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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사쁨 Apr 29. 2024

글이 써지지 않아 이디야에 갔어요

브런치북

브런치북 연재글이 이주째 지연되었다. 인기 없는 작가라,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글이라 다행이다. 쉽지 않다는 걸 매일 매일 깨닫는다. 그거나 그거나가 아니었다. 매거진과 쨉도 안된다. 발행하고 나면 순서도 바꾸지 못하는 북. 지금 이걸 쓰는게 맞는건지 너무 헷갈려. 내 글인데 내가 헷갈려. 갈피를 잡을 수가 없어. 갈등이 맞다이(방금 민희진 기자회견 보고 옴)로 들어오는데 해결이 안되네. 이것은 명백히 역량의 문제다. 쓰면서도 즐겁지 않은 글을 어거지로 발행해 놓고 양심도 없이 똥이 마렵다.

 

이디야

 퇴근 후 루틴이 와르르 무너진 지 일주일이 지나고, 도저히 안되겠기에 드라마속 남주처럼 차를 부앙 돌려 예전 살던집 근처 이디야로 향했다. 이디야 하면 또 할 말이 많지만 각설하고. 단 것도 싫고 카페인도 싫은데 콜드브루는 디카페인이 된다고 하여 콜드브루 라떼라는 메뉴를 처음 주문하고 글 쓰는 한 시간 사이 잔을 비웠다.


 찝찝한 발행의 끝. 노트북을 정리하는 그 잠깐 사이 난리가 났다. 귀가하는 차 안에 있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내 글을 기다리는 이 없기보다 더 다행. 브런치북 이주 넘긴 건 문제도 아니지, 역량 타령할 때가 아니야. 나에게 필요한 건 스피드. 티 나지 않게 노트북과 케이블을 정리하는데 이런 극도의 초조함은 오랜만.


화장실

 비밀번호도 착해. 천사. 휴지도 잔뜩. 친절해. 이상하다. 천둥번개가 쳤는데 형체가 또렷하다. 배출감도 좋다. 역시. 난리 부르스 타임. 한 호흡으로 끝나질 않아. 내쉬고 내쉬고 내쉬는데 계속 나와. 여러 모로 엄청 났지만 다음 이용객을 생각해 급하게 물을 내려준다. 배려.


N의 상상

 내가 운전중이었다면 그냥 쌌을까?너무 끔찍하지만 그랬을 것 같아.어차피 차엔 아무도 없으니까 괜찮아. 하지만 주차장에서 집까진 어떻게 올라가지? 하 정말 다행이야. 쌀 수 있는 지금이 행복해.


에세이

 쓰는 장소에 대해 쓰려고 시작한 글은 왜 산으로 가는가. 그것도 더러운 산으로. 의식의 흐름이 좋지 않다. 일기에 사유를 담으면 에세이라고 했는데 이 글에 사유가 담긴다고 격이 달라질까. 싸고 싶을 때 싸는 것이 행복이니라. 이런거? 화장실과 두루마리 너만 있다면 어디 수 있어. 이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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