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당신에게
‘완벽하다.’ 말의 사전적 의미는 ‘결점이 없이 완전함을 이르는 말’을 뜻한다. 우리는 어떤 분야에 뛰어난 사람을 두고 ‘완벽을 추구한다.’ 혹은 ‘완벽에 가깝다.’라는 표현은 쓰지만, ‘완벽하다.’라는 표현은 잘 쓰지 않는다. 최상급 표현은 아무 때나 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피겨스케이팅 선수였던 김연아. 그가 현역 시절 빙판 위에서 연기할 때도 해설자는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펼쳤다.’라고 표현했다. 김연아도 인간이기에 언제든 실수할 수 있음을 전제 한 것이다. 신이 아닌 이상 인간이 행하는 모든 것은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인간은 결점이 없는 최상의 것을 만들어 내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한다. 어쩌면 우리 인간은 불완전함을 완전함으로 만들기 위해 꿈꾸는 존재일지 모른다.
인류 최초로 태엽 자동차를 발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 이후로 프랑스의 니콜라 퀴뇨Nicholas Cugnot가 증기자동차를 만들고 1886년 마침내 독일의 고틀리에프 다임러Gottlieb Daimler가 네 바퀴짜리 가솔린 자동차를 발명했다. 자동차 산업은 이후로도 끊임없는 연구와 발전을 거듭했고 1994년 다임러 크라이슬러사에서 수소연료 자동차를 개발하게 된다. 2004년에는 테슬라가 완성형 전기차를 생산하며 자동차 기술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불과 20~30년 전까지만 해도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시대가 어느새 현실이 되었다.
어디 자동차뿐이겠는가. 의료 분야는 인간의 생명을 수십 년 연장했고 암을 비롯한 희귀난치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연구 개발 과정을 보면 금방이라도 완벽한 치료법이 나올 것 같은 희망을 주곤 한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인간이 하는 모든 일에 완벽한 것은 없다. 완벽한 듯하지만, 결점은 늘 보이기 마련이다. 인간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연구 개발에 또다시 몰두할 것이다.
글도 마찬가지다. 어떤 글이 완벽한 글일까? 세상에 완벽한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있기는 할까? 책을 냈다 하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유시민 작가의 글은 완벽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유시민은 글쓰기 특강’ 책에 자신도 글을 쓰면 다듬고 빼는 일을 수없이 반복한다고 했다. ‘우리글 바로 쓰기’의 저자 이오덕 선생님도 끊임없이 글을 쓰고 다듬어도 돌아서면 어색한 문장이 보인다고 했다. 그러니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처음부터 잘 쓰겠다는 욕심을 내려놓는 것이 글쓰기 초보가 끼워야 할 첫 단추일 것이다. 잘 쓰고 싶은 욕심을 버리고 일단 쓰는 것이 중요하다. 쓴 글이 있어야 다듬을 수 있으며 수백 번 고치고 다듬어야 비로소 세상에 내어놓을 수 있는 글이 된다.
이 글을 쓰고난 이후에도 돌아서면 어색한 문장이 보일 것이다. 주제가 글쓰기여서 내가 느끼는 부담감을 이루 말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글을 쓰는 이유가 있다. 시중에 여러 글쓰기 책이 있지만, 사회복지사를 위한 글쓰기 책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특히 이제 막 글을 쓰기 시작한 사회복지사나 글쓰기 초보자를 위한 책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쓰기로 한 것이다.
글쓰기 초보를 위한 책을 쓰기로 마음먹은 지 어느덧 5년이 지났다. 모든 것은 때가 있다. 시기를 놓치면 내어놓고 싶어도 내어놓기 어려운 게 글이다. 글은 세상에 내어놓지 않으면 쓸모없는 글이 된다. 어떤 형태로든 내어놓아야 한다. 더 지체하다가는 책 내는 것을 스스로 포기할 것 같았다. 부족함이 많지만 그렇게 위로하며 세상에 내어놓기로 했다.
세상에 완벽한 글은 없다. 지금 수준에서 최선을 다해 썼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세상 어느 것도 한 번에 바뀌지 않는다. 변화는 천천히 온다는 것을 기억하자. 때로는 내려놓는 것이 최선일 수도 있다. 다음을 기약하는 것도 방법일 수도 있다. 선택은 내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