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시대에 적금 활용법
은행 내점 하는 고객 중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중 하나는 적금 가입하는 고객이라고 할 수 있다.
적금을 가입하는 사연도 다양하다.
1) 사랑하는 우리 아이 이름으로 처음 통장을 만들어주시는 어머니 고객들.
이쁘게 키우시라고 늘 마음속으로 바란다.
2) 휴가 때 잠깐 짬을 내서 적금 가입하는 군인분들.
많지 않은 월급일 텐데.. 정말 존경스럽지말입니다.
3) 손자의 대학교 입학금을 미리 준비하려는 어르신 고객들.
괜스레 숙연해진다.
그 외에도 다양한 목적으로 가입하는 고객들을 목격할 수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정해진 만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간에 해약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는데...
흔히들 적금이나 보험 등 모처럼 큰 맘먹고 가입을 하면 이상하게도 돈이 필요한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만기전에 중도에 해지할 경우에는 처음 정해진 금리가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중도해지이율이 적용된다. 중도해지이율은 은행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략 0.25%~0.75% 수준에 머무른다. 쉽게 말하면 그동안 차곡차곡 쌓은 돈만 고스란히 가져가게 되고 더불어 가져가는 이자의 양은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중도해지뿐만 아니라 장기간의 저금리 현상으로 인해 만기를 충족할 때도 많은 이자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많은 고객분들이 적금의 이자 계산 방법에 대해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아래 예로 이자 산출 방법에 대해 알이보자.
매월 30만 원씩 12개월을 납부, 이율 1.5%의 적금의 예를 들어보자.
이때 만기 시에 받는 이자는 30만원x12개월x1.5%=5만4천원이 아니다.
올바른 계산법은
①30만원 x 1.5% x 12/12 = 4,500원
②30만원 x 1.5% x 11/12 = 4,125원
③30만원 x 1.5% x 10/12 = 3,7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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⑫30만원 x 1.5% x 1/12 = 375원
위의 합 2만9천250원이 만기 시 받을 수 있는 이자의 합계액이다.
간단히 엑셀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아직 더 남았다. 만기에 받는 29,250원이 끝이 아니다.
여기에 소득세 15.4%를 공제해야 비로소 실제로 받는 금액 24,746원이 계산된다.
참고로 다음에서 적금 이자 계산기를 검색하면 적금 만기 시 수령금액을 손쉽게 계산할 수 있다.
정리해보자.
30만원을 매월 꼬박 적금을 가입하면 만기 시에는
1)원금 3백60만원과 함께
2)이자 24,746원을 받는다.
정말 보잘것없고 초라하다.
아무리 저금리라 하지만 1년 동안 공들인 적금인데 고작 5만원 한 장에도 못 미치다니...
애초에 이글의 제목이 적금을 응원한다였는데, 이렇게 적은 이자를 주는 적금이 뭐가 좋아서 응원한다는 것인지 반문이 들 수 있다.
사실 적립식 펀드나 ISA 등 많은 대체 상품이 출시되어 전통적인 돈 모으기 상품인 적금의 자리가 예전에 비해 좁아진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적금 금리가 시장금리에 따라 연동되는 특성상 짧은 시간 내에 적금 금리가 오르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상품 간의 우열은 자금의 성격, 가입자의 투자 성향 등을 판단해야 하므로 정답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기간과 목적이 정해진 자금을 모으기 위해서는 적금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없다.
어차피 금리 차이도 크지 않은데 일반 입출금 통장에 모으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반박할 수 있지만, 눈에 보이면 쓰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인지라 정말 독한 마음을 먹지 않고서야 입출금 통장으로 돈 모으기는 쉽지 않다.
같이 근무했던 선배 중에 적금 통장을 여러 개 갖고 있는 분이 있었다.
그 선배의 적금 통장 겉면에는 '내년 아버지 칠순', '가족 해외여행' 등 만기 시에 사용할 목적을 적어 둔 것을 봤다. 그분은 매월 돈을 넣으면서 만기가 될 때 목돈이 될 것을 그리며 흐뭇하게 웃을 것이다. 또한 만기에 정해진 목적이 분명하므로 쉽사리 해약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그냥 막연하게 돈 좀 모아볼까라는 생각으로 적금을 가입하지 말고, 가입 전에 어떠한 목적으로 돈을 모으는지를 꼭 정하길 바란다. 명확한 목적은 중도해지하는 것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매월 돈을 넣으면서 만족감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매월 10만원씩 3년동안 모은 적금을 만기 해지하신 어르신께 다시 가입 안 하시고 모두 찾아가는 이유를 여쭤봤다. 손자가 대학 가는데 보태준다며 웃으시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3년이라는 기간 동안 매월 적금 통장에 돈을 입금하며 만기 때 손자에게 줄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을까. . .
(응답해라 1988 중에서)
- 덕선이 아빠 성동일 씨는 극 중 은행원으로 나온다.
- '은행 금리 겨우 15%'라는 대사가 나온 적이 있는데 실제로 1980년 초중반에는 20% 대가 넘었다고 한다. 지금의 금리와 비교하면 꿈만 같은 이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