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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핏짜 Mar 14. 2016

등산 시 제대로 호흡하는 법

등산 시 호흡법

안녕하세요. 핏짜 김진모입니다.

오늘은 그동안 다른 사람의 후기로만 보았던 금백종주에 도전하는 날입니다. 생각보다 긴장이 많이 됩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다방리 계석 마을 입구에 도착하였습니다. 계석 마을 표지석을 보니 이제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기본적인 정비를 하고 마음을 가다듬고 금백종주를 시작합니다.

들머리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시작부터 오르막입니다. 그래도 이제 시작이라 그렇게 힘들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한 발 한 발 천천히 떼어 놓으며 코로 숨을 깊게 들이마시려 노력합니다. 잠시 걷다 보니 첫 번째 목적지인 장군봉까지 4.2Km가 남았다는 표지목이 나타났습니다. 표지목을 보니 새롭게 긴장이 됩니다.



등산시 복식 호흡이 좋다고 하여 코로 깊게 숨을 들이마시려 노력하며 한 발 한 발 천천히 올라갑니다. 오르막이 계속되다 보니 어느새 이마와 등에는 땀이 흘러 축축합니다. 동행에게 내색하지 않기 위해 더욱 숨을 고르며 걷는 데 집중합니다. 생각보다 오르막이 지속됩니다. ‘오랜만에 산을 올라서 힘든 거야, 자주 등산을 했으면 이렇게 힘들진 않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며 걷는 동안 점차 숨이 거칠어지기 시작합니다.

선두에 있던 누군가가 이제 질메 쉼터에 도착했으니 잠시 쉬었다 가겠다고 이야기합니다. 한참의 오르막 후에 나타난 평지라 허리를 쭉 펴고 두 손으로 옆구리를 붙잡고 여러 차례 숨을 크게 내쉽니다. 이제야 정신이 좀 맑아지고 몸이 풀리는 것 같습니다. 잠시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출발하자고 이야기합니다. 아직 피로가 덜 풀린 것 같은데 정말 야속한 마음에 살짝 째려본 후 배낭을 메고 따라나섭니다.



또다시 코로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한 발 한 발 따라갑니다. 올라갈수록 오르막은 더욱 가팔라지고 점점 더 힘이 듭니다. 금백종주가 처음 장군봉까지가 가장 힘든 구간이라고 이야기하길래 그런가 보다고 생각했었지만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습니다. 오를수록 앞사람과 거리는 벌어지고 숨이 차기 시작합니다.

숨이 차기 시작하니 무언가 불편하기 시작합니다. 배낭도 어색하고, 어깨도 아프기 시작하고 좀 쉬었다 갔으면 좋겠는데 누구도 쉬자는 이야기를 하지 않으니 불안합니다. 앞사람과의 거리가 너무 많이 벌어진 것 같습니다. ‘내가 여기 왜 왔을까’ 자책하며 앞사람과 거리를 줄이기 위해 이를 악물고 코로 호흡하며 조금 빨리 걷기 시작합니다.

계속 쫓아가다 보니 심장이 조금 세게 뛰는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더 이상 걸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앞사람과 거리 차이는 많이 나지만 도저히 쫓아갈 수 없습니다. 마음은 걸어야지 하는데 너무 힘듭니다. 어쩔 수 없이 눈앞의 나무를 잡고 서서 고개를 숙이고 헉헉 거리며 거친 숨을 몰아 쉽니다. 그러자 갑자기 심장은 터질 듯이 뛰며 머리는 멍하고 헛구역질이 나는 것 같습니다. 어지러워 쓰러질 것 같아 붙잡고 있던 나무를 놓을 수가 없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거친 숨을 쉬고 나자 점차 정신이 들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상황은 등산을 하다 보면 누구나 몇 번씩 겪어 보았던 일일 것입니다.

이번에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등산 시 혹은 운동 시 바른 호흡법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라는 것입니다.

코로만 호흡을 해야 한다. 입으로 해야 한다. 복식 호흡을 해야 한다. 두 번 들이마시고 두 번 내쉬는 것이 좋다. 최대한 길게 호흡을 해야 한다. 입으로 호흡하면 안 된다. 코와 입 모두 동시에 호흡해야 한다. 등 정말 다양한 의견들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들었던 이야기는 또 어떤 것들이 있으신가요?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몸이 필요로 하는 이상으로 호흡하기 위해 코와 입 모두 동시에 사용해서 호흡을 해야 한다’가 맞습니다.

별로 와 닿지 않는 전문용어로 이야기를 잠시 하자면 운동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기준으로 체중 1㎏당 1분에 사용되는 산소의 양을 나타내는 최대산소섭취량(VO2max, ㎖O2/㎏/min,http://marathon.pe.kr/pds/vo2max.shtml)이 있습니다.



우리의 신체는 운동(유산소 운동)을 할 때 혈액과 산소(O2)를 뇌와 근육에 공급하여 강한 힘을 내며 일반적으로 이의 양이 많을수록 더욱 강도 높은 운동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즉, 최대산소섭취량이 클수록 우수한 운동 능력을 가지게 됩니다. 우수한 운동 능력이 이 최대산소섭취량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1973년 10Km 세계 신기록을 세웠던 데이브 베드포드라는 사람은 최대산소섭취량(VO2max)이 무려 85㎖O2/㎏/min이였습니다. 데이브 베드포드의 몸무게를 60㎏로 가정한다면 분당 산소 섭취량이 5,100㎖나 됩니다. 우리가 해수면에서 호흡하는 공기 중 산소의 비율은 21% 정도입니다. 5,100㎖나 되는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공기는 그 다섯 배 정도인 25,000㎖ 정도를 들이마셔야 합니다.

그리고 들이 마신 공기의 약 20~30%가 입에서 폐로 가는 사이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사라지게 됩니다.(사강, dead space, http://www.sportnest.kr/640, 호흡 횟수가 적을수록 손실이 적게 됨)

결국 데이브 베드포드라는 사람은 분당 30,000㎖의 공기를 들이마셔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코로만 숨을 쉬어서는 분당 30,000㎖의 공기를 들이마실 수 없다는 것과 사강을 줄이기 위해 호흡 횟수를 줄이고 깊게 숨을 쉬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입과 코를 모두 이용하여 호흡을 하여야 하고 호흡은 복식 호흡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 복식 호흡을 이야기할 때 일반적으로 코로 깊게 숨을 들이 마시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기에 이처럼 입을 이용하여 호흡을 하게 되면 복식 호흡이 아니라고 생각들을 하시는데 복식 호흡은 말 그대로 가슴이 아닌 배로 하는 호흡을 의미하는 것이지 코로 하는 호흡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다시 처음 금백종주 하는 상황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코로만 깊은숨을 쉬며 질메 쉼터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을 취할 때 서서 가뿐 숨을 쉬게 되었을 때 벌써 최대산소섭취량에 미달하는 호흡을 한 상태입니다. 즉, 내가 운동하는데 필요로 하는 만큼의 산소가 몸속에 들어오지 못했기에 잠시 쉬는 동안 부족한 호흡을 급하게 하는 것입니다. 단지 운동(등산)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호흡이 부족한 상태가 오래되지 않았기에 잠시 쉬면서 회복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휴식 후 다시 등산을 시작하여 앞사람과 간격이 벌어지자 마음이 급해지고 따라서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속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내 더 이상 가지 못하는 상태가 되자 나무를 붙잡고 거친 숨을 몰아 쉬게 됩니다. 이것은 자신의 몸이 필요로 하는 만큼의 산소가 공급되지 못하게 되자 유산소 운동에서 무산소 운동으로 자신도 모르게 넘어 간 상황입니다. 무산소 운동 상태가 되면 젖산이 급격히 축적되어 운동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태가 됩니다.

이 상태를 지속하다 더 이상 걸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멈추게 되면 입으로 부족한 호흡을 하기 위해 헉헉 거리며 심장은 터질 듯이 펌핑을 하게 되고 머리는 멍하며 어지러우며 헛구역질이 나오려고 합니다. 즉, 뇌에서는 몸에 호흡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호흡을 시키기에 몸속으로 많은 산소가 들어오는데 몸은 멈춰있으니 몸속에 들어온 산소가 충분히 사용되지 못하는 순간적인 과호흡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과호흡 증상 참고, http://goo.gl/sJl980)



물론 입과 코를 동시에 사용하여 충분한 호흡을 한다고 생각하더라도 이처럼 오버페이스를 할 수 있습니다. 내가 필요로 하는 산소보다 적은 산소가 공급되면 유산소 운동에서 자신도 모르게 무산소 운동 상태가 되는 순간부터 오버페이스 상태가 됩니다. 그리고 오버페이스를 하고 나면 아주 충분한 휴식을 하지 않는 이상 회복되기 어렵습니다. 적은 거리의 산행은 오버페이스가 작은 해프닝 정도로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장거리 산행에서 특히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오버페이스를 하게 된다면 아주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오버페이스를 피하기 위해서는 앞서 이야기하고 있는 대로 충분한 호흡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리드미컬한 호흡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 번쯤 들어 보았을 두 번 들이쉬고, 두 번 내쉬는 것이 좋은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발걸음에 맞추어 왼발/흡, 왼발/흡, 왼발/후, 왼발/후와 같이 호흡을 합니다. 혹은 세 번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리드미컬하게 호흡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 리듬이 깨졌다고 생각되면 오버페이스를 한다고 생각하고 속도를 낮추도록 합니다. 또한 산행 시작 시 두 번 들이쉬고, 두 번 내쉬는 호흡을 했다고 산행이 끝날 때까지 계속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두 번하다가 세 번하다가 혹은 한 번도 하고 지겹지 않고 리드미컬하게 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오버페이스 상태에 빠져 더 이상 갈 수 없어 멈춰야겠다고 생각되면 절대로 바로 멈추지 말고 속도를 늦추어 숨을 고르다가 서서히 멈추어야 과호흡 상태에 빠지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오르막에서 평속 1~2Km/h를 코로만 호흡하여 오버페이스 하지 않고 오를 수 있다면 입을 동시에 사용하게 되면 3Km/h 이상도 가능할 것입니다.

또한 충분한 호흡은 지친 체력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내리막이나 평지에서는 굳이 입으로 호흡을 하지 않고 코로만 호흡을 하더라도 충분합니다만 장거리 산행 중에 평지나 내리막에서도 입과 코로 동시에 호흡을 하여 현재 몸에 필요로 하는 산소보다 조금 더 공급한다면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호흡을 할 때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충분히 들이 마신만큼 충분히 내뱉어야 합니다. 충분히 내뱉지 못하면 이산화탄소 등이 체내에 오래 머물게 되고 새로운 공기가 그만큼 들어오지 못해 호흡 효율이 낮아집니다.

이제 등산이나 운동을 할 때 몸이 필요로 하는 충분한 산소를 공급할 수 있도록 호흡하여 보다 즐거운 생활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전에 알려드린 핏짜레칭도 틈틈이 해보세요. 많은 도움이 되실 겁니다.


스트레스까지 날려버리는 간단하고 효과 좋은 온몸 스트레칭, 운동 전후에는 핏짜레칭이면 충분하다.

https://youtu.be/9hQMAwVu5V8  


궁금하신 것 질문 많이 해주시고, 이 글에 대한 피드백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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