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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하는 늑대 Sep 25. 2023

Give and take 하지 말고 기부를 해

https://groro.co.kr/story/5740



 세상엔 자기 멋대로 인 사람들이 참 많다. 나도 일정 부분 멋대로 인 성향이 있는데 이 글에서 이야기하는 영역에서 만큼은 어느 정도 자유롭다고 할 수 있다. 멋대로 인 부분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주고받는 부분에서 지 마음대로 행동하고 해석하고 지 혼자 상처받고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무엇을 주고받으면서 저 난리브루스를 치는가 하면 둘 중 하나다. 물건이나 마음 그리고 두 가지를 섞어 주고받을 때 저런 일이 발생한다. 특히 마음을 주고받을 때 난리브루스의 강도가 올라간다. 물건은 명확한 실체가 오고 가기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주고받는 양쪽이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는 편이다. 쉽게 말해 어떤 물건이고 간에 뭘 받으면 받은 쪽도 가만있기 뭐 해 기회를 봐 뭐라도 주게 마련이다.



 문제는 마음이다. 이건 뭐가 온 건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고 온전히 받아들이기에 부담스러운 상황도 많다.(물건도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여차저차 상황에 의해 어~하고 받아 들어 나중에라도 적당히 써먹거나 영 아니면 그냥 그대로 돌려주면 그만이라 마음보다는 그 부담이 덜 할 수 있다고 본다.)



 예전에 어디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이런 양반이 있다고 했다. 아파트에 사는데 대충 10층 정도에 살았다고 한 거 같다. 아침마다 출근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면 늘 같은 층에서 타는 같은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상황이다. 여하튼 그래서 반갑고 좋은 마음으로 사람들에게 인사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누구는 인사를 받아 주고 누구는 끝끝내 받아 주지 않더라는 거다.



 그럴 수 있는 거 아닌가 싶었다. 가족도 핵가족 화되는 마당에 아파트에 사는 모르는 사람들끼리 뭐 그렇게 가깝게 지낼 일이 있다고, 난 이 부분을 각박하다 뭐 이런 표현으로 대충 둘러치는 게 더 싫다. 뭐가 각박하단 말인가? 그냥 시대가 그렇게 보다 개인에 집중되는 사회로 변해갈 뿐이지. 물론 그로 인해 많은 문제들도 발생하고 있지만 이 놈의 세상이 어느 시대고 문제가 없던 시대가 있었던가?



 여기서 문제는 반갑고 좋은 마음으로 인사를 했다는 거다. 자 입장 바꿔 생각해 보자. 반갑고 좋은 마음은 누구의 마음이란 말인가? 그저 자기의 마음 아닌가? 자기가 반갑고 좋은 마음으로 인사를 했으니 상대방도 반드시 그래야 된다는 건 어느 나라 법이란 말인가? 이 얼마나 이기적인 마음인가? 모르는 사람과 엘리베이터라고 하는 지극히 폐쇄적인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 불편하고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자기 마음 좋다고 아무렇지 않게 인사를 한다? 이기적인 걸 넘어 서두에 언급한 대로 그냥 자기 멋대로 하는 행동 그 이상 이하도 아닐 뿐이다.



 정말로 반갑고 좋은 마음이 기꺼이 일어 인사를 했다면 상대방이 인사를 받아 주고 말고 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좋은 마음을 보낸 행위 자체로 만족하면 될 일이다. 상대가 인사를 받아 반응을 하고 다시 인사를 해 주고 말고는 전적으로 상대의 몫인 거지 그걸 왜 강요한단 말인가? 다시 이야기한다. 상대는 인사를 해 달라고 한 적이 없다. 자기 혼자 좋다고 인사해 놓고 그에 상응하는 반응을 강요하는 건 욕심이다.



 앞에 사례의 끝이 아주 가관이다. 인사를 안 받아 주는 무뚝뚝한 아저씨와 역시 인사를 안 받아 주는 초등학생 그리고 인사를 잘 받아 주는 노부부를 비교하며 무뚝뚝한 아저씨와 초등학생이 인사를 받아 줄 때까지 인사를 하겠다는 두고 보라는 식의 의지를 밝히면서 이야기는 끝이 났다. 이야기를 듣고 난 그 인간이 궁금했다. 어떻게 생겨 먹으면 그런 생각을 하는 거지? 아저씨나 초등학생의 성향이나 상황 등은 그냥 뭉개버리면 그만인가 보다.



 세상사 오고 가는 게 인지상정이라고 하지만 이는 엄연히 쌍방 간에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질 때 가능한 일이다. 짝사랑을 생각해 보자. 정말 안타까운 상황인데 한쪽이 다른 한쪽을 죽어라 사랑한다. 사랑인지 집착인지 맹목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그 어떤 형태건 간에 자기 딴에는 긍정적인 마음을 내 비치며 받아 달라고 할 때 상대방이 이성으로서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 마음을 안타깝고 한 편으론 불쌍하니 받아 줘야 되는 건가 이 말이다. 그건 동정이지 사랑이 아니다. 그런 동정의 마음으로 뭘 하겠다는 건가? 그건 결코 옳은 주고받음이 아니다. 그럴 경우에 마음이 없는 쪽에서 단호하면서 강하게 잘라 주는 게 맞다. 마음을 준 쪽은 가슴이 찢어지겠지만 어쩌겠는가. 자기 혼자 동한 마음 자기가 다 잡아야지.



 조금 격한 예를 들었지만 다시 한번 이야기하는데 정말 좋은 마음을 보냈다면 그냥 거기서 끝냈으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 보낸 마음을 돌려받지 못해 마음이 아플 거 같으면 그런 마음을 보내지 않았으면 한다. 누가 그런 마음을 보내달라고 했냐 이 말이다. 요즘 유행하는 표현을 빌자면 ‘누칼협!’ 누가 칼 들고 마음을 보내라고 협박한 것도 아닌데 왜 자기 멋대로 마음을 보내 놓고 반응을 하니 마니, 서운하니 어쩌니 이러느냔 말이다.



 Give and take 하지 말고 그냥 보내는 마음, 기부하는 마음으로 본인들의 마음을 보냈으면 한다. 기부가 뭘 바라고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그저 보내는 마음 그 자체가 따뜻하고 뿌듯하면 될 일이다. 인간은 필연적으로 외로운 존재이면서 생존을 위해 함께 살아야 한다. 외로운 존재이면서 같이 살아야 하는 이 아이러니의 경계선에 적당히 서 있기를 바란다.





아니 애초에 관계에 목을 매지 마세요.

자존감을 바탕으로 혼자 서세요.

혼자 살아가라는 게 아니라 외로움을 받아들이세요.

인간은 필연적으로 외로운 존재입니다.

이걸 받아들이지 못하니

관계에 목을 매고 관계에 엮이고 고통스러워하는 겁니다.

외로움을 받아들이고 자존감을 확인할 때,

비로소 그 누구와도 자연스러운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어떤 유튜브 영상을 보고 작가 본인이 단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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