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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가을 Sep 17. 2021

서평과 영화평, 남과 다르게 쓰는 팁

서평과 영화평 쓸 때 주의할 점


똑같은 책과 영화를 봤지만, 남과 다른 리뷰를 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책과 영화의 첫인상을 놓치지 않는 겁니다. 검색부터 하지 말고 그 작품에 대해 처음 느꼈던 감정을 기록합니다. 그 작품이 나에게 어떤 감정을 주었는지, 내가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인상과 감정을 구체화시키기 어렵다면 가장 기억 남는 부분을 있는 그대로 묘사해보세요. 또는 관련 자료를 찾아봅니다. 책이나 인터넷으로 관련 정보나 사례를 찾고 나면 어렴풋 감정과 생각이 뚜렷해집니다.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관련 정보를 찾을 때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생각이 담긴  먼저 보지 않습니다. 이다혜 작가는 '자기 의견을 정리하기 전에 남의 의견부터 찾아 수집한 뒤 양비론으로 뭉개는 습관이 있는지 여부를 점검하라'라고 말합니다.

기준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어야 합니다. 자기 삶의 맥락에 기반해서 자경험과 자기 생각이 반영될수록 남과 다른 글을 쓸 수 있습니다.


글을 쓰기 전  생각을 잘 정리하려면 '왜 쓰는지, 무엇을 쓸 것인지, 누구를 위한 글인지' 3가지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왜 이 글을 쓰는지 알 수 없는 글은 독자에게 혼란을 주기 때문입니다.

'쓰고자 하는 방향이 뚜렷한가? 왜 이 글을 시작했는가?' 스스로 질문해봅니다.

그다음 '나는 무엇을 쓰고자 하는지' 즉 소재와 주제를 명확히 합니다. 그래야 스스로 주제와 소재를 통제하면서 글을 써 내려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뭘 읽고 싶어 하는지 고민해봅니다. 내 글을 누가 읽게 될지 상상해보세요. 이다혜 작가는 '잘 쓴 글의 기본은 나를 알고 너를 아는 지피지기의 글쓰기이다.'라고 말합니다.


다음은 서평과 영화평 쓸 때 각각 주의할 점입니다.


서평 쓸 때, 책 모든 부분을 요약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읽었을 때 가장 중요하거나 인상 깊었던 부분을 중심으로 적습니다. 작가 이다혜는 다음과 같이 조언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점이나 아쉬웠던 점에 대해 정리한다. 장점과 단점을 골고루 적으라는 말이 아니라 더 지배적이고 중요한 것을 선택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책 속의 내용과 연결 지어 설명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영화평 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줄거리 요약합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것이 핵심입니다. 영화 <미나리>에 대한 리뷰를 쓴다면 낯선 미국, 아칸소로 떠나온 한국 가족 모습부터 설명할 것인지, 할머니 순자(윤여정)와 함께 살기로 시작한 부분부터 이야기할 것인지 정합니다. 

스포일러가 될만한 부분이 어디까지인지도 신경 써야 합니다.


줄거리 요약 후 배우의 연기나 감독의 연출, 참신한 내용과 소재, 기억 남는 대사나 장면 등 이 작품에서 가장 좋았다고 생각한 부분 중심으로 적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영화 <기생충>에서  '감독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가장 좋았던 부분으로 꼽았습니다. 결국 인간은 다 똑같은데, 계층 구분의 삶이 우리에게 어떤 비극과 공허함을 초래하는지 경고하는 메시지가 돋보였기 때문입니다.


내용을 기계적으로 나열하지 않고 독자의 생각을 풍부하게 만드는 글이 좋은 리뷰글입니다. 독자가 서평과 영화평을 읽었을 때 이 작품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어떤 분위기를 느낄지 혹은 과장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표 있는지 점검합니다.


다음은 제가 2020년 12월 4일 네이버 블로그에 발행했던 박경리 작가의 '토지(1~10권) 리뷰입니다.

책 읽고 나서 느꼈던 감정과 생각을 바로 써 내려갔습니다. 토지 서평으로 부족한 점이 많지만, 제 삶의 맥락에 기반해서 자기 생각과 자기 감정에 충실한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좋은 문장과 표현이 많은 글을 읽고 싶었다. 유시민 작가의 적극 추천으로 '토지'를 읽기로 결심했다. 대하소설이어서 양이 방대하다. 등장인물도 600명 이상 나온다. 수많은 등장인물의 삶과 죽음을 통해 '인생을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 삶은 찰나이고 허무하다'라는 생각이 계속 스쳐갔다.

내 의지로 바꿀 수 없는 인생의 영역이 있다. 이 시대와 공간에 태어난 것, 지금의 부모와 형제을 만난 것, 수많은 사람 중 하필 이 사람과 인연이 닿은 것 등 현재 내 의식과 수준에서는 인과관계를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 내 삶을 드리운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어서, 그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 그 사건을 겪고 싶어서, 여기에 태어나고 싶어서 선택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토지에 나오는 등장인물 대부분이 다 그렇다. 서희, 길상이, 기화(봉순이), 용이, 월선이, 홍이, 한복이 등 원하는 삶을 사는 인물은 없었다. 원하지 않는 운명의 굴레를 살아내는 것이 인생이다. 그래서 삶은 힘들고 어렵다.

4년 전에 나는 평온했던 일상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사건들을 만났다. 나에게는 안 일어날 줄 알았던 일들이 일어났다. 피하고 싶은 일들을 매일 매 순간 마주해야 했다. 나 자신과 내 삶이 싫었고, 그 시간들이 빨리 지나가길 기도했다.

내 자유와 의지로 선택한 일상을 누린다는 것. 이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일인지 깨달았다. 지금은 내가 누리는 모든 것이 아무리 작고 사소하더라도 꿈만 같고 기적 같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며 축복 넘치는 삶을 살고 있음을 안다.

내 계획대로 인생이 흘러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내 뜻대로 안 되는 게 더 잘 된 일이 될 수도 있다. 지나고 나면 아픔과 시련 덕분에 내 삶은 더 아름답고 단단해질 것이다.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이 없다. 그것이 무엇이든 내 삶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경험만을 준다고 믿는다. 지금은 나쁜 것 같지만 꼭 나쁘다고만 볼 순 없다.

 다음은 토지를 읽고 가장 인상 깊았던 구절이다.
"어느 제왕이 영화를 한 떨기 들꽃만도 못하다고 하였다던가. 인간이 황금으로 성을 쌓아 올린들 그것이 무엇이랴. 만년의 인간 역사가 무슨 뜻이 있으며 역발산기개세의 영웅인들 한 목숨이 가고 오는데 터럭만큼의 힘인들 미칠쏜가.
억만 중생이 억겁의 세월을 밟으며 가고 또 오고, 저 떼 지어 나는 철새의 무리와 다를 것이 무엇이며, 나은 것은 또 무엇이랴. 저 새끼를 빼앗기고 구곡간장이 녹아서 죽은 원숭이나 들불에 새끼와 함께 타 죽은 까투리, 나무는 기름진 토양을 향해 뿌리를 뻗는다 하고, 한 톨의 씨앗은 땅속에서 꺼풀을 찢고 생명을 받는데 인간이 금수보다 초목보다 무엇이 다르며 무엇이 낫다 할 것인가.(토지 9권, 230쪽)



책과 영화를 보고 나서 바로 느꼈던 감정을 일단 기록해보세요! 당신의 감정을 소중히 대하고 깊이 파고드세요. 당신의 감정과 연결되어 마음을 울리는 글일수록 독자에게 전하는 가치는 커집니다.


저는 '그냥'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직관적으로 느끼는 자기감정에 충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냥 좋아서 했던 취미, 그냥 맛있어서 먹었던 음식, 그냥 편안해서 만났던 사람, 그냥 행복해서 선택했던 일, 그냥 가고 싶어서 갔던 장소. 이유는 없지만 자신이 그냥 좋았다면, 그냥 행복했다면 선택하세요. 그 지점에서 남과 다른 당신만의 독특함이 나옵니다.










참고 도서 : 책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이다혜>

이미지 출처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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