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리가 뭘까요?
저는 이거 하나만큼은
전국 1등이라고 자부할 수 있어요.
뭐 아닐 수도 있는데
제가 그렇다면 그런 거지요. 뭐 ㅋ
여하튼
때가리는 제 고딩시절
별명 중에 하나고요.
전국 1등은 머리크기 1등이에요. ㅋ
그렇다면 61은 뭐냐?
군대 가서 받는 보급품 중에
모자가 있는데
써 보거나 확인하지도 않고
제일 큰 호수를 집어 들었는데
61호였어요.
네 맞습니다.
전 머리가 커요.
그것도 드럽게...
단점이라면 단점이지요.
아니 우리나라에선 단점 맞아요!!!
짜증이 났어요.
나도 머리가 작아서
모자도 쓰고 선글라스도 껴 보고 싶은데
머리가 크니 이거 뭐
영 안 어울리는 거예요...
그렇다고 조각칼로 돌려 깎을 수도 없고!!!
어쩌겠습니까.
그냥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웃긴 건
그렇게 받아들이고
제가 먼저 농담으로
사람들 앞에서 떠 벌리니까
오히려 농담으로 웃기고
넘길 수 있는 요소가 됐어요.
뭐 사실 그전에도 정말 친한 친구들 아니면
놀린 사람도 없었지만
이렇게 먼저 까고 이야기를 하니
그 누구도 놀릴 거리가 안 되는 거예요.
다시 말해 단점일 수 있는 부분이
전혀 단점이 아닌 상황이 돼 버린 거지요.
오히려 일정 부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하나의 웃긴 요소가 돼 버린 거예요.
단점이 장점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사실 달라진 건 없어요.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조각칼로 깎아낼 수도 없고
바꿔 끼울 수도 없는 머리는
여전했거든요.
특별히 무언갈 한 건 없고
그냥 소위 팩트로서 그대로
받아들였고 그걸 떠벌렸을 뿐인데
단점일 수 있는 상황이
묘하게 장점으로 바뀌어 버린 거예요.
그 뒤로 저는 저 스스로에게
보다 당당해졌어요.
뭐 사실 그전에도 당당하지 못할 건 없었는데
외형적으로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콤플렉스
그런데 따져 보니 딱 하나의 콤플렉스
그거 하나 극복하고 나니
뭐랄까 이 전보다 더 잘생겨 보인다고 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외형적으로나 내실로 따져 보나
부족한 게 정말 많은데
인정을 해 버리니까
그냥 별스럽지 않게
또 받아들여지더라고요.
그래서 전 앞으로도 당당하게
잘 생긴 모습으로 살아갈 겁니다.
아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장점도 단점도 모두 나를 이루고 있는 소중한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