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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로운하루 Dec 08. 2024

잊지 않기 위해

2024년 12월 3일,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어. 

공교롭게도 한강 작가가 노벨상 수상을 하는 주간이지.


너도 알다시피, 한강 작가가 쓴 <소년이 온다>는 1980년에 있었던 5.18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이야기야. 그런데 2024년 12월 3일 밤 10시20분경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지. 이 두 사건이 겹쳐지면서 오늘의 뉴스는 마른 하늘의 날벼락 같았어. 대통령이 쓰는 말들은 2024년도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고 TV로 보는 국회의 모습은 너무 현실감이 없어서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어. 믿겨지지 않았지. 타임머신을 타고 1980년대로 돌아간 것 같았어.


지금은 인터넷과 유튜브를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소식을 알 수 있지만, 모든 정보가 언론에 의해 완전히 통제된 1980년대의 시민들은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을 겪어냈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아. 시민들은 자신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도 모른 채 공포 속에서 하루하루를 견뎌야 했을거야.


한강 작가는 인터뷰에서, 이 일로 인해 무자비한 폭력이 자행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했어. 그리고 사람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따뜻한 시선을 가지고 있었어. 어쩔 수 없이 이 일에 동참해야 했던 군인들에 대해서는 이렇게  표현했어. ‘소극적’으로 움직였지만 개인적으로는 ‘적극적’으로 행동한 것이라는 말로 군인들의 마음을 헤아렸어. 명령을 내린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군인들은 시민들에 대한 통제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음으로써 명령을 ‘소극적’으로 수행했지만, 각 군인들의 입장에서는 옳지 않다고 생각되는 명령을 따라야 하는지에 대한 내적인 갈등을 가지고 시민들과의 충돌이 일어나지 않게 자기 나름대로는 ‘적극적’으로 최소한의 행동만 했다는 거야. 한강 작가의 인터뷰를 보고서 엄마는 한강 작가의 깊이 있는 통찰력에 감탄했어.


한강 작가는 이런 일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 책을 쓰신 것 같아. 1980년에 일어났던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그 일을 직접 겪은 세대가 아니면 그 고통을 잘 모를 수 밖에 없어. 그리고 오랜 기간이 흐르면 역사의 한 페이지로 잊혀질 수도 있지. 하지만 이 소설을 통해 사람들이 오래오래 이 일을 기억함으로써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할 수 있을거야.


우리도 한강 작가처럼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도록 하자.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서 혼란스러운 요즘, 두려움과 불안에 파묻히지 않고 공감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하면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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