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밥 먹듯이 운동을 하거나 몸매가 좋아 바디프로필을 찍는 사람이 절대 아님을 미리 밝힌다.)
아이가 집 근처 체육센터에서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일주일에 두 번씩..
마음 같아서는 매일 하라고 하고 싶지만, 그리고 시간이 가능하다면 아이도 그렇게 하고 싶을 것 같지만, 아이에게 허락되는 시간은 일주일에 딱 두 번뿐이다. 예전에 필라테스를 하고 싶다고 말했었기에 다시 한번 권해보았고 다행히 집 근처에서 할 만한 운동은 이것밖에 없었는데 아이는 자기 나름대로 즐겁게 다니고 있다.
이번 달부터는 나도 아이와 같이 하려고 했는데 아이는 별로 내키지 않는 모습이다. 좋아할 거라 생각하진 않았지만 이렇게 거부감을 보일 줄이야... 나도 살짝 마음이 상해서 같은 시간대에 다른 운동을 하기로 했다. 전부터 궁금했던 SNPE가 바로 앞 교실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그걸로 선택했다.
어제가 2주째였다. 웨이브 베개를 사용해서 지난주에 하지 않았던 복근 운동을 많이 했다. (참고로 웨이브 베개는 물결무늬가 굵직하게 새겨진 편백나무로 된 반원통 모양의 도구다. 웨이브 베개를 깔고 이리저리 움직이면 속근육까지 풀린다고 한다.) 누워서 웨이브 베개를 골반아래 놓고 다리를 90도로 굽혔다가 바닥과 수평이 되게 앞으로 뻗었다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운동을 했다. 바로 누워서, 왼쪽으로 기울여서, 오른쪽으로 기울여서 60회씩 했다. 바닥에 누워서 해도 나에겐 쉽지 않은 동작인데 웨이브 베개를 깔고 하니 엉덩이까지 너무 아팠다. 돈을 내고 왜 이렇게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할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하면서... 그 시간을 버티면서 수업이 끝났고 언제나처럼 가벼운 몸과 개운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역시 운동하길 잘했다면서..
오늘 아침에 출근을 하여 걸어 다니는데 다른 때보다 기분이 좋았다. 자세도 좀 더 곧게 펴진 느낌에 몸이 단단해졌다. 생각해 보니 어제 웨이브베개 위에서의 복근운동 덕분이었다! 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느껴지는, 몸에 딱 맞는 맞춤옷의 느낌. 새로 산 정장을 입고서 목에 힘이 들어간 듯 걸어 다녔다. 왕좌를 차지한 듯, 왕좌에 앉아 온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는 듯, 내가 한 단계 높이 올라간 기분이었다.
매일 이 정도의 기분을 느끼면 얼마나 좋을까... 잠이 잘 오는 건 물론이고 하는 일도 다 잘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이제부터 복근 맛집이 되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