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야기하는 늑대 May 28. 2023

작가... 세요?!

 일반적인 관점에서의 이야기입니다. 혹시라도 누구라도 마음이 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누굴 지칭해서 쓰는 글은 아닙니다. 저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고 글을 쓰겠다고 하는 모든 분들에게 어쩌면 감히 건방지게 지껄이는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 필요한 이야기이겠다 싶어 나불거려 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드시는 분이 있다면 더 이상 이 글을 읽지 말아 주세요.



 나는 작가가 아닌데 작가다. 뭔 개소리인가 싶겠지만 그렇다. 일단 글을 쓰고 있으니 좋은 글이건 그렇지 못하건 재미있건 역시 그렇지 않건 여하튼 글을 쓰고 있으니 분명히 작가가 맞다. 그런데 작가라고 할 수는 없다. 대중이 흔히 말하는 작가는 재미있는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직접적으로 표현해 1~2만 원의 돈을 내고 사 볼만한 책을 출간해 내는 사람을 의미할 텐데 그렇지 못하니 작가가 아니다.



 그렇다면 누구냐 넌? 난 작가다. 이 인간이? 해 보자는 건가! 아, 브런치 작가다. 브런치 작가가 뭐냐고?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요즘 사람들이면 대체적으로 다 알고 있는 글쓰기 플랫폼이고 그 플랫폼에 글을 올릴 수 있는 작가라 이 말이다. 다시 말해 아주 긍정적으로 에둘러 표현하면 아마추어 작가란 소리다. 물론 브런치라는 공간에 프로 작가들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확인을 정확하게 하지 못해서 그렇지 아마추어 작가가 더 많을 것이다. 아니면 말고... 아니 근데 나 같은 게 작가라고 글을 올릴 수 있으니 분명히 아마추어 작가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런 브런치에 이런 글들이 많이 올라온다. ‘글감이 없어 글쓰기가 어렵다 혹은 못 쓰겠다...’ 아니, 작가세요? 그러니까 프로 작가세요? 당신이 제대로 된 글감을 찾아 글을 쓰면 막 사람들이 읽어 주고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고 관련된 글을 더 쓰고 그러면 책이 나오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뭐 그럴 걱정이 앞서 글감이 없어 글을 못 쓰겠다고 하는 거예요?



 저기요, 그럴 일 절대 없을 테니까 꿈 깨시고 걱정일랑 붙들어 매시고 아무거나 그냥 쓰세요. 글감이 없다는 걱정은 어떻게 하면 감히 할 수 있는 건가요? 아마추어 작가도 뭐도 아닌 나부랭이 주제에? 일기는 제대로 써 봤어요? 일기가 글감을 걱정하고 쓰는 글인가요? 그냥 그날 있었던 글을 쓰는 것뿐이에요.



 글쓰기의 여러 가지 연습 방법 중에 하나일 뿐입니다만 그날그날 있었던 일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고 필요하다면 요일과 시간을 넘나들며 연결시켜 보고 괜찮다면 있었던 일을 바탕에 깔고 일정 부분은 꾸며내 보기도 하고 뭐 그러면서 연습을 하는 거 아닌가요?



 프로 혹은 아마추어를 떠나서 글을 쓰려는 마음속에 조금이라도 나은 글감으로 괜찮을 글을 써 보려고 하는 의지 혹은 욕구 또는 욕망에 의해 그러는 건 알겠지만 도가 지나치다는 겁니다. 이제 막 글을 써 보려고 하는 사람들이 그럴듯한 글감을 찾아 괜찮은 필력으로 멋들어진 글을 쓰려는 마음 자체가 욕심 아닌가요? 마음이 앞서 나가는 게 어쩌면 사람의 너무나도 당연한 심리인 건 알겠습니다만 글을 써 보겠다고 이제 겨우 펜을 잡은 사람이(뒤집기를 시작한 아이가) 베스트셀러 작가 뒤통수를 후려 치고 싶어 하니(당장 뛰고 싶어 하니) 글감이 나오겠습니까? A라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B라는 베스트셀러 작가 뒤통수를 후려칠 만한 글감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을 텐데 무지렁이 같은 아마추어 작가가 그게 가당키나 하겠습니까?



 어떤 글감으로 독자를 감동시킬까 고민하지 마세요. 당장 당신의 글을 읽어 줄 독자는 세상 어디에도 없으니까요. 입장 바꿔 생각해 보세요. 글쓰기 플랫폼이 넘치고 그만큼 아마추어 작가도 넘치고 그들이 써 재끼는 글은 더 넘치고 넘치는 세상입니다. 당신이라면 그런 글 읽을 거예요? 아닐 걸요? 기존에 이름 있는 작가나 유명인이 쓴(직접 쓴 건지도 모르겠지만) 글이나 일을 겁니다. 그게 세상입니다. 당신도 그럴 건데 당신이 쓴 글을 누가 읽어 줄 거라고 기대하면 그거 과대망상입니다.



 원고지에 직접 쓰는 시대는 아니니까 하루에 한글문서 한 페이지 정도는 써 내려가자. 무슨 이야기가 돼도 상관없으니 일단 써 내려가자. 꾸역꾸역 허연 건 여백이요, 검은 건 글씨라는 마음으로 한 페이지는 채워 보자. 그거라도 매일 해 보자. 내용은 상관없다. 일단 쓰는 게 중요하니까... 뭐 이런 마인드로다가 접근해야 되지 않을까요?



 그런 일련의 무식하고 대책 없는 과정이 쌓이고 쌓이면 괜찮은 글감도 찾고 그에 합당하게 늘어난 글쓰기 실력에 의해 그야말로 글다운 글을 쓰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고 책 한 번 내 보지도 않고 매일 쓰지도 않는 놈이 지껄여 봤습니다.(글을 쓰겠다고 처음 결심했을 때 한 달, 브런치에 입성하고 100일 동안은 매일 글쓰기를 했고 나머지 기간은 일주일에 2~3 꼭지 정도의 글을 썼고 지금도 그러고 있습니다.)


https://groro.co.kr/story/3467            

그로로 동시 게시 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100 감사 2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