 세운다고 했을 때 그는 어떤 카피 썼을까요?


'초고층 스포츠센터 건립 결사반대! 아파트 코앞에 초고층 빌딩이 웬 말이냐! 시민 삶 짓밟는 누구누구는 각성하라!' 이렇게 쓰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햇볕을 받고 자랄 수 있게 한 뼘만 비켜지어 주세요.'라고 썼습니다. 실제로 스포츠센터는 햇볕을 가리지 않을 만큼 정말 한 뼘 옮겨 지어졌다고 합니다.


또한 그는 상품에 대한 카피를 쓸 때 상품을 보지 말고 그 상품을 사용할 사람을 보라고 조언합니다. 상품을 보여주지 말고 그 상품을 사용할 사람을 보여주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이 한식밀키트는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아요.'라는 상품 이야기보단 '이 한식밀키트로 우리 가족 건강도 잘 챙기는, 멋진 워킹맘이 되어보세요 '처럼 사람이야기를 쓰는 겁니다.


저는 카피라이터 정철의 또 다른 책 <사람 사전>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이 책은 정철의 생각을 정철식으로 표현한 1234개 단어사전처럼 순서대로 나열한 형식입니다. 그는 '글을 쓸 때 늘 사람이 화두였다' 말합니다. 1234개 단어의 공통점은 '단어 안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음은 가장 인상 깊었던 6개 단어입니다.


1. 가치

신입사원 오영훈. 대리 오영훈. 과장 오영훈. 부장 오영훈. 영업본부장 오영훈. 변하지 않는 것이 보인다. 변하지 않는 것이 가치다. 이름 앞에 붙은 초라하거나 화려한 수식어는 말 그대로 수식어다. 그 사람의 가치는 그 사람이다. 21쪽


2. 국영수

공부의 대명사. 그러나 국영수 잘한다고 인생 잘 사는 건 아니다. 국영수 대신 김영수나 박영수랑 친하게 지내는 것이 인생에 더 큰 힘이 될 수도 있다. 51쪽


3. 날씨

가장 궁금한 건 오늘의 날씨. 그다음 궁금한 건 내일의 날씨. 그다음 궁금한 건 모레의 날씨. 가장 궁금하지 않은 건 어제의 날씨. 날씨를 그대 이름 선영 씨로 바꿔 이 글을 다시 읽어볼 것. 75쪽


4. 문제

사람의 다른 말. 인생의 다른 말. 세상의 다른 말. 그러니까 사람이 이 세상을 산다는 건, 문제가 문제 속에서 문제를 들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이다. 어차피 정답만 만나기는 어렵다. 오답이라도 고맙게 만나며 앞으로 가야 한다. 진짜 문제는 답을 찾을 때까지 그 자리에 꼼짝 않고 서 있는 것이다. 139쪽


5. 카드섹션

작은 그림들이 만드는 큰 그림. 작은 그림 하나하나는 초라하거나 때론 의미 없는 백지일 수도 있다. 그러나 백지 한 장이 화장실이 급해 자리를 비우면 큰 그림은 없다. 우리 모두는 작은 그림으로 세상에 태어났고 작은 그림으로 큰 세상에 기여한다. 작지만 작지 않다. 310쪽


6. 활

몸을 휘어 화살을 보낸다. 많이 휠수록 멀리 보낸다. 내가 부모 곁을 멀리 떠나와 늠름하게 잘 살고 있다면 내 부모의 몸과 마음은 그만큼 많이 휘어 있다는 것이다. 화살의 힘으로 날아가는 화살은 없다. 356쪽


'사람, 삶 , 사랑'이라는 단어는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빠져서는 안 되는 요소입니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말은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전제했을 때 가능합니다.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은 ‘이 광대한 우주와 무한한 시간 속에서 당신과 같은 행성,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것은 나에게 커다란 기쁨입니다.’라고 말하며 세상 모든 이들에게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며 살라고 당부했습니다.


글에서도 사람 냄새가 듬뿍 나야 합니다. 글을 쓸 때 '사람'을 먼저 떠올려보세요. 사람을 주어로 끄집어내세요! 사람 이야기에 초점을 맞출수록 공감과 울림은 커집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결국 다 사람으로 연결됩니다. 글도 사람이 쓰고 사람이 읽는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글은 사람을 향하는 마음에서 시작합니다.



사람이라는 단어 하나 꽉 쥐고 인생을 살아야지. 사랑, 긍정, 희망, 위로, 감사, 믿음, 겸손, 배려 같은 사람의 성분을 더 자주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지. 사람 사는 세상으로 가는 길가에 내 능력과 내 시간을 뿌려야지._책 <사람 사전>에서
사람 : 모든 생각의 주어, 모든 행동의 목적어, 모든 인생의 서술어. 인생 마지막 날까지 보듬고 가야 할 문장, 사람이 먼저다._카피라이터 정철









참고 도서 : 정철의 책 <카피책>, <사람 사전>

이미지 출처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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