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가지
실내에서 키우는 나무 두 그루가 있는데,
가끔 가지치기가 필요하다.
떨어져 나온 가지들을 선별하여
물 화병들에 꽂아 둔지 8개월 남짓.
푸릇푸릇 꽤 오랜 시간
강인한 생명력을 뽐내며
집 한켠 모퉁이 선반을 차지하고 있었다.
가지에서 새 뿌리가 돋아 나오던 시점
흙이 담긴 화분으로 옮겨주면
삶을 더 연장할 수 있었을 테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반면,
좋은 땅에 심겨
비와 햇살과 따뜻한 바람, 받으며
매 해마다 새 순을 돋아 내며
과실도 맺는
부활, 아름다운 초목과 생명들이여
나는 참 잔인한 주인인가.
가끔 실내 식물을 키우다 보면
삶의 무상함을 느낄 때가 많다.
다 살리고 싶고
다 키우고 싶지만,
결국엔 생명을 다하거나,
어쩔 수 없이 버려지는 것들이
생기기 마련이니까.
인간의 신세도 마찬 가지고
인위 적인 틀에 갇혀 버린 교회도 마찬 가지고
물병이나 화분에서의 삶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에덴의 삶을 오늘도 꿈꾸며
오늘도 당신의 고통을 위로합니다, 넌출월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