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가을 Nov 25. 2021

에세이 잘 쓰는 법




요즘 '에세이 쓰는 법'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관련 책 4권을 샀다.

읽고 나서 가장 도움 되었던 구절을 정리했다.


1

에세이와 일기의 차이는?


책<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의 이유미 작가는

직장에서 있었던 일을 글로 쓴 적이 있다.


글에 처음 달린 댓글이

"얘는 왜 일기를 여기에 썼어?"였다.


댓글을 보고 이유미 작가는 심장이 콩닥콩닥 뛰고

겨드랑이에서 땀이 났다고 한다.


'그 사람은 왜 일기라고 느꼈을까?' 곰곰이 생각했다.

이유미 작가는 다음과 같이 깨달았다.


-자신이 겪은 일을 쓰면서도 거기에 얻은 나름의

의미가 있어야 한다.


-모두가 공감할만한 폭넓은 의미의 깨달음,

의미가 아무리 작고 사소해도 타인이 내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


김은경 작가도 책<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남들도 좋아하게,

내가 불편했던 것들에 남들도 공감하게"

이것이 에세이와 일기의 차이라고 언급한다.


2

공감을 일으키는 에세이를 쓰고 싶다면?


에세이는 사소할수록 좋다.

자잘하고 소소한 상황을 눈여겨보자.


보통의 감정, 보통의 상황, 보통의 기분일수록

사람들은 공감한다.


'내가 관찰한 사람과 상황을 문장으로 나열만 해줘도

하나의 글이 탄생한다'라고 이유미 작가는 말한다.


'아 나도 그런 적 있는데'라고

느끼면서 자신을 투영할수록 독자는 그 글을 좋아한다.


책<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사례가 나온다.


하루키는 대수롭지 않은 것들을 글감으로 선택한다.


예를 들어 고양이에 대한 일화를

출산 편과 잠꼬대 편으로 나눠 쓴다든지,

손님이 없는 회전 초밥집에서 요리사와

단둘이 있었던 경험,

어딘가 어두운 인상을 줄 수 있다며

아래를 보고 걸었던 일을 쓴다.


에세이를 쓰기에는 내 하루하루가 똑같고 평범하다고

생각한다면? 평소 가던 길 말고 안 가던 길로 가보자.


기다릴 때 스마트폰 대신 주변을 관찰하자.

정면만 보지 말고 위, 아래, 옆, 뒤도 바라보자.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살펴보자.


나름의 작은 변화를 의식적으로 시도해 본다.

글쟁이는 큰 이야기 말고 작은 이야기를 꺼내서

쓸 줄 안다.


3

나만의 글을 쓸려면?


책<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에서는

"우리가 에세이를 읽는 이유는

내가 보지 못한 세상을 작가의 시선으로 보고

내가 차마 말하지 못하는 무엇인가를 작가의 입을 통해

듣기 위해서다."라고 말한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그것을 글로 전달할 줄 아는 실력을 키워야 한다.


나만의 관점을 충분히 드러낼수록 매력적인 글이다.


나만의 시선이 담긴 글을 쓰고 싶다면

김은경 작가는 다음 2가지를 생각해 보라고 권유한다.


-누구나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으나 차마

말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쉽게 흘려보내는 것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글쓰기에서 중요한 건 '스킬'이 아니라

나만이 갖고 있는 '생각과 느낌'을 얼마나 잘 표현해서

쓸 줄 아는가'이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세상과 사람, 상황을 바라보는

나만의 시각을 키우는 것'을 가장 먼저 해야 한다.



4

에세이를 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책<심심과 열심>, <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에서

공통점으로 하는 말이 있다.


에세이를 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자신이 느낀 감정, 기분을 흘려보내지 않는 것이다.


-책<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에서는

"어떤 감정을 느꼈거나 기억에 남았던 것들에

주목하세요.

어떤 지점에서 특별한 감정을 느꼈다면

거기에 무언가 있다는 뜻입니다."라고 말한다.


-책<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에서는

"에세이를 쓰려는 데 막막하다면 어떤 상황을 적고

내가 느낀 감정과 기분을 스마트폰 메모장에

간단히 기록하고 모으세요."라고 언급한다.


-책<열심과 심신>에서는

"내가 지금 여기서 느낀 감정, 내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감정, 즉 지금 마음을 그대로 써보는 연습을 하라."라고

강조한다.


나에게 일어나는 사건과 마주치는 사람을 통해

'나는 지금 어떤 감정과 기분을 느끼는지'

주목하는 습관이 생겼다.

이것을 나만의 글감 노트에 기록하기도 한다.


5.

에세이 쓸 때 주의할 점은?


책<열심과 심심>에서 중요한 팁을 하나 얻었다.

글을 반드시 꼭 깨달음, 교훈, 결론, 다짐, 희망사항으로

마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김신회 작가는 시행착오 끝에 다음과 같이

깨달았다고 말한다.


"뭔가를 느끼지 않아도 된다.

교훈이 없어도 된다.

이야기의 결론을 꼭 내지 않아도 된다.

다짐과 희망 사항에 대해 굳이 밝히지 않아도 된다."


이어서 '글쓰기는 인간관계와 비슷하다'라고 덧붙인다.



만날 때마다 교훈적인 이야기만 하고,
이러이러하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고,
삶이란 얼마나 신비롭고 위대한지 찬양하는 사람하고는
1년에 한번 만나도 충분히 부대낀다.

최근에 있었던 일들, 갑자기 든 생각,
요새 나를 짜증 나게 하는 사람이나
열받게 만든 사건들을
두서없이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과는
매일 만나도 할 이야기가 생긴다.

인간관계를 굴러가게 만드는 것은
교훈이나 깨달음이 아닌 자질구레한 이야기들이다.
그 쓸모없음이 바로 쓸모인 것이다.

_책<심심과 열심>



'글을 거창하고 특별하게 마무리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라는 위안을 받았다.


사람처럼 글도 담백할수록 좋다.

글도 하나의 인격체처럼 바라보자.


글에서도 온기와 인간미가 넘쳐야 한다.

함께 있으면 편안한 사람 같은 글을 쓰자.



6

에세이 제목 잘 짓는 팁


에세이 편집자 이연실 님은

제목을 뽑을 때 가장 고통스럽다고 말한다.


에세이는 제목의 영향력이 매우 큰 장르이기 때문이다.


이연실 님이 신입 편집자 시절,

한 선배가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내가 책을 만들어보니까, 좋은 제목은 본문에

숨어있더라.

제목을 억지로 지어내려고 하지 말고,

원고를 천천히 다시 읽어봐. 좋은 제목이 보일 거야."



제목 찾기의 제1원칙은

'좋은 제목은 본문에 숨어있다'이다.


제목을 '만들어'내려고 애쓰지 말고 본문에서

'찾으면' 된다.


이연실 편집자님은 '제목 짓기를 위한 일독'의 과정을

따로 둔다.


단어와 어구 단위로 문장을 쪼개가며 천천히 깊게

읽는다.


작가가 주로 어떤 단어와 표현을 썼는지,

그 단어들이 어떠한 느낌을 주는지 등

문장과 단어를 필사하듯 메모하며 일독한다고 한다.


예를 들면

-이 작가가 녹차를 초록색이라고 하기보다

푸르다고 표현한다. -> 푸른


-작가는 찻잔을 들어마시고 또 마신다. -> 마신다


-그리고 작가는 차를 물리적으로 마시기만 하는 게

아니라 자꾸만 생각하고 인생의 화두를 던진다. -> 화두


각각 다른 페이지에서 발견한 단어들을

자유자재로 조합해서 연결해 본다.


그러면 제목이 만들어진다.

-> [푸른 화두를 마시다]



내가 에세이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별거 없는 내 일상을 소중하고 특별하게 바라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인생은 평범한 일상의 연속이다.

살면서 특별하고 거창한 일은 손에 꼽힌다.


행복한 인생이란

작고 소소한 일상을 사랑하는 것과 같다.


사람들의 일상을 멋지게 디자인해 주는

'일상 디자이너 전문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참고 도서 : 책<열심과 심심-김신회>,

<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이유미>,

에세이 써보고 싶으세요?-김은경>,

<에세이 만드는 법-이연실>

















매거진의 이전글 뻔한 문장에서 참신한 문장으로 바꾸는 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