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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하는 늑대 Jul 10. 2022

브런치 공모전 당선

 ‘제10 회 브런치 공모전 당선’ 이란 제목으로 어그로를 더 끌어 보려 했습니다만 찔려서 참았습니다. 맞습니다. 조만간 브런치의 가장 큰 축제라고 할 수 있는 공모전이 열립니다. 저는 올해 두 번째 맞이하는 공모전입니다. 지난해 기억에 의하면 늦여름에서 초가을 즈음에 진행했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가을 공모전 이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다른 공모전도 있지만 이번에 진행하는 공모전이 아마 제일 규모가 큰 공모전 일 겁니다. 자그마치 교보문고에 책이 걸리는 공모전이니 그 어떤 특전보다도 큰 특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을 내 본 적도 없는 작가 지망생의 생각이라 틀릴 수도 있습니다.



 부족하지만 전 이번에도 공모전에 응모를 할 겁니다. 아마도 99% 될 일이 없을 겁니다만 그래도 참여를 할 겁니다. 1%의 확률을 믿고 들이대는 건 아닙니다. 말이 좋아 1% 지 실제로는 그마저도 안 될 겁니다. 그냥 들이대는 겁니다. ‘안 되면 말지 뭐. 내년에도 또 열릴 텐데’ 이런 마음가짐으로 그냥 내는 겁니다. 되지도 않는 글 읽는 심사위원들이 힘들겠지만 심사위원들이 하는 일이 원래 그런 겁니다. 그 부분까지 고려할 만큼 제 상황이 넉넉하진 않습니다.



 확률이 나왔으니 문득 갑자기 로또가 생각납니다. 로또를 사 보셨나요? 전 가끔 삽니다. 요행을 바란다고 뭐라 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 힘든 세상 살아가는 게 요행입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하튼 생각이 난 김에 로또의 당첨 확률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당연히 1등 당첨 확률입니다. 로또는 45개의 숫자 중에서 6개의 숫자를 선택해 다 맞으면 1등입니다. 되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되면 돈을 어떻게 쓸지 계획이 다 세워져 있는데 왜 안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미스터리입니다. 그 미스터리를 확률로 풀어 보겠습니다.



 흔히 로또에 당첨될 확률은 번개에 맞아 죽을 확률보다 낮다고 합니다. 번개에 맞아 죽을 확률은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습니다. 살면서 그런 이야기를 들어 봤거나 뉴스에서 본 적도 없으니 상당히 낮을 겁니다. 그보다 낮다는 로또의 기본적인 당첨 확률은 다행히도(?) 계산이 됩니다. 45개의 숫자 중에 6개를 맞히면 되는 거니까 우선 45개의 숫자 중에 하나를 선택합니다. 그 경우의 수가 45가지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두 번째 숫자를 선택합니다. 이미 앞에서 한 개의 숫자를 선택했기 때문에 남아 있는 44개의 숫자 중에 하나를 선택합니다. 그 경우의 수는 44가지입니다. 이렇게 같은 방식으로 계속 이어집니다. 처음 숫자는 45가지 중에 하나, 두 번째 숫자는 44가지 중에 하나, 세 번째 숫자는 43가지 중에 하나…. 다 하면 각 순서의 경우의 수가 45, 44, 43, 42, 41, 40 이렇게 되는데 이 각각의 경우의 수들을 모두 곱하면 됩니다.



 곱하는 이유는 예를 들어 처음에 1이 나왔을 때 두 번째 숫자는 1을 제외한 44개의 숫자 중에 하나가 나오는 겁니다. 다시 말해 처음에 1이 나오고 이어서 2, 3, 4, 5…. 중에 하나가 나오는 겁니다. 즉, (1, 2) 이렇게 한 가지, (1, 3) 이렇게 또 한 가지 해서 처음 1이란 숫자와 두 번째 숫자의 조합을 통해 44가지의 경우의 수가 나오고 처음 숫자가 2라고 하면 마찬가지 방법으로 또 44가지의 경우의 수가 나옵니다. 이런 식으로 세 번째, 네 번째 계속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각 순서의 경우의 수를 곱하면 됩니다.



 글재주가 부족해 글로 설명하려니 참 힘든데 더 쉽게 이야기하면 햄버거 집에 갔더니 햄버거는 3가지, 음료수는 2가지가 메뉴에 있습니다. 햄버거 한 가지와 음료수 한 가지를 같이 선택하는 경우의 수를 간단히 생각해 보면 햄버거 3가지 각각에 대해서 음료수 2가지를 선택할 수 있으니 3과 2를 곱해 6가지의 경우의 수가 나옵니다. 이 계산과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너무 쉬운 경우의 수 계산이지만 숫자, 계산이라면 경기부터 일으키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부족한 설명이지만 나름 해 봤습니다.



 그렇게 각 순서의 경우의 수인 45, 44, 43, 42, 41, 40을 모두 곱하면 5,864,443,200가지의 전체 경우의 수가 나옵니다. 자그마치 50억이 넘는 60억에 가까운 경우의 수가 나옵니다. 이 중에서 한 가지의 경우가 바로 1등입니다. 는 아닙니다. 한 번의 계산이 더 남아 있습니다. 위 계산은 모든 경우의 수, 그러니까 숫자의 종류는 같지만 순서가 다른 부분까지 계산을 모두 한 경우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내가 고른 6개의 숫자가 만약에 1, 18, 12, 21, 10, 25라고 해 보면 이 6개의 숫자를 앞에 나열한 순서가 아닌 다른 순서로도 나열할 수 있습니다. 10, 25, 12, 21, 1, 18 이렇게 말입니다. 이런 모든 경우, 그러니까 무작위로 뽑은 6개의 숫자가 자체적으로 순서를 정하는 모든 경우까지 다 센 경우가 앞에 나온 50억이 넘는 경우의 수입니다.



 뽑은 6개의 숫자가 자체적으로 순서를 정하는 경우는 처음에 오는 수는 뽑아 놓은 6개의 숫자 중에 한 가지가 오는 거니까 6가지, 그다음은 남아 있는 5개의 숫자 중에 역시 한 가지가 오는 거니까 5가지 이렇게 해서 6, 5, 4, 3, 2, 1의 경우의 수를 역시 모두 곱해 720가지가 됩니다. 하지만 로또에선 당첨 번호의 순서까지 따져서 1등을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720가지의 경우의 수는 모두 한 가지로 같은 경우가 됩니다. 그래서 처음에 계산한 50억이 넘는 경우의 수를 720가지로 나눠 주면 됩니다. 그 경우의 수가 우리가 45개의 숫자 중에 6개를 뽑는 로또의 전체 경우의 수가 됩니다. 8,145,060가지가 됩니다. 이 중에 한 가지가 바로 1등입니다.



 이 참에 보다 정확한 계산을 확인해 보면서 수학 공부를 조금 해 보고 싶다고 하면 ebs의 중등 2학년 2학기 과정 중에 ‘경우의 수’라는 단원과 고등 수학 단원 중에 ‘순열과 조합’을 찾아보면 될 겁니다. ebs의 기본 강의는 무료니 걱정하지 마시고 아들, 딸, 조카 손잡고 같이 보면 됩니다. 아!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어려운 것들을 공부하는구나 하면서 조금은 아이들의 마음도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전 이런 확률을 뚫어 보겠다고 가끔 로또를 삽니다. 당연히 지금까지 된 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로또를 사기 위해 낸 돈은 당첨금을 제외하고 복권기금으로서 사회 여러 곳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얼마나 뿌듯한 일입니까? 난 솔직히 기부만 하는 건 아까워서 못 하겠다 하는 분들은 가끔 로또를 사면됩니다. 안 될 게 뻔하지만 일주일은 그래도 혹시 하는 마음으로 나름 즐겁습니다. 그리고 안 되면 복권기금으로 세상 좋은 곳에 쓰입니다. 기부하는 겁니다.



 여기서 또 갑자기 브런치 공모전에 당선될 확률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브런치에 들어가 보면 ‘브런치 팀’이라는 계정이 있습니다. 브런치 운영 계정일 겁니다. 그 계정의 구독자가 지금 보니 227.1만 명입니다. 브런치 작가 분들은 아마 거의 다 해당 계정을 구독 중일 겁니다. 그리고 브런치 작가가 아님에도 구독을 할 수 있는 건지 어떤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브런치 작가가 아니어도 구독은 할 수 있는 걸로 아는데 그냥 저 227.1만 명의 구독자가 다 브런치 작가라고 해 보겠습니다. 브런치 작가가 아닌데 구독을 한 분들도 여하튼 예비 브런치 작가 들일 테니 그냥 그렇다고 치겠습니다. 앞에서 장황하게 수학적 계산을 하긴 했습니다만 우린 수학 하는 사람들이 아니니 그냥 대충 넘어가겠습니다. 문과적 감성 뭐 이런 걸로 이해해줄 거라 믿습니다.



 이 227.1만 명의 작가 들 중에 이번 공모전에서 10명이 되는 겁니다. 특별상 40명은 제외하겠습니다. 계산을 쉽게 하기 위해 227만 명으로 잡겠습니다. 그럼 227만 분의 10이니까 약분하면 22.7만 분의 1이 됩니다. 로또 1등 당첨 확률에 비하면 우습습니다. 전 약 800만 분의 1이라는 확률을 뚫어 보겠다고 가끔 로또를 삽니다. 그런 제가 반올림해서 23만 분의 1이라는 확률을 무서워해야 되겠습니까? 아니 무서워할 수가 없습니다. 무조건 가 보는 겁니다. 그래서 아까 처음에 이야기했던 공모전에서 아마도 99%의 확률로 떨어질 게 뻔하다고 했지만 들이대 보는 겁니다.



 정리해 보겠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여러분들도 해 볼만 한 일입니다.


1번. 나는 글을 쓰고 싶었고 브런치라는 공간을

    활용할 뿐이니 공모전이고 나발이고 그냥 글을 쓴다.

2번. 이왕 쓰는 거 공모전이 있다고 하니, 그렇다고 하니

    내가 조금 더 신경을 써서 글을 쓴다.

3번. 나는 익스트림하고 스펙터클한 걸 좋아하는 사람이니

    더 낮은 확률인 로또 1등 당첨에 도전해 보겠다.









로또나 사러 가야겠다. 여러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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