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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mentis Apr 09. 2024

반짝이는 삶의 조각을 모으는 이유

le petit moment

매일이 바쁘게 돌아갔다.

일과 시간에 쫓기며

정신없이 달려온 나날들.


딸의 방문이 닫히던 날이 많아졌다. 

한때는 내 손을 꼭 잡고 

걸음을 맞추던 아이였는데. 

그제야 돌아보게 되었다. 

함께하지 못했던 시간들을.


그때 떠올랐다.

파리의 오후,

골목길 돌계단에 앉아있던

어린 딸의 모습.

내 손을 꼭 잡고

세상 모든 걸 엄마와 나누고 싶어하던

그 시절의 반짝임.


그래서 시작했다.

하루에 한 순간이라도 마음을 담아 그리기를.


딸의 살짝 머금은 웃음,
가을을 알리는 살랑이는 바람,

강아지의 반가운 꼬리짓,

말 한마디에 느끼는 감사함,

토요일 아침의 느긋한 눈뜸,

한 입 가득 행복 등...

이런 순간들을.


"이 그림들을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

문득 딸에게 물었다.

잠시 생각하던 딸이 말했다.

"le petit moment"

작은 순간들이란 뜻이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딸의 작은 말 한마디가

내 일상 속 사소한 순간들에게 의미를 불어넣고,

그 순간들을 다시 사랑하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는 것을.

순간 파리가 떠올랐다. 

아이도 그때를 기억하고 있었구나. 

우리가 함께했던 그 특별했던 순간들을.


그래, le petit moment.

지나간 시간의 반짝임도,

오늘의 작은 행복도,

딸과의 모든 순간도,

함께한 여행의 설렘도,

그렇게 불러보기로 했다.


시간을 지나며

내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큰 시간들 사이에서

이러한 짧은 순간들의 호흡이

일상의 긴 호흡을 이어가게 해 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작은 기록들을 통해

스쳐지나가는 매일의 감정들,

일상의 소중한 순간들을

다시 한번 천천히 느끼게 된다.

각각의 순간들이 모여

나의 하루를 빛내주고

삶을 더 깊이 감사하게 한다.


이 소소한 순간들이

내 삶의 쉼표가 되어주길 바라며

오늘도 조용히 그려본다.

우리의 le petit moment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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