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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하는 늑대 May 01. 2023

고숫따감깨

때가리가 뭘까요?

저는 이거 하나만큼은 

전국 1등이라고 자부할 수 있어요.

뭐 아닐 수도 있는데 

제가 그렇다면 그런 거지요. 뭐 ㅋ

여하튼

때가리는 제 고딩시절 

별명 중에 하나고요. 

전국 1등은 머리크기 1등이에요. ㅋ

그렇다면 61은 뭐냐?

군대 가서 받는 보급품 중에 

모자가 있는데 

써 보거나 확인하지도 않고 

제일 큰 호수를 집어 들었는데 

61호였어요.

네 맞습니다. 

전 머리가 커요.

그것도 드럽게... 

단점이라면 단점이지요.

아니 우리나라에선 단점 맞아요!!!

짜증이 났어요. 

나도 머리가 작아서 

모자도 쓰고 선글라스도 껴 보고 싶은데

머리가 크니 이거 뭐 

영 안 어울리는 거예요...

그렇다고 조각칼로 돌려 깎을 수도 없고!!!

어쩌겠습니까.

그냥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웃긴 건 

그렇게 받아들이고 

제가 먼저 농담으로 

사람들 앞에서 떠 벌리니까

오히려 농담으로 웃기고

넘길 수 있는 요소가 됐어요.

뭐 사실 그전에도 정말 친한 친구들 아니면 

놀린 사람도 없었지만

이렇게 먼저 까고 이야기를 하니

그 누구도 놀릴 거리가 안 되는 거예요.

다시 말해 단점일 수 있는 부분이

전혀 단점이 아닌 상황이 돼 버린 거지요.

오히려 일정 부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하나의 웃긴 요소가 돼 버린 거예요.

단점이 장점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사실 달라진 건 없어요.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조각칼로 깎아낼 수도 없고

바꿔 끼울 수도 없는 머리는 

여전했거든요.

특별히 무언갈 한 건 없고

그냥 소위 팩트로서 그대로 

받아들였고 그걸 떠벌렸을 뿐인데

단점일 수 있는 상황이 

묘하게 장점으로 바뀌어 버린 거예요.

그 뒤로 저는 저 스스로에게

보다 당당해졌어요.

뭐 사실 그전에도 당당하지 못할 건 없었는데

외형적으로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콤플렉스

그런데 따져 보니 딱 하나의 콤플렉스

그거 하나 극복하고 나니

뭐랄까 이 전보다 더 잘생겨 보인다고 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외형적으로나 내실로 따져 보나 

부족한 게 정말 많은데 

인정을 해 버리니까 

그냥 별스럽지 않게

또 받아들여지더라고요.

그래서 전 앞으로도 당당하게 

잘 생긴 모습으로 살아갈 겁니다.

아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장점도 단점도 모두 나를 이루고 있는 소중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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