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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블리 Sep 22. 2020

03 글, 왜 써야 하는가?

글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당신에게 [세 번째]



나는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왜 why’라는 질문을 꼭 던진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생각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왜?’라는 질문은 매우 철학적이면서도 인생을 살아가는데 반드시 해야 할 질문이다. 자기 삶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스스로 답할 수 있어야 나아갈 수 있다. 생각이 더 깊어지면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 어떻게 죽을 것인지까지 스스로 정의 내릴 수 있게 된다.


프랑스의 철학자 폴 발레리 Paul Valéry가 남긴 명언,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나는 이 말을 좋아한다. 자기 생각이 없으면 남이 하는 대로 따라 하거나, 남이 시키는 대로 살아가는 인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도 마찬가지다. 무작정 글을 열심히 쓰는 것이 아니라 글을 왜 쓰려고 하는지 스스로 정의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이 존재하는 이유처럼 글 또한 존재 이유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세종대왕은 한글을 왜 만들었을까?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이유는 단순했다. 조선에 역병이 돌 때마다 전국 곳곳에 방을 붙였지만, 까막눈인 서민들은 방을 읽을 수 없었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천자문을 외운다는 것은 사치 같은 것이었다.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 이도(세종대왕) 역을 맡은 한석규가 비통한 목소리로 외치는 명대사는 8년이 지난 지금도 잊히지가 않는다.


조선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내 책임이다.

꽃이 지고 홍수가 나고 벼락이 떨어져도 내 책임이다.


그게 임금이다!


모든 책임을 지고 그 어떤 변명도 필요 없는 자리,

그게 조선의 임금이란 자리다.


세종대왕은 백성들이 역병으로 죽어가는 모습을 차마 두고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천자문처럼 복잡한 언어가 아니라 조금만 노력하면 누구나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새로운 언어를 만들고자 한 것이다. 세종대왕에게 한글은 죽어가는 백성을 살리는 일이었다. 온 백성이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훈민정음의 위대한 탄생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는 본인이 연구한 이론을 책으로 만든다. 왜 그럴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자기 생각을 잘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서점에 판매되는 다양한 책의 저자들도 저마다 출간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글마다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맛집을 소개하는 블로거는 맛집을 찾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이며, 여행지를 소개하는 블로거는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정보가 도움이 되길 바랄 것이다.


이처럼 나는 글을  쓰려고 하는지, 무엇을 위해 쓸 것인지, 어떤 내용으로 글을 쓸 것인지 나름대로 생각하는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다. 좋은 글을 쓰고 싶다면 끊임없이 묻고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글 쓰는 행위가 힘들고 괴로운 일이 될 수 있다. 글쓰기가 즐거워지려면 왜 써야 하는지 이유를 찾아야 한다. 그래야 글 쓰는 일이 재미있어진다. 나는 그렇게 글 쓰는 재미와 즐거움을 찾았다.


* 이제 막 글쓰기를 시작한 초보자를 위해 글쓰는 방법부터 책을 출판하기까지 과정을 연재할 생각입니다.

글에 오류가 있으면 언제든 알려주세요. 바로 잡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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