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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하는 늑대 Jul 07. 2021

나를 쓰자.

그냥 쓰자.

내용이 없어도 쓰자. 그게 무어든 쓰자.

어차피 뭘 써야 될지도 모르지 않는가?

그냥 쓰자.




문체, 어투 이딴 거 신경 쓰지 말고 그냥 쓰자.

뭘 써야 될지, 뭘 말해야 될지 몰라서

그래서 나라는 사람 자체에 대해

쓰고 이야기해보려 하는 거 아닌가?




나라는 사람. 나도 잘 모르는 나라는 사람.

이랬다, 저랬다 하는 사람.

하루에도 마음이 12번은 더 왔다 갔다 하는 사람.

그러니 문체고 어투고 나발이고 그냥 쓰자.




문체, 어투 등을 맞추려고 하지도 말자.

잘 쓰지도 못하는 글, 처음 쓰는 글.

무슨 문체를 따지고 어투를 따질까?

그냥 쓰자. 날것 그대로의 나를 쓰자.

이 세상을 살아가는 나를 쓰자.




꿈도 있고, 의욕도 있고, 열정도 있지만

또 한 편으론 그런 꿈, 의욕 그리고 열정

그 모든 걸 집어던지고 싶은

그런 나에 대해서 쓰자.




은퇴하고 싶다. 삶에서의 은퇴가 아닌

지금 하는 일에서 은퇴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글을 쓰고 떠들어야 한다.




이게 내가 살 길이다.

지금 하는 일로 내가 살 수 없을 것 같다.

내가 살기 위해서,

아내 그리고 아이와 같이 살기 위해서

글을 쓰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




아무 때고 내 멋대로 내 마음대로

세상의 시간이 아닌 내 시간에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게임도 하고,

잠도 자고, 커피도 만들고, 노래도 부르고,

그리고 글을 쓰기 위해서라도 지금 글을 써야 된다.




아내와 시간을 더 보내고 싶다.

아내와 같이 빵을 만들고 싶다.

그리고 아이가 커 가는 모습을 하나하나 보고 싶다.

일 하느라 아이가 자는 모습만 보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여느 아빠들처럼

아이들과 거리를 둘 수밖에 없는

그런 아빠가 되고 싶지 않다.




아이가 커가는 모습 보면서 나도 같이 커 가고 싶다.

누가 늙어 간다고 하는가?

그냥 커 가는 거다. 아이건 어른이건 모두 커 가는 거다.

같이 커 가는 거니 어른이랍시고 재지 않고,

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아이와 함께 커 가고 싶다.




옆에서 커 가고 싶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내가 하고 싶은 거 마음대로

내 시간에 맞춰하면서

아내와 아이와 함께 놀고 싶다.

삶을 즐기고 싶다.




그러니 꼭 글을 써야 한다.

그리고 이야기해야 된다.

뭘 써야 될지 뭘 이야기해야 될지 모르겠다면

나를 쓰고, 나를 이야기하자.

내가 주제이고 내가 콘텐츠다. 

세상에 오롯이 온전히 나를 내놓자.

그래야 세상도 나를 받아들이겠지.




매일 쓰자. 매일 써! 그냥 쓰자. 그냥 써!

주저리주저리 일기처럼 아니 일기를 쓰자.

어린 시절 학교 다니면서 써야지, 써야지 마음만 먹었던

나이가 조금 차서도 써야지 마음먹으며

한 두어 번 쓰다 말았던 일기.

그 일기. 지금부터 꼭 쓰자.




그래서 돈 벌자. 그래서 은퇴하자.

그래서 내 삶을 진짜 내 삶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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