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길 위에서 특별한(?) 개미 한 마리와 마주하였다.
아이들과 나는
‘우아, 정말 큰 개미다.’
신기해하며 카메라 셧터를 순간적으로 눌렀다.
한 동안 아이들과 나는 그 개미와 그렇게 놀았더란다.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던 즐거움
.
.
그 사진에 대해 까맣게 잊고 있다가
어느 날 사진을 정리 중에 크게 확대하여 보니,
‘아이코 깜짝이야.’
우리가 밟기엔 평평해 보이던 길이었던 것 같은데,
개미에겐 너무도 울퉁불퉁했던 바윗길이었던 것이다.
뭐. 워낙 가벼운 몸이니까 개미에게는 식은 죽 먹기 일 수
있지.
그렇지만 그토록(개미기준) 험난한 세계 속에서 언제 어디서 닥쳐올지 모를 어려움과 함께 걷고 있던 그 길 위를
우리는 참 아무렇지도 않게 매우 쉽게 걷고 있었구나.
참 쉽게 살아왔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적어도 걷다가 인간들의 발자국에 밟혀 죽을까
걱정할 일도 없었고
사소하지 않은 사소한 것들 - 권천학
가령, 손가락으로 개미를 누르는 일은 아주 사소하다. 그러나 손가락의 힘에 눌려 죽은 개미에겐 절대로 사소하지 않다. 저의가 없는 사소한 행동이 사소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절대로 힘을 생각 없이 쓰지 않는 일만큼이나 사소하지 않다.
그러나,
또 어찌 보면 참 대단한 존재가 아닐는지.
코끼리는 개미보다 크다.
단지 크다.
대신에 개미는 매우 가볍다.
그래서 날개가 없어도
2025년 기준,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할리파 같은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 낮은 곳으로 떨어진다 할지라도 전혀 다치지 않는단다.
또한, 노아의 방주에
곤충들을 태웠다는 기록도 없지.
그러니, 무조건 크다고 강한 것도 아니고
작다고 하여서 약한 것도 아니다.
코끼리의 스펀지 같은 포근한 발바닥에 잠시 짓눌려도 살 아나는 개미인데
그들은 서로 비교하지도 않고
흔한 기싸움도 하지 않는다.
살생이 아닌 상생함으로 함께 살아왔다.
오히려 인간의 무심한 손놀림,
단단한 굽의 신발을 가장 두려워 할 뿐
오늘도 당신의 고통을 위로합니다. 넌출월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