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엄마의 예전 글을 뒤적였어.
윤아가 4학년 때 썼던 글을 읽고 엄마가 적은 일기가 있었지.
윤아가 썼던 말에 감동받아 엄마가 적은 글이었단다.
윤아는 엄마를 “자신에게 길이 되는 존재”라고 썼어.
엄마가 윤아를 사랑해주는 모습을 보면 윤아도 남들을 사랑해야 할 것 같고,
윤아가 짜증을 낼 때도 엄마가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했고,
바깥 일과 집안 일을 둘다 열심히 하는 엄마의 성실한 태도를 칭찬했지.
사실 엄마는 주중에 퇴근을 하고 나면 피곤해져서 윤아에게 어두운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 늘 미안했단다.
엄마가 기억하기로는 윤아에게 “빨리빨리 해”라는 말을 가장 많이 했던 것 같아. 퇴근한 후 자기 전까지 시간이 많지 않은데 저녁 먹기, 씻기 등 윤아가 자기 전 해야할 일들이 많다보니, 어린 윤아는 행동이 느릴 수 밖에 없는데도 항상 빨리빨리 하고 자라는 말로 재촉했던 게 미안해졌어. 윤아는 놀고 싶은 게 당연한데도 엄마가 그 마음을 읽어주지 못한 것 같았거든.
그런데 윤아는 엄마의 행동이 아닌 마음을 꿰뚫고 있었나 봐. 엄마의 마음을 읽어줬다는 그 점이 정말 고마웠고, 고마운 마음을 글로 써줘서 더 고마웠어. 특히, 윤아도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존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걸 보니 윤아가 더 사랑스러워지네. 윤아가 사랑이 많은 아이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말이야..
윤아가 성인이 되어서도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자신의 마음을 사람들에게 잘 표현하면 좋을 것 같아. 마음이 있어도 표현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알 수가 없거든.
윤아가 써줬던 글 정말 고마웠어. 영원히 잊지 않을게.
그리고 엄마도 윤아가 말했던 그 모습이 되도록 노력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