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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하는 늑대 Apr 13. 2024

글이란 무엇인가?

https://groro.co.kr/story/9384



 했던 이야기를 또 하고 또 하는 경우가 될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이야기를 하게 된다. 글이란 무엇인가? 사람들은 글을 왜 쓰려고 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그렇다고 해도 나는 왜 글을 쓰려고 하는 것일까? 사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 이유 그리고 의미 등이 모호하다.



 2020년 8월 우연한 기회에 별생각 없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의미야 가져다 붙이면 그만이니까 여러 가지 좋은 의미를 실제로 가져다 붙이기도 했다. 그중 하나의 예가 글을 씀으로써 내 속에 있는 나를 찾는 거였다. 그럴듯하지 않은가? 글을 쓰면서 내 속에 있는 진정한 내가 누구인지 알아 가는 과정, 그 과정을 혹여 대중이 반응이라도 해준다면 책이라는 걸 출간해서 팔아먹을 수도 있는 그래서 제2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처음엔 정말 그렇게 생각했고 그렇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그렇게 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다행인지 불행인지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알게 됐다. 딱히 자세히 알고 싶지도 않은 사실, 자세하게 알아봐야 뭐 이렇다 할 방법도 없는 현실, 한 해에 얼마나 많은 작가들이 또 얼마나 많은 책을 출간해 내는지, 그중에서 소위 베스트셀러가 된다는 게 정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개 중엔 관련 업체(?) 등을 통해 여러 가지 방법을 이용해 베스트셀러를 어떻게 만들어 내는지 등등등.



 뭐 하나 나에게 녹록한 건 없었다. 일기인 듯 아닌 듯, 한 꼭지 정도의 글을 쓰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아니 내가 뭐 프로 작가도 아니고 대충 아무거나 내 이야기를 있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감정이나 생각들을 정리하면 되는 거지 뭐 별거 있어? 이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한 꼭지 정도의 글이라고 할 수 있는 건지 없는 건지를 쓰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어쩌면 그런 마음으로 글 같지도 않은 배설물을 배설해 내서 책을 출간하지도 못하고 당연히 책을 팔아먹지도 못하는 거 아닐까 하는 지극히 합리적인 의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긴 했다.



 그리고 더해서 약간의 반골기질이라고 해야 될까? 작가도 뭐도 아닌 주제에 작가를 흉내 내는 듯 한 글은 쓰기가 싫었다. 아니 더 정확히는 그런 글을 쓸 재주도 없었고 그냥 뭐랄까 두드러기가 이는 것처럼 싫었다. 난 속이 그리 넓은 사람도 아니고 여유가 있는 사람도 아니고 싫은 건 싫은 티 팍팍 내는 사람이라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나 물건 등을 보면 그냥 바로 몸이 반응을 해 버린다.



 그런 그지 같은 성향에 의해 장점 아닌 장점 하나가 있는데 ‘척’ 하는 인간들은 귀신같이 알아낸다. 작가도 아니면서 작가인 척 어디서 작가라는 양반들이 쓸 법한 혹은 주워 본 표현들을 그 단어의 진정한 의미는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쓰는 꼬라지를 보고 있으면 바로 뒤로 가기를 눌러 버리고 만다.(요즘은 글이라는 게 보통 인터넷상의 여러 플랫폼에 공유가 되기 때문에 보기 싫으면 뒤로 가기를 할 수 있다. 뭐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를 이렇게 부연 설명하는 것도 나의 쓸데없는 성격 중에 하나다.)



 물론 요즘 같이 전문가와 비전문가, 그러니까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가 모호한 시기에 누구나 글을 쓸 수 있고 영상을 만들 수 있고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이런 상황과 사람들의 그런 행위 자체를 뭐라고 하는 건 아니다. 이걸 뭐라고 해 버리면 나 역시 당장 글을 쓰면 안 된다. 누구나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고 도전할 수 있는 상황 자체는 너무나도 반가울 따름이다. 그 덕에 글 같지도 않은 걸 쓰면서 많지 않은 분들이지만 여하튼 감사한 분들에게 관심도 받고 일부 플랫폼에선 약간의 원고료도 받고 있으니 그런 상황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다만 그 과정에서 글을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 가짜들이 진짜인 양 판을 치는 모양새가 영 보기 껄끄러워 이렇게나 옆으로 새 버리고 말았다. 이 글이 원래는 제목에 나와 있는 것처럼 글이란 무엇인가? 였는데 이상해 졌다. 하지만 뭐 이런 생각 역시 글을 쓰면서 하게 된 거니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시 돌아와서 진짜 속마음이 글을 쓰면서 나를 찾아 내가 이 세상에 어떻게 쓰일 수 있는 인간인지를 알아내고 싶어 글을 쓰기 시작했는지 어땠는지 모를 일이지만 여하튼 3년 넘게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시점의 마음이 애매한 건 사실이다. 그래서 글이란 무엇인가?를 계속 생각하게 됐고 또 그 생각을 아이러니하게도 글로 쓰고 있다.



 글이 무엇 인가를 생각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글을 씀으로써 내가 나를 찾았는지 돌아보면 그렇다라고 대답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아니 애초부터 그랬나 싶기도 하다.) 여느 사람들은 글을 쓰면서 나도 알아 가고 그래서 힐링도 되고 뭐 그렇다고 하는데 나 역시 대충 비스무리한 경험을 안 해 본건 아닌데 그렇다고 해서 누구에게 정말 그렇다고 도시락을 싸 들고 다니며 좋은 경험이니 글을 써라라고 하기엔 약간 부족한 아니 어쩌면 아닌 것 같은 생각이 자꾸 고개를 처 들어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그 생각을 쏟아내고 있는 중이다.



 내가 쓴 글이 잘 쓴 글인지 못 쓴 글인지를 떠나서 글을 쓰는 행위 자체는 앞에도 말했지만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그건 글을 쓰기 시작한 처음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차이점은 하나 있다. 처음에 비해 갈수록 드럽게 글이 쓰기 귀찮아진다는 거... 꼴에 3년 넘게 글이라는 걸 써서 그런지 머릿속에 글감들이 왔다리 갔다리 하는 경우는 상당히 많다. 다만 그걸 글로 구체화해서 쓰는 건 갈수록 정말 귀찮아지는 것 같다.



 결론적으로 그게 문제인 거 같은데 또 큰 문제는 그 문제를 그렇게 큰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500여 편의 꼭지 글을 써 왔다. 대충 거칠게 후려쳐서 계산하면 이틀이나 사흘에 한 꼭지 정도 글을 써 온 것 같다. 꾸준하게 쓴 시기도 있고 쓰기 싫어 안 쓴 시기도 있다.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양의 글인데 문제는 이렇다 하게 묶어 낼 수가 없다는 점이다.



 책이라는 걸 내려면 시답지 않은 신변잡기라 할지라도 어떻게든 묶어내야 하는데 500여 편의 꼭지를 여러 권도 필요 없이 단 한 권만이라도 엮어 내는 데 활용하지 못한 다는 건 이거 뭐 거의 글쓰기에는 능력이 없는 건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래서 글쓰기를 그만하고 싶은 생각이 불쑥불쑥 올라오는데 3년이라는 시간, 500여 편의 꼭지가 발목을 잡아 그만두지도 못하고 있다. 아니 그보단 혹시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가 더 크다고 해야 되나?



 하지만 알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요즘 같은 세상엔 일확천금 정도의 금액인지 아닌지 의구심이 들지만 여하튼 로또 1등 당첨도 로또를 사는 일말의 행위라도 해야 그나마 번개에 맞아 죽는 확률일지라도 가능성이 조금은 높아질 것이다. 즉, 글이라는 걸 쓴다고 꼴값을 떨면서 대단할 것도 없고 재미는 더더욱 없고 별다른 의미도 없는 글이라고 해 주니까 글이라는 걸 그냥 쓰기만 한 것이다. 그게 뭐가 됐든 그냥 하면 그냥 한 과정에 의해 그냥에 걸맞은 이도 저도 아닌 결과를 맞이하는 게 너무나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재능의 발견과 노력의 확인일 것이다. 다만 재능이라고 하는 부분은 이미 한참 전에 물 건너 간 거 같고 노력이라고 하는 행위는 귀찮음이라는 더 큰 마음에 의해 점점 밀리고 있다. 결국 글을 잘 쓴다는 건 언감생심焉敢生心, 꿈꾸기 어려운 일이고 열심히 라도 해서 다소 무식하지만 양으로 밀어붙이고 싶지만 그 역시 노력을 해야 된다는 마음을 처참하게 뭉개 버린 귀찮음 덕에 점점 희미해져 가고 있다.



 글이란, 글쓰기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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